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분양시장 역세권 브랜드 아파트 중심으로 수요 쏠림 심화
과거 부동산 시장 회복기 큰 폭의 프리미엄 형성 등 학습효과 영향
씨티오씨엘 6단지 투시도 |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역세권 · 브랜드 단지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발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등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감돌자, 과거 상승장에 시장 흐름을 주도했던 검증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청약홈 자료를 살펴본 결과 올 상반기 수도권 분양단지 중 반경 약 500m 내외 거리에 지하철역이 위치한 ‘역세권’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 23.14대 1로, 일반공급 3962가구 모집에 9만1680개의 청약통장이 사용됐다. 같은 기간 비역세권 아파트가 1순위 평균 2.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브랜드별 청약 경쟁률 차이도 두드러졌다. 이 기간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개 건설사가 공급한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7.57대 1로, 기타 건설사 단지의 청약 경쟁률(4.94대 1)을 웃돌았다.
이처럼 역세권 브랜드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부동산 시장 상승장에 가치가 드러나는 높은 가격 상승률이 꼽힌다.
실제, 초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각각 21.39%, 20.03% 폭등했던 지난 2020~2021년의 경우 역세권 브랜드 아파트는 높은 몸값 상승률을 보이며 시장 흐름을 주도한 바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광명역 인근 ‘광명역 파크자이’ 전용 84㎡의 매매시세는 2020년 1월 9억5500만원에서 2021년 말 14억원으로 약 46.6% 급등했고, 수인분당선 인하대역과 인접한 ‘인천SK스카이뷰’ 전용 84㎡ 역시 이 기간 68.7%(4억4750만원 → 7억5500만원)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 평균 매매가 상승률의 2배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역세권 입지를 갖춘 브랜드 아파트는 시장이 부진할 때에는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 방어에 성공한 사례가 많았고, 회복장에서는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해 온 만큼 높은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며 “최근 서울발 집값 상승 분위기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영광이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발 빠른 수요자들이 역세권 브랜드 단지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수도권에서는 역세권 브랜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소재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 전용 84㎡는 이달 7억2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고, 그에 앞서 6월 인천 남동구에서는 ‘논현 힐스테이트’ 전용 115㎡가 6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으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들 단지는 각각 수도권 1호선 병점역과 수인분당선 인천논현역이 인근에 있다.
이에, 신규 분양을 앞둔 역세권 브랜드 아파트에 이목이 쏠린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는 9월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공동 5블록에 ‘시티오씨엘 6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47층 9개동, 전용 59~134㎡ 총 1,73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개통 예정인 수인분당선 학익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서울 강남지역 및 수원, 분당, 판교 등 수도권 각지로 환승없이 한 번에 도달 가능하다. 여기에 학익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수인분당선 송도역의 경우 인천발 KTX와 시흥 월곶~성남 판교까지 오가는 월곶판교선(월판선) 개통이 예정돼 있다. 개통이 완료되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8월 경기도 이천시 일원에 '힐스테이트 이천역'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9층 15개동, 전용 60~136㎡ 총 1,82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31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경강선 이천역이 도보 거리에 있는 역세권 아파트로 이매역까지 33분, 판교역까지는 38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또한, GTX-D 노선을 비롯해 동탄~용인~이천을 잇는 '반도체선'은 남사 반도체국가산업단지와 원산 반도체클러스터, 이천까지 연결하는 노선으로 경강선·중부내륙선과 함께 고속철도와 광역철도망을 갖춘 핵심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GS건설은 9월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일원에 ‘프레스티어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35층 11개동, 총 1,445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이며, 전용 49~99㎡ 287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지하철 4호선 과천정부청사역이 있으며, 사당역에서 2호선 환승을 통해 서초역, 강남역까지 20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8월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일원에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9층 4개동, 전용 84~155㎡ 총 67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의정부 경전철 효자역 역세권 단지이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하다.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7호선 연장선 등이 예정돼 서울 강남권 접근 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kim39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