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경기도 김포와 파주 등 이른바 접경지역에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그렇잖아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까지 더해져 심리적 위축이 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포와 파주 지역은 부동산 시장 여건이 타 지역에 비해 취약한 상황이어서 이른바 엎친 데 덮친 격의 부담감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포와 파주의 대부분 분양 물량들은 대부분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지구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포 한강 신도시의 분양 시장은 올해 상반기 3개 건설사에서 대규모 분양을 한 이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내년 상반기 중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에서 각각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상태지만, 이번 사태로 분양 일정의 추가적인 조정도 예상되고 있다.
김포래미안은 중소형 위주의 평형이지만, 공급 물량이 1712가구에 달하고, 롯데캐슬 한강신도시는 1136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데다,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어 부담이다.
이미 김포래미안은 올해 분양을 하려던 계획을 내년으로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한 분양담당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분양이 이뤄지면서 김포의 상당 부분의 유효수요가 흡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며 “실수요자 층이 엷어진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해당 건설사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와 함께 파주 지역 또한 상황이 여의치 않은 편이다.
파주 지역의 주택 경기가 부진한 편이라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쉽게 못잡고 있다.
파주 운정지구에서는 일신건영과 롯데건설이 내년 상반기 중 분양을 계획하고 있지만, 분양 일정의 조정이 예상된다.
두 건설사 모두 1000가구 내외의 비교적 큰 분양 사업지를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파주 문산에서는 동문건설이 중대형 평형 위주의 300여가구의 소규모 분양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과거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던 1994년 7월과 지난해 연평도 사건이나 천안함 침몰 등 북한 도발에도 주택가격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던 만큼 이번 대북 리스크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서 “다만 거래 위축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터진 만큼 시장 회복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