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리우올림픽]‘짱콩’ 장혜진, 진짜로 ‘짱’ 됐다…가장 늦었지만 가장 크게 핀 ‘신궁 스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가장 늦게 피었지만 가장 크고 화려하게 피었다.

스물아홉 살에 처음 올림픽에 나선 ‘늦깎이’ 장혜진(29)이 리우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개인전 결승에서 리사 운루흐(독일)에게 세트점수 6-2(27-26 26-28 27-26 29-27)로 이겼다.
리우=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앞서 대회 첫 남북대결로 주목받았던 16강전서 강은주(북한)에 세트점수 6-2로 이겼고 4강에선 강력한 우승후보 기보배와 살얼음 대결 끝에 승리했다.

이로써 장혜진은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여자양궁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서향순이 금메달을 딴 이후 홈팀 텃세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하면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적이 없다.

장혜진은 서향순(1984 LA)-김수녕(1988 서울)-조윤정(1992 바르셀로나)-김경욱(1996 애틀랜타)-윤미진(2000 시드니)-박성현(2004 아테네)-기보배(2012 런던)에 이어 8번째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며 신궁계보를 이었다.

사실 장혜진은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세계랭킹 1위의 막내 최미선과 런던올림픽 2관왕 기보배에 많은 기대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27살이던 2014년에야 월드컵 대회에서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딸 정도로 늦깎이 선수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땐 올림픽 대표 후보 선수 4명에 포함됐으나 결국 출전하지 못했다. 동료이자 친구인 기보배의 2관왕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올해 1월1일, 장혜진은 대표팀과 함께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을 올랐다. 6시간에 달하는 등정 코스를 잡고 정상에 오른 뒤 “2016년엔 꼭 원하는 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누가 주목하지 않아도 자신의 루틴과 훈련을 묵묵히 해내온 ‘작은거인’은 결국 새해 소원대로 마지막 순간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장혜진의 별명은 ‘짱콩’이다. 원래 키가 작아 ‘땅콩’으로 불렸는데, 땅콩 중에 최고가 되겠다는 뜻으로 스스로 붙인 별명이다.

자신의 믿은대로 정말 ‘짱’이 된 장혜진은 “순간 순간 게임을 즐겼다. 그 결과가 금메달로 나오니 너무나 기쁘다”며 “4등 꼬리표가 씻겨나가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