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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제작사 고가인수’ 의혹 카카오엔터 前경영진, 첫 재판서 혐의 부인
김성수·이준호, 15일 첫 재판
“합리적 경영 판단 결과” 주장
검찰·변호인, 법리 다툼 예고
드라마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을 받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지난 2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카카오의 드라마제작사(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김성수 전 대표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배임증재·배임수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김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이 고가 인수로 인한 배임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정당한 인수가액에 대한 특정이 없이는 피고인들이 얻은 이득이나 카카오엔터의 손해를 319억원이라고 단정할 수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바람픽쳐스 인수는 적절한 절차와 공개적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며 “일련의 합리적 경영 판단의 과정에서 이뤄진 인수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문장 측 변호인도 “고가에 인수 가격이 책정됐다는 검찰 측 주장이 맞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며 “어느 정도 가격에 사야 고가가 아니고 적정한 가격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날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배임 혐의와 배임수·증재 혐의가 양립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했다.

변호인 측에선 김 전 대표 등에게 배임 혐의가 성립하면 배임수·증재 혐의는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 내부자였던 이 전 부문장이 바람픽쳐스를 고가로 인수해 배임 혐의가 성립한다면 김 전 대표에게 인수 대가로 건넸다는 12억원은 뇌물이 아니라 이익을 분배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 전 부문장은 카카오엔터 내부자이자 바람픽쳐스 소유자로서 외부자의 지위에도 있어 헛갈릴 수 있다”며 “판례상 각 지위에 따라 배임과 배임수·증재가 각각 성립하며 양립할 수 있다는 게 판례의 태도”라며 향후 검찰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은 카카오엔터가 2020년 3~5월 부실 드라마제작사인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하게 함으로써 회사에 319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지난 2017년 바람픽쳐스 실소유자인 이 전 부문장과 공모해 이 전 부문장이 319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하고 김 전 대표는 이에 대한 대가로 이 전 부문장으로부터 12억5646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부문장은 2017년 2월 바람픽쳐스가 다른 콘텐츠 제작사로부터 드라마 기획개발비 명목으로 받은 60억5000만원 중 10억5000만원을 정상적 대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부동산 매입이나 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 용도로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의 2차 공판은 다음달 12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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