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쇼크 ①] 무분별한 사용, 엉망진창 재활용…자원 순환의 현주소
[쓰레기 쇼크 ①] 무분별한 사용, 엉망진창 재활용…자원 순환의 현주소
  • 문다영 기자
  • 승인 2019.09.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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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의 날은 매년 9월 6일 돌아오고, 세계는 매년 점점 늘어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지만 편리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우리의 삶은 언젠가 쓰레기산을 전경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우리 앞에 놓인 숙제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 그리고 폐기물이라는 자원을 순환하는 방식 고안이다. 쓰레기에 둘러싸인 현재 우리의 삶의 모습과 실태,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사진=영화 '플라스틱 차이나' 스틸컷
사진=영화 '플라스틱 차이나' 스틸컷

1992년까지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각종 쓰레기를 매립하던 난지도가 매립장을 폐쇄한 것은 계속 늘어나는 쓰레기 반입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쓰레기 종류 중 플라스틱 문제만 들여다봐도 문제는 심각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일회용 컵의 사용량은 약 260억 개, 일회용 비닐봉투의 사용량은 211억 개였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거부하면서 한국의 쓰레기는 오갈 데 없어졌다. 심지어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 재활용이 되지 않는 한국산 플라스틱 폐기물이 많다는 점을 들어 거부하거나 반환 촉구 시위를 열기도 한다.

비단 플라스틱 폐기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진단한다. 지구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고,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여러 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 사용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스티로폼·비닐 등은 분해가 어려워 토양이나 지하수 등을 오염시킨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원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사용한 자원이 순환이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마트의 일회용 비닐이 사라진 것, 그리고 커피점에서 일회용 컵과 빨대 사용이 줄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이같은 움직임은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다. 환경부가 일회용 컵 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한 지 1년이 된 지난 6월, 환경부가 조사한 일회용 컵 사용량은 전년도에 비해 2408만개 줄었다. 더욱이 해당 기간 동안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매장 수는 9138곳에서 1만 360곳으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사용량이 14.4% 줄어들어 성과를 드러냈다. 매장 1곳당으로 살펴도 평균 연간 사용량은 약 1만개 줄었고, 매장 내에서의 일회용 컵 월별 수거량은 206톤이던 것이 58톤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마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지난해 4월 26일 국내 5개 대형마트와 ‘1회용 비닐쇼핑백·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그 결과 5개 대형마트의 연간 속비닐 사용량이 176만 7164톤에서 109만 7696톤으로 약37.9% 줄어들었다. 이용자들이 간간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형마트는 장바구니 사용 확대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환경부와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4개 대형마트는 협약식을 통해 자율포장대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장용 종이상자와 이를 커버하는 테이프까지 모두 없앤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1인가구 급증, 줄어들 수 없는 쓰레기…분리수거도 무분별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과 별개로 개인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일회용품 사용량은 줄어들 수 없는 구조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간편식, 배달음식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유통업계의 화두인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도 포장재 폐기물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로 인해 포장 용기, 포장 비닐과 박스 등 개별 생활에서의 쓰레기양이 줄어들 수 없다는 것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위원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420장의 비닐봉지를 사용한다.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6년 1인당 132.7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4월 환경부가 밝힌 국내 배출 생활폐기물 통계 역시 일련의 노력과 반비례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은 2011년 하루 평균 4만 8934톤에서 2016년 5만 3772톤으로 증가했다. 이중 포장폐기물이 약 40%에 달한다. 연간 소각ㆍ매립하는 포장 폐기물만 270만톤 가량이다.

때문에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는 행동과 더불어 자원 순환의 방안 고민이 함께 동반되는 것이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는 최적의 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자원의 순환 방법으로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재사용(reuse)은 쓰고 버린 물건을 손질해 그 용도대로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재활용(recycling)은 쓰고 버린 물건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방법으로 손질하고 다른 방식으로 되살려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테면 신문 폐지를 박스 등 종이 물품으로 다시 만들거나 페트병을 가공해 건축자재 부가물로 쓰는 것 등이다. 재사용과 재활용만 놓고 보자면 재사용은 공정과정이 필요없기에 자원을 더욱 더 절약할 수 있는 최선책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수거를 하는 노력이 급선무다.

