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60일, 지정생존자’ 속 지진희의 멈출 수 없는 자기애 
[현장에서] ‘60일, 지정생존자’ 속 지진희의 멈출 수 없는 자기애 
  • 함상범 기자
  • 승인 2019.07.0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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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듬직한 어깨와 선이 굵은 외모, 중후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 지진희는 각종 드라마에서 묵직한 역할을 맡아왔다. 대부분 신중하고 강한 이미지의 인물을 묘사해온 지진희는 tvN ‘60일, 지정생존자’ 현장에서 멈출 수 없는 자기애를 선보였다. 묵직한 캐릭터 사이에서 언제나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어쩌면 자신의 성격과는 정반대의 역할을 맡아온 건 아닌가 추정하게 되는 발언을 연거푸 쏟아냈다.  

특히 “저는 제 캐릭터와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라는 발언만 세 번 연속 내뱉었다. 허준호와 배종옥과 같은, 연배 차이가 나는 선배들이 바로 옆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표정변화 없이 같은 말을 던졌다. 지진희의 발언을 듣고 있던 배종옥은 급기야 큰 웃음이 터져, 지진희의 발언을 잠시나마 가로막기도 했다. 기자회견이나 인터뷰에서 소위 ‘아재개그’를 능청스럽게 쏟아내왔던 그의 농도는 더욱 짙어져 있었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의 임페리얼 호텔에서 열린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에서 드러낸 지진희의 자기애를 모아봤다.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 “객관적으로 봐도 저는 박무진 캐릭터와 잘 어울립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대통령의 국정 연설이 열리던 국회의사당이 갑작스러운 폭탄 테러 공격을 받아 붕괴되고,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생존한 환경부장관 박무진이 승계서열에 따라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에서 지진희는 타이틀롤에 가까운 박무진을 연기한다. 

이날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 보면 박무진은 갑작스럽게 맡게 된 대통령 권한대행 직책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 심지어 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구토를 하는가 하면 눈빛은 끊임없이 흔들렸다. 60일 동안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극복하는 내용이 이 드라마의 포인트다. 지진희는 이날 자신의 캐릭터를 묻는 다소 평범한 질문에 “객관적으로 저는 박무진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고 운을 뗐다. 

지진희는 “원작을 재밌게 봤고 한국에서 만들어졌으면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내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제일 걱정은 역시 원작과 차별성이었다. 단순히 따라만들 수는 없지 않나. 우리나라와 미국은 헌법이 달라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의 나이나 생긴 것이나 분위기나 꽤 나와 잘 어울린다. 감독님도 똑같은 얘기를 해주셔서 마음에 힘을 얻었다. ‘안목이 있으시구나’ 했다”며 “박무진은 정치 욕심도 없고 데이터대로 생각하려고 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모습이 나와 꽤 많이 닮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박슬기는 지진희의 자기애를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고, 선배 배우 배종옥은 웃음이 터져 프레쉬 세례를 받았다.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 “배종옥 선배, ‘와! 예쁘다’는 아니고 ‘그냥 예쁘시다’ 정도”
이날 유례없이 취재진으로부터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예고 영상 자체가 굉장히 흡입력 있게 나왔을 뿐 아니라 원작이 갖고 있는 소재의 매력, 아울러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정치 현안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점 등 여러 부분에서 질문이 나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지진희가 맡은 박무진은 야당 대표로 윤찬경 역으로 나오는 배종옥과 대립각을 세우는 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배종옥은 “윤찬경은 박무진을 견제하는 역할이다. 박무진은 권한대행이지 대통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권한대행이라는 입장과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라는 인지하고 그 권력을 넘는 순간 견제하는 인물이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한 뒤 지진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그는 “지진희는 얘기했다시피 정말 재밌다. 워낙 등장하는 캐릭터가 많다보니까 한 달 만에 촬영장에 간 적이 있다. 현장에 갔는데 지진희가 요즘 어떤 작품 찍으시냐고 묻길래 ‘지정’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지진희가 ‘저는 생존자 하고 있습니다’고 해 웃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이크를 넘겨 받은 지진희는 다소 서운하다는 인상을 보인 뒤 “수 많은 농담을 던졌는데, 이거 하나 기억해주시는군요”라며 다소 씁쓸하다는 듯 입을 다셨다. 그런 뒤 지진희는배종옥에 대해 “선배님을 처음보고 느낀 느낌은 ‘귀여우시고 새침하시다’였다. 또 ‘예쁘다’였다. 근데 ‘와!! 예쁘다’는 아니고 ‘그냥 예쁘다’의 느낌이었다”고 말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지진희의 갑작스러운 ‘얼굴 평가’에 배종옥은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며 웃어보였다.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 김규리·손석구·최윤영이 바라본 지진희는?
지진희 발언 하나 하나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현장을 부드럽게 이끌었다. 지진희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두고 “이렇게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배우들이 이렇게 하나가 돼서 조화를 이루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매 신마다 배우들이 희생하고 배려한다. 정말 좋은 분위기에서 연기하고 있고, 아마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스타들이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진희가 무게를 잡고 다른 선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했지만, 이미 어떤 말을 해도 지진희의 발언은 웃음을 터뜨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지진희와 자주 마주치는 배우 김규리와 손석구, 최윤영은 지진희의 새로운 모습에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먼저 이 작품에서 지진희와 부부로 나오며 인권변호사 최강연을 맡은 김규리는 “예전에 함께 작업했던 적 있다. 당시에는 멀리서만 잠깐 마주치는 정도였다. 그 때 뵀었을 때는 차갑고 지적이시고 한 마디 걸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 선입견이 깨졌다. 분위기 메이커고 지금 보여준 모습은 100분의 1도 안 된다. ‘60일, 지정생존자’의 코미디 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박무진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킹메이커 차영진 역의 손석구는 “지진희 선배님의 특이한 농담이 난 정말 좋다. 이상한 농담이 시작되면 지기 싫어서 배틀을 한다”면서 “내가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내면 뭘 해도 괜찮다고 하시고 격려해 주신다. ‘60일, 지정생존자’ 현장이 설레게 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소속으로 정책 비서관 정수정을 맡은 최윤영은 “집에서 팬으로 본 선배님의 모습은 진중하고 조용하고 그럴 줄 알았다. 촬영장에서 본 선배님은 소년 같기도 하면서 ‘아재개그’를 굉장히 재밌게 한다”며 “이런 두 가지 모습이 섞여서 박무진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캐릭터와 전무후무하게 잘 어울리는 분”이라고 말했다.

많은 배우들이 등장함에도 이들은 조금도 거리낌 없이 농담과 진심을 드러냈다. 전쟁과 다름없는 드라마 현장이지만 꽤나 좋은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배우들간의 즐거운 호흡이 연기로도 이어질 것이라 기대되는 ‘60일, 지정생존자’는 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함상범 기자 intellybeast@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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