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기①] ‘엑스칼리버’ 장은아 “모르가나,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마주보기①] ‘엑스칼리버’ 장은아 “모르가나,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 김진선 기자
  • 승인 2019.08.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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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MK
사진=EMK

뮤지컬 배우 장은아가 무대에서 한(恨)을 마음껏 풀어냈다. 앞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서편제’ ‘머더발라드’ ‘더 데빌’ ‘레베카’ ‘아이다’ ‘아리랑’ 등의 작품을 통해 카리스마, 서정적인 감성, 판소리, 한 맺힌 울분을 토해내더니, ‘엑스칼리버’에서 록 스타일의 음악으로 한을 승화시켰다. 

장은아는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 아더왕의 이복누나 모르가나로 관객들을 만났다. ‘엑스칼리버’는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모르가나는 극 중 자신의 삶을 빼앗아간 아더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는 인물이다.

모르가나는 악역으로 그려지지만, 그의 인생을 보면 안타깝다. 그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영문도 모른 채 수녀원에 갇혀 지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삶을 모두 빼앗아 간 아더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를 향한 증오와 복수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모르가나의 사연을 보면 악역이 아니다. 그의 인생 자체가 동정표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수녀원에 숨어서 지내고 또 없어져야 할 인물이 돼 버렸으니, 얼마나 불쌍한가. 자신이 이로운 영향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거다. ‘세상에 나올 운명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으니, 정말 비극적이다. 이 세상이 불쌍한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거기에 자신에게 마법을 알려주고, 운명을 알게해 준 마법사 멀린 조차 아더를 위하자 그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된다.
“모르가나에게 멀린은 아빠 같기도, 오빠 같기도 한 존재였을 거 같다. 아니면 더 특별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알려준 사람이자, 가족에게서 느끼지 못한 감정을 알게 해줬을 테니까. 그런 사람을 아더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절망적일까.”

모르가나가 멀린을 바라본 마음은 어떨까. 사랑이라는 한 감정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많은 것을 알게 해줬고, 또 정신적으로 버팀목이 되어 준 인물이다.

“멀린은 아마 지옥 같은 삶에서 유일하게 숨을 쉬게 해주는 오아시스 같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멀린을 향한 모르가나의 마음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단정지을 수 없을 거 같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 같다. 사랑의 형태가 여러 가지라 한 단어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사랑이 아예 배제된 감정은 아닐 거 같다.”

‘엑스칼리버’는 평범한 인물 아더가 왕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모습이 담긴 작품이다.
창작 초연에 오른 세 아더 도겸, 준수, 카이는 서로 다른 각자의 매력을 발산했다. 장은아는 세 아더왕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도겸은 어리기도 하고 풋풋함이 묻어난다. 맑고 깨끗해 역할을 잘 흡수한다. 아더라는 인물과 싱크로율이 잘 맞는다. 워낙 착하더라. 뭔가를 받아들이는데 상황에 따라 갈피를 못 잡는 듯한 리액션을 하는데 그럴 때는 정말 아기 같다. 순수한 도겸의 모습이 캐릭터에 잘 묻어났다고 생각한다. 준수는 열정의 결정체다. 매 무대를 온갖 힘을 태워 재가 되고, 내일 또 나타나서 또 태운다(읏음). 파이팅이 넘친다. 그런 친구는 처음 본다. 카이는 워낙 섬세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아더가 가진 인생과 그의 상황을 엄청나게 고민해 보여준다. 그래서 그 과정이 재밌다. 고뇌가 많은 아더가 인생을 헤쳐 나가는 흔적이 잘 보였다.” 

아더왕을 다룬 작품은 많지만, ‘엑스칼리버’는 화려한 무대와 조명, 70명의 앙상블 등으로 창작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스케일로 관심을 받았다. 장은아가 생각하는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엑스칼리버’는 모든 인물은 나약하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완벽하지 않고, 실수하고 깨닫는다. 그러다가 나가떨어지는 사람도 있고, 그걸 깨우쳐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작품을 잘 보면 모든 인물이 우를 범하고 깨닫고, 최후를 맞이한다. 모르가나를 안고 희생하는 렌슬럿도 있고, 자신을 용서하는 기네비어도 있고, 태어난 나쁜 기운을 뒤집고 악의 구렁텅이가 아닌, 바위산으로 간 아더도 있다. 어떤 인물에 자신을 빗대어 보더라도, 자신의 부족한 점, 강점이 보일 것이다.”

김진선 기자 wlrntkfkd@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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