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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믿었던 사람들 또 속았다?” 2번이나 간판 바꾼 유명 바이오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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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매달 신용이자까지 내며 버텼는데, 이제 빚만 4억입니다(투자자 A씨).”

이름을 두 번이나 바꾸며 변신(?)한 바이오 기업이 끝 없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임상 결과까지 추가로 발표했지만, 이미 시장과 업계의 신뢰를 잃은 듯 주가도 바닥에서 요지부동이다.

한 때 주당 17만원을 찍으며 시총 5조원, 코스닥 2위 규모를 자랑했던 바이오기업이 지금은 3500억원 규모 회사로 쪼그라들었다. 바이오업계에선 오랜 기간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 기업, ‘헬릭스미스’다.

2일 기준 헬릭스미스 주가는 8400원대다. 5월 말 7980원보단 소폭 올랐지만 4년 전에 비하면 민망한 수준이다.

2019년 당시 헬릭스미스는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바이오메드’에서 헬릭스미스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 사명을 바꾸기 전 바이오메드 주가는 최고 17만원에 이르렀다. 시총 규모만 5조원에 이르는 회사였다. 불과 4년 만에 기업 가치는 1/10도 안 되게 떨어졌다.

헬릭스미스 주가 추이[네이버 증권]

헬릭스미스가 사명을 바꾼 건 한번이 아니다. 원래 헬릭스미스는 1996년 서울대 학내 벤처 1호로 시작됐다. 당시 기업명은 ‘바이로메디카퍼시픽’. 그리고 1999년 바이로메드로 사명을 바꿨다. 그리고 한번 더 헬릭스미스로 바꾸고 현재까지 왔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당시 김선영 대표(회사 창립자)가 해외 상표권 문제나 경영 전략 등에 따라 사명을 헬릭스미스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 3개 회사 이름으로 사업을 이어왔는데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변화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 사옥[네이버]

헬릭스미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치료제) ‘엔젠시스’가 임상에 실패한 게 가장 큰 하락 요인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는 바이오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2019년 임상 3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후 회사는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진행된 임상도 여전히 엔젠시스는 오리무중이다. 사실상 임상에 실패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김선영 대표가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며 엔젠시스의 향후 개발 계획을 자신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에도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역시 통하지 않았다.

헬릭스미스 주주 카페에 달린 댓글[네이버 화면 갈무리]

오히려 이 소식에 주주카페에선 “폭망 당하고 아직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가 봅니다. 다른 종목에서 손실 만회하는 걸 고려해 보시길”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헬릭스미스가 엔젠시스 외에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무는 수준”이라며 “사실상 엔젠시스가 회생하지 못하는 한 헬릭스미스의 미래는 밝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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