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준의 시선] ‘달창’과 ‘나베’ 그리고 네티즌의 유쾌함
[유명준의 시선] ‘달창’과 ‘나베’ 그리고 네티즌의 유쾌함
  • 유명준 기자
  • 승인 2019.08.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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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문빠, 뭐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 대통령한테 독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지도 못합니까, 여러분?”

나경원 “일부 기사에 ‘문빠’ ‘달창’(이란 단어가) 있었다. 기사에 ‘문빠’라고 하니 (달창은) ‘달빛 창문’이구나 해서 사용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나베(나경원+아베), 혹은 국쌍 등의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고소해 현재까지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네티즌들의 유쾌함이다. 한 네티즌은 조사를 받고 나온 후기(?)를 올렸다. 이 네티즌은 “(경찰조사에서) 국쌍은 국사무쌍(國士無雙)의 줄임말이다. 국사무쌍은 한 나라 안에 경쟁자가 없다는 뜻으로 뛰어난 인재(人材)를 이르는 말이다. 주어는 없다. 기사 내용, 특정인과 관련 없이 그냥 댓글을 썼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 기사에 정치 댓글 다는 사람, 경제 기사에 역사 댓글 다는 사람도 있다. 기사 내용과 상관없이 적었다고 말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나베’는 ‘나경원+아베’가 아닌, ‘나경원 베스트’라는 댓글도 달렸다.

나 원내대표가 일베가 사용하는 ‘달창’(달빛창녀단)의 뜻을 ‘달빛 창문’이라며 어색하게 한 변명을 빗댄 것이다.

고소가 들어갔다는 뉴스에도 네티즌들은 여전히 나 원내대표 기사에 ‘나베’ ‘국쌍’ ‘우리 일본’ ‘대일민국’ 등, 나 원내대표를 조롱하거나 나 원내대표가 행한 오해를 살만한 발언과 글을 올리고 있다. ‘경찰 조사 따위는 우습다’가 아니라, 자신들이 올리는 댓글에 대해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는 데에는 자유한국당이 한 몫 했다. 나 원내대표의 잇따른 실언도 문제지만, 국회법을 어기고도 경찰 조사를 받지 않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보며, 국민들에게 법은 초라한 존재가 됐다.

나 원내대표가 ‘달창’을 ‘달빛 창문’으로 해석해 논란을 피해가듯이, 네티즌들은 ‘나베’를 ‘나경원 베스트’로 해석하고 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경찰을 무시하듯이, 국민들도 법 적용의 불평등을 조롱하는 상황인 셈이다.

19일 경찰은 인적사항이 파악된 100여 명의 네티즌들을 관할 경찰서로 조사를 촉탁했다. 그리고 인터넷에는 과거 이런 류로 조사를 받은 이들의 격려와 ‘조사받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그리고 그 공유는 나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을 향한 또다른 비아냥의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른바 ‘달창’ 발언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겼다. 과연 ‘나경원 베스트’가 ‘달빛 창문’과 동등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유명준 기자 neocross@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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