그러나 분리수거는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 한 아파트 경비원인 A씨는 우산대와 우산비닐은 물론이고, 오염된 스티로폼, 음식물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은 캔과 플라스틱 용기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호소한다. A씨는 “박스에 붙어 있는 포장 테이프를 뜯지 않은 건 양반이다. 포장용기에 남은 잔여물이 많아서 아파트에서 따로 쓰레기봉투를 사 분리할 정도다. 편의점 커피용기도 골치다. 플라스틱 뚜껑과 용기 사이에 씌워진 비닐을 제거하지 않고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 일일이 분리하기 힘들다. 경비 업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게 ‘재분리수거’ 작업이다”라고 토로했다.

서울에 거주 중인 주부 박모(40) 씨는 “시간이 바빠서, 귀찮아서 대충 분리수거를 하거나 업체에서 분리수거를 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재활용 구분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분리수거 안내문을 찾아본 적 있다. 생각보다 많은 물품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무분별하게 버려온 것 같다.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분리수거 방법과 현황, 실태 등을 알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원순환연대,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등 역시 “시민들이 분리수거를 제대로 해야 재사용, 재활용도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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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용 현실적으로 힘든 구조? 근본적 노력 절실

재활용에 있어서도 자원순환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헛된 것이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부분은 국내 플라스틱의 생산 방식이다. 다른 재질이 섞여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이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제도 확대다.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들이 재활용이 불가능한 재질을 섞는 통에 재생 플라스틱 원료가 만들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환경단체 전문가는 “한국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나는 데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에서 폐플라스틱 일부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국내 생산 플라스틱 제품 중 단일 재질로 제작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미국만 해도 제품 몸통부터 뚜껑까지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로 만들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국내에는 하나의 물건에도 몸통 따로, 뚜껑 따로 재질을 섞어 만든다. 소비자들은 이를 그대로 버리기 일쑤다. 때문에 자원순환의 구조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산업 폐기물 재처리 및 재활용 산업 종사자, 환경단체는 이같은 이유로 자원 순환 구조 활성화를 위해 재질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를 생산자 책임제로 규정하는 제도가 마련될 때 기업 전반 의식이 바뀌고 제대로 된 자원 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당부다.

다행인 점은 제도 마련 전부터 자발적으로 재질 단일화 노력에 동참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일회용 플라스틱컵과 뚜껑 재질을 페트(PET)로 단일화하고, 종이컵에 사용하는 유색 잉크를 전면에서 부분 인쇄로 줄이며 자원 순환이 가능한 재활용품들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 폐기물, 효율적 책임적 관리 필요

경기연구원이 추진하는 기업지원도 폭넓은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8월 ‘경기도 자원순환문화 조성사업 추진방안’(이정임 생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경기연구원은 ‘상가 생활폐기물 배출표기제’를 통해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에 배출자의 정보가 담긴 바코드를 부착, 배출하도록 해 생활폐기물을 추적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런가 하면 환경전문가가 사업장에 방문해 재활용 방안과 폐기물 발생량 감축방안을 고칭하는 ‘사업장 기업코칭제’도 대안으로 내놨다. 환경전문가들이 3월부터 11월까지 꾸준히 사업장을 찾아 코칭과 성과를 조사하고 12월에 우수사업장을 표창해주는 제도다. 전국적으로 시행된다면 분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실용적 방안들이다.

자원은 왜 순환되어야 할까. 이 근본적 질문에 대해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가 올해 발행한 ‘SDGs시대의 폐기물관리 : 자원순환의 미래 정책방향’(저자 박상우)에서 저자는 “폐기물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성장, 소비와 생산 그리고 기후변화 부문에 관계하고 있지만 실질적 국내 상황은 전반적으로 미흡한 결과다”면서 “폐기물 정책이 관리 차원을 넘어 예방 그리고 통합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래 정책방향은 실현가능성을 감안해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고, 지향해야 할 사회 모습에서 현재 이뤄야만 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펼쳐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폐기물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국가 경제와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전국에 1톤 넘는 쓰레기가 쌓여 있는 ‘쓰레기산’은 235개, 120만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5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률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다. 2022년까지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 사용량을 지금보다 35% 줄이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을 50% 줄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약속이 지켜지려면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는 절대 불가한 일이다.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가능하다.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부터 소시민까지 합심해야 쓰레기로 뒤덮인 세상을 정화할 수 있다.

문다영 기자 dymoon@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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