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 “농구로 치면 백덩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 박상원이 득점을 올리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공격은 상대가 빨랐지만 득점을 알리는 불은 오히려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쪽에 켜졌다. 그는 상대의 공격을 점프로 피한 뒤 허를 찔렀다. 말 그대로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올림픽 3연패 금자탑을 세운 가운데, 박상원의 공격 기술이 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런 공격은 처음 본다”, “영화 같다”는 등 감탄하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화제가 된 장면은 지난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 8강전에서 나왔다. 이날 대한민국(오상욱,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은 캐나다(파레스 아르파, 숄 고르동, 프랑수아 코숑, 올리비어 디호지어)를 상대로 45-33로 12점차 승리를 거뒀다.
당시 3번 주자로 처음 등장한 박상원은 한 라운드에서 7점을 따내며 15-11로 리드를 잡아냈다. 이후 6라운드에서 캐나다의 숄 고르동을 상대로 5점을 따내면서 앞서나갔다.
박상원은 스코어 27-21 상황에서 화제가 된 점프 공격에 성공했다. 해설위원이자 펜싱 선배인 김정환은 이 모습을 보고 농구에 비유해 “그냥 덩크슛도 아니고 백덩크를 한 거다”라고 극찬했다. 화려한 기술이지만 성공하기 힘들어 경기 중 나오기 어려운 기술인데, 박상원이 성공했다고 김 해설위원은 전했다.
박상원은 뉴 ‘어펜저스(펜싱+어벤져스)’의 막내로서 이번이 생애 첫 올림픽이다. 구본길이 2012 런던에서 한국 펜싱 올림픽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을 일군 것을 보며 펜싱 선수의 꿈을 키운 ‘런던 키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은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펜싱 역사상 첫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난 박상원은 “사실 본길, 상욱 형들을 보며 펜싱을 해와서 지금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신기하다”며 “형들의 길을 따라서 더 열심히 하겠다. 다음 메이저 대회도 많이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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