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앵무새] ‘초민감자’들의 나를 지키기 위한 전략
[책 읽는 앵무새] ‘초민감자’들의 나를 지키기 위한 전략
  • 유명준 기자
  • 승인 2019.09.1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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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empathy)이란 다른 사람의 기쁨이나 슬픔에 교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초민감자, 즉 ‘앰패스(Empath)’는 교감의 정도를 훨씬 뛰어넘어 타인의 감정뿐 아니라 에너지와 신체 증상까지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흔히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며, 항상 “좀 대범해져라”라는 충고를 듣는다. 이들의 신경계는 극도로 예민하며 외부 자극을 차단하는 필터가 없다. 따라서 초민감자는 외부의 해로운 자극으로부터 자신의 내적 중심을 지키면서도 민감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자신 스스로가 초민감자였던 정신과의사 주디스 올로프는 초민감자들이 자극적인 세상에 대처할 능력을 개발하고 자신의 직관과 창의력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를 썼다. 이유도 모른 채 고통 받으며 자신의 민감성을 숨겨 왔던 수많은 초민감자들이 이 책 덕분에 자신의 성향을 받아들이고, 억압했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출간 이후 ‘초민감자(엠패스)’라는 용어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서 활발히 언급되기 시작했다.

주류 의학에서는 초민감자를 건강염려증이나 신경증 환자로 오진하는 경우가 많다. 올로프 박사는 이럴 때 정신과에서 처방받는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는 초민감자에게 재앙과 같다고 말한다. 초민감자의 ‘다름’을 너무 쉽게 병으로 낙인찍는 것이야말로 주류 의학의 한계이며, 초민감자의 특별한 공감 능력은 인간 경험의 정상적 범주 안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처가 두려워 공감 능력을 버리는 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며, 자신의 민감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오히려 이 특별한 공감 능력 덕분에 초민감자는 누구보다 유능한 ‘치유자(healer)’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초민감자는 먼저 감각의 과부하를 극복하고, 7가지 유형의 에너지 뱀파이어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올로프 박사는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를 통해 ‘타인의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어 전략들’을 소개한다.

타인의 긍정 에너지를 빼앗고, 초민감자가 베푸는 연민의 감정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에너지 뱀파이어들 사이에서 초민감자는 어쩌면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존재일지 모른다. 하지만 갈수록 냉혹해져가는 지금야말로 역사상 대부분의 시대에서 억압받아 왔던 ‘직관’이나 ‘공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달라이 라마는 타고난 공감 능력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존귀하게 만드는 원천이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초민감자는 인간의 존엄성을 인류에게 되돌려줄 중심적인 존재이다. 초민감자의 민감성이야말로 비폭력으로 나아가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올로프 박사는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를 통해 민감성을 열어두고 힘의 중심을 유지한다면 초민감자는 치유자도, 복원가도, 새 시대의 리더도, 또 ‘사랑하는 자’도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 주디스 올로프 지음 | 최지원 옮김 | 라이팅하우스)

 

유명준 기자 neocross@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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