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선 알제리 여성 복서 이마네 칼리프. [로이터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국제복싱협회(IBA)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성별 논란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 로버츠 IBA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은 2022년 튀르키예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성별)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가 확실하지 않아서 조처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3월에 열린)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두 번째 검사를 진행해 IBA 규정에 따라 실격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로버츠 사무총장은 “염색체 검사에서 두 선수는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며 “지난해 6월 관련 자료를 IOC에 전달했지만, IOC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IBA는 성별 테스트 과정과 방법에 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로버츠 사무총장은 “알제리 올림픽위원회와 대만 올림픽위원회가 두 선수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2022년과 2023년 검사는 모두 혈액검사였다”며 “같은 검사 결과가 나왔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IBA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화상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러시아 출신 우마르 크레믈레프 IBA 회장은 두 선수가 여성으로 태어났다고 밝힌 토마스 바흐 IOC 회장에 대해 “이는 선수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크레믈레프 회장은 “두 선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남성처럼 매우 높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BBC, AP 등은 “IBA가 실시한 검사가 염색체 검사인지, 테스토스테론 수치 검사 인지 회장과 사무총장의 말이 엇갈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AP는 “이날 기자회견은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시작했고, 크레믈레프 회장은 성별 논란과 관계없는 바흐 회장과 IOC 비난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IOC는 IBA가 지난해 칼리프와 린위팅의 성별 검사 결과 자료를 전달했다는 것과 관련해 "성별 테스트는 자의적이고 불법적이었으며 출처를 신뢰할 수 없었다"라며 "아울러 너무나 허술한 내용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엔 칼리프의 팀 동료인 알제리 여자 복싱선수 루마이사 부알람이 찾아 목소리를 냈다. 부알람은 “칼리프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의 삶을 살았다”며 “IBA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 복싱 66㎏급 칼리프와 여자 복싱 57㎏급 린위팅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으나 IOC는 두 선수가 정당하게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며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후 두 선수를 둘러싼 성별 논란이 커졌다. IOC는 IBA가 두 선수의 성별 논란을 도구 삼아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IOC는 지난해 심판 편파 판정, 재정난, 승부조작 등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낸 IBA를 사실상 퇴출했고, 파리 올림픽 복싱 종목은 IOC가 설립한 임시기구, 파리 복싱 유닛(PBU)이 주관한다. IOC는 각국 복싱 연맹이 새로운 국제 연맹을 창설하지 않으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복싱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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