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초점] 안방을 차지한 ‘정치 드라마’, 기대와 우려사이
[방송 초점] 안방을 차지한 ‘정치 드라마’, 기대와 우려사이
  • 함상범 기자
  • 승인 2019.07.0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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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최근 정치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봇물 터지듯 만들어지고 있다. 종영한 KBS2 ‘국민 여러분!’이 물꼬를 텄고, JTBC ‘보좌관’과 tvN ‘60일, 지정생존자’가 바통을 이어받았으며, ‘위대한 쇼’가 마무리를 장식한다. 올해에만 정치물이 네 편이다.

최근 제작되고 있는 정치물의 경우 소재부터 차별화를 꾀하면서 기존과 다른 시선과 비교적 가벼운 톤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치물이 갖고 있는 우려 역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진제공=KBS2
사진제공=KBS2

◇ “정치를 쉽고 빠르고 가볍게”

정치라는 단어는 무게감이 있다. 정치에는 개개인의 투철한 신념이 포함됐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자들이 존재하고, 정치 때문에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정치 드라마는 무거웠다. 이는 “정치물은 재미가 없다”는 평가로도 이어졌다.

요즘 정치물은 기존의 클리셰를 벗고 새 지평을 열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나 권력을 가진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게 달라진 점이다. 사기꾼(‘국민여러분’)이나 보좌관(‘보좌관’), 교수 출신 환경부 장관(‘60일, 지정생존자’), 전직 국회의원(‘위대한 쇼’) 등 권력의 중심에서 다소 벗어난 위치의 인물로 현실 정치를 바라본다.

과거 ‘제5공화국’이나 ‘프레지던트’, ‘대물’ 등이 대통령을 소재로 한 것과 차이가 있다. 그러다보니 보이는 것 이면의 장면들을 드라마를 통해 대리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쉽게 만날 수 없는 거물급이 아닌 현실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내세우기 때문에 정치를 다루고 있음에도 비교적 가볍게 볼 수 있다.

곽정환 PD의 ‘보좌관’은 속도감까지 갖추며, 여의도의 실무진들이 의식하는 정치드라마로 각광 받고 있다. 국회 내 의원실의 역학 관계를 잘 옮겼다는 평이 나온다. ‘60일, 지정생존자’의 경우 대통령을 비롯해 각 산하기관 장관들이 모두 사망했다는 동명 원작의 설정을 로컬화 시켰다. 소재가 갖고 있는 흥미로움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성을 띠고 있다. 대통령 앞에서도 원리 원칙만 강요하다 해임당하는 과학자가 온갖 술수가 난무하는 청와대와 국회 사이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성장을 해나갈지가 포인트라는 점에서 기존 정치물과는 다르다.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 “현실성은 글쎄, 실화가 더 자극적인데?”

기존의 색깔을 비틀며 안방을 주도하고 있는 정치물이지만,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에서 굵직한 정치적 사태를 경험하면서 대다수 시청자들이 정치계와 밀접해졌다. 시사 팟캐스트 등을 접하면서 현실 정치에 높은 이해도를 가진 시청자들도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디테일한 부분에서 현실과 동떨어지면 바로 몰입감이 떨어지고, 관심에서도 멀어진다. ‘보좌관’에서 보좌관이 국회의원보다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나오는 부분이나, 초선 의원이 중진 의원들을 사이에서 박쥐처럼 이리 저리 붙어다니는 모습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평가다. 서열이 분명한 약육강식의 여의도에서 발생하기 불가능한 장면이라는 말도 나온다.

‘60일, 지정생존자’는 국회에서 테러가 일어났다는 기본적인 설정이 판타지에 가깝다. 또 헌법 상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면 60일 간 ‘권한대행’을 맡는다. 이 대목에서 주인공에게 권한을 제한적으로 부여하는 점도 우려의 포인트다. 박무진(지진희 분)이 권한대행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실제에 가까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지에 의문점이 있다.

또 현실에서 벌어지는 정치가 너무 스펙터클해서 드라마가 따라가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야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는 한국 정치가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대본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하단 얘기다. “도대체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며 상식 이하의 발언과 행동이 뉴스를 통해 나오는 게 현실이다. 현실의 벽이 높다하여 자극적인 설정을 찾다가 현실성을 놓쳐버리면 이 역시도 반감이 된다. 그 미묘한 선을 맞추는 게 정치물 제작진의 숙제로 보인다.

함상범 기자 intellybeast@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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