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초점] ‘시스템 마비’ 원칙을 망가뜨린 ‘쇼미더머니8’
[방송 초점] ‘시스템 마비’ 원칙을 망가뜨린 ‘쇼미더머니8’
  • 함상범 기자
  • 승인 2019.08.2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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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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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힙합 장르를 대중적으로 선도한 ‘쇼미더머니’가 외면을 받고 있다. 기존의 힙합을 좋아하던 팬들까지도 고개를 저으며 ‘쇼미더머니8’ 프로듀서들의 행태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경연의 승자만 올라가던 방식에서 패자부활전이 생겨나면서, 유명세가 있거나 프로듀서와 긴말한 관계에 있는 래퍼들만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있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5회 방영분이다. BGM-V 크루(버벌진트·비와이·기리보이·밀릭)와 40크루(스윙스·매드클라운·키드밀리·보이콜드)에 속한 래퍼들은 1:1 대항전을 펼쳤다. 이들은 팔로알토, 크러쉬, 양동근, 플로우식, 나플라 등 객원심사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배틀을 펼쳤고 절반의 수(약 30명)가 탈락했다.

패자부활전이라는 새로운 룰을 통해 약 30여명의 떨어진 래퍼들에게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앞선 경연에서 가사를 심하게 절어 머쉬베놈에게 패배한 펀치넬로를 비롯해 릴타치, 김승민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게 됐다. 이렇게 해서 남은 래퍼는 BGM-V 크루에 14명, 40크루에 17명, 총 31명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다음 라운드인 랩 대항전을 위해 각 크루당 11명의 인원을 맞춰야 했다. 이에 BGM-V 크루에서 3명, 40크루에서 6명이 방출됐다. 그 래퍼는 머쉬베놈, 안병웅, YANU, 에피텐드, 영 블러드 엑스, 에이체스, OVDL, M1NU, 맥나인 등이다.

앞선 경연에서 머쉬베놈은 펀치넬로를, 에피텐드는 릴타치를 이겼으며, YANU는 김승민을 상대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 세 사람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쇼미더머니8’을 떠나야 했다. 또 90년대 풍의 랩이 몸에 베어있다는 평가를 받은 안병웅과 베이니플을 누르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 8년차 도전자 에이체스 등을 비롯한 다른 6명의 래퍼들도 명백한 실수나 이유 없이 방출됐다.

이 대목이 ‘쇼미더머니8’이 힙합 팬들로부터 ‘인맥 힙합’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힙합 팬들은 김승민이 기리보이가 수장인 우주비행 크루 소속이고, 기리보이가 스윙스 회사 저스트뮤직 소속이며, 릴타치가 스윙스 레이블 위더플럭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인맥에 기반한 불공정 심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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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불공정한 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밝힌 ‘쇼미더머니8’의 최효진 CP를 비롯한 제작진은 이번 논란에 대해 “논란은 예상됐지만, 프로듀서의 의견을 존중한다”고만 답했다.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강행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쇼미더머니’가 주목받은 지점 하나는 실수에 있어서 가차 없이 탈락 버튼이 눌러지는 대목이었다. 래퍼에게 있어서 가사 실수는 실력으로 평가를 받고 있고, 래핑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위 ‘가사를 저는’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불구덩이에 빠졌다. 비록 잔인한 경쟁이자 심사이기는 하나, 어느 누구에게도 적용되는 공정함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쇼미더머니8’에서는 매드클라운이 가사 실수로 60초 동안 단 두 마디의 랩만 한 윤훼이를 다음라운드로 진출시키기도 했으며, 이번 펀치넬로처럼 명백한 실수를 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실수가 없었던 래퍼는 떨어뜨리는 일관성 없는 심사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듀서의 입맛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있을 뿐이다. 대원칙은 사라지고 시스템은 마비됐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40크루의 스윙스는 SNS를 통해 “합격, 불합격을 줄만한 이유가 있었다. 절대 인맥힙합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을 납득시킬만한 근거가 없었다. 이를 보고 분노한 힙합 팬들은 릴타치와 김승민, 펀치넬로 등의 인스타그램에 찾아가 비아냥대고 있다. 릴타치와 김승민, 펀치넬로 역시 깨끗하게 탈락됐다면 이런 피해를 입을 필요가 없었을텐데, 이해하기 쉽지 않은 심사를 보이는 프로듀서와 제작진으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괜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이 아무리 좋은 래핑과 뛰어난 무대를 선보여도 ‘인맥 힙합’이라는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원칙을 스스로 차버린 ‘쇼미더머니8’은 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에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화제성이 가장 좋지 않았던 ‘쇼미더머니777’과 비슷한 수준이다. ‘학교폭력’ 논란이 있는 영비와 ‘단톡방 성희롱’ 논란이 킹치메인까지 안고 있는 ‘쇼미더머니8’는 잘 이뤄져온 시스템마저 공정하지 못하게 운영 중이다.

마이너한 장르인 힙합을 대중적인 장르로 이끄는 데 기인한 ‘쇼미더머니8’. 이대로 대원칙을 스스로 차버린다면 한 시대를 풍미한 금자탑의 추락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상범 기자 intellybeast@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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