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초점] 잇따른 그리고 일방적 ‘취소’…‘불안’한 여름 뮤직 페스티벌
[가요 초점] 잇따른 그리고 일방적 ‘취소’…‘불안’한 여름 뮤직 페스티벌
  • 이채윤 기자
  • 승인 2019.07.29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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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산락뮤직페스티벌, 어반뮤직페스티벌
사진=지산락페스티벌, 어반뮤직페스티벌

음악과 분위기를 즐기던 여름 페스티벌이 무너지고 있다. 티켓을 예매하고 시간을 내어 기다리던 관객들만 허탈하다. 주최 측은 책임을 미루거나 ‘환불해주겠다’ 한마디만 하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여름 뮤직 페스티벌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고 있다.

지난 23일 ‘2019 지산락페스티벌’이 공연을 3일 앞두고 돌연 취소 소식을 전했다. 주최사는 투자자의 미지급, 공동제작사의 구속으로 인한 조직도 재편성 등의 문제를 이유로 들며 “모든 제작 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없었고, 가장 중요한 안전시설 점검과 신고 등을 일정 내에 소화하기 어렵다. 불법적인 일과 안전하지 못한 시설에 관객분을 노출할 수 없다고 판단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2019 지산락페스티벌’은 26일부터 3일간 경기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국카스텐, 데이브레이크, 갤럭시 익스프레스, 딕펑스 등의 출연진으로 구성돼 예비 관객들은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개최 3일 전에 갑자기 무산됐다. 게다가 관객들에게는 취소 공지도 제대로 안 했다.

지난 6일, 7일 공연 예정이었던 ‘어반 뮤직 페스티벌2019’ 서울 공연도 기획사 내부 사정으로 개최 한 달 전 취소됐다. ‘어반 뮤직 페스티벌’은 취소 전에 이미 미성년자 성매매 논란을 일으킨 이수가 라인업에 포함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수의 출연이 공연 취소에 큰 영향을 미친 건 아니었다. 이수는 ‘어반 뮤직 페스티벌2019’ 대구 공연 무대에 올랐다.

틴탑, 에일리, 박경, 다이아 등이 출연 예정이었던 ‘제2회 부산 미드 썸머 페스티벌’도 공연을 보름 앞두고 주최 측의 불가피한 이유로 취소됐다.

페스티벌의 본질을 흐리는 사례도 있었다. 2019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코트니 바넷,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을 라인업 명단에 올렸지만, 프로모터를 사칭하는 국제 사기 집단에게 속아 출연이 무산돼 급하게 댄스 그룹 지오디(god)가 무대에 오르는 촌극이 일어났다.

최근 페스티벌이 관객들과의 약속을 어긴 사례가 많아진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미숙한 운영과 금전적인 부분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한 기획사 대표는 “요즘 페스티벌이 수요에 비해 너무 많다. 그래서 티켓이 많이 팔려야 이득을 보기 때문에 무리하게 라인업을 구성하게 된다”며 “예전에는 세월호 사태나 메르스 때문에 취소된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운영 미숙과 스폰서에 의지해서 가게 되는 금전적인 이유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여러 내부 사정이 있겠지만 주최 측이 예상했던 것보다 티켓이 안 팔리면 취소하는 게 오히려 손해를 덜 본다고 생각해 취소를 선택하는 것 같다”며 “다른 이유가 아닌 내부 사정으로 취소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을 보면 현재 페스티벌의 환경이 어렵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H.E.R 인스타그램
사진=H.E.R 인스타그램

반대로 아티스트의 일방적인 통보로 무산된 공연도 있다. 27일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 선셋스테이지에 출연 예정이었던 H.E.R.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페스티벌 측은 “무대 세팅까지 다 준비된 상태에서 갑자기 통보받아 당황스러웠고, 예정대로 출연할 방안을 마지막까지 모색해 보았으나 결국 어렵다고 판단됐다”며 “2018년 첫 내한이 아티스트에 의해 일방적 취소된 데 이어 어렵게 성사시킨 재 내한에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 H.E.R.를 제외한 나머지 라인업은 예정대로 공연 진행되며, 27일 타임테이블이 일부 수정됐다”고 전했다.

H.E.R.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인해 페스티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며 “나도 여러분만큼 실망스럽다. 조만간 다시 만나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자”고 사과했지만, 국내 팬들의 신뢰는 이미 떨어진 상황이다.

또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은 초청한 팝스타 앤 마리에게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를 하기도 했다. 페스티벌 측은 뮤지션의 요청으로 공연이 취소됐다고 관객들에게 통보했지만, 앤 마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공연을 취소하지 않았다. 주최 측이 무대에 오르려면 관객석에서 (우천과 강풍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할시 책임지겠다는 각서에 사인하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그는 팬들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호텔 라운지에서 무료 공연을 펼쳤다.

이채윤 기자 chaeyoon_2@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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