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식을줄 모르면서 건설사들의 분양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호에 맞춰 한 단지 내에도 보통 42㎡에서 158㎡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적ㆍ평면을 공급했던 방식에서 탈피해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도 이른바 ‘장사가 되는’ 중소형 단일면적형으로만 구성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건설사마다 분양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업계측 설명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최근 분양실적에서) 수도권이나 지방 할 것 없이 실수요자들은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걸 확인했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물건을 공급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고 설명했다.
한라건설이 전북 전주시 송천동에 공급하는 ‘한라비발디’ 966가구를 84㎡ 단일면적형으로 분양한다. 지난 주말 개장한 견본주택에 2만7000여명이나 다녀갈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전주지역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만 집값의 70~8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데도 신규 공급 물량이 없었다”며 “앞서 300~400가구 규모로 분양했던 다른 곳도 조기에 마감되는 등 수요자 다수의 선호에 초점을 맞추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물산이 경기 부천시 중동에 공급하는 ‘래미안 부천중동’(84㎡ㆍ548가구), 극동건설이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공급하는 ‘극동스타클래스’(84㎡ㆍ299가구), 울트라건설이 경기 수원시 광교지구에 공급하는 ‘광교참누리’(59㎡ㆍ350가구) 등 중소규모 단지들도 단일면적형 분양 대열에 합류한 상황이다.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도 ‘장사가 되는’ 단일면적형으로 단지를 구성하는 전략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경남 김해시 율하택지지구내 분양중인 율하2차e편한세상 야경투시도. |
건설사 입장에선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단일면적형으로 분양하는 게 미분양 리스크가 크지 않은 점이, 수요자 입장에선 분양가격이 저렴해 자기자본 부담이 줄고 임대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좋다는 메리트가 합쳐져 이같은 추세는 더욱확산될 전망이다.
단일평형 구성으로 ‘2%’부족한 소비자들의 선호는 다양한 평면구성을 통해 만족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똑같은 면적형이라고 해도 평면구성은 동마다 다르다”며 “판상형의 일반 4베이형 평면이 있는가 하면, 타워형 동엔 3면 개방형의 평면도 나오는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호를 만족시키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의 중소형 인기에 편승하다보니, 중대형 공급이 외면 당하는 등 ‘아파트 생태계’의 왜곡과 이에 따른 수급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명 중대형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도 있지만 1~2인가구 증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따라 실적이 워낙 안좋아 건설사 대부분이 중대형 비중을 줄이고 있는 추세”라며 “중소형 공급에만 치중하면 나중에 대형 공급 부족에 따른가격 폭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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