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움길'-'주전장'-'김복동'까지…日 성노예제 문제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에움길'-'주전장'-'김복동'까지…日 성노예제 문제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 곽민구 기자
  • 승인 2019.06.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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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에움길, 주전장, 김복동 포스터)
(사진=왼쪽부터 에움길, 주전장, 김복동 포스터)

잊히지 말아야 할 역사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3편이 연달아 개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 개봉한 ‘에움길’을 시작으로 7월에는 ‘주전장’, 8월에는 ‘김복동’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3편 모두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라는 공통된 소재를 다루지만,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이를 바라본 후 각자만의 주제를 관객에게 전달하려 한다는 점이다.

세 작품은 각각 ‘나눔의 집’ 이옥선 할머니를 통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의 ‘일상’을, 한·중·일 3개국의 논쟁을 통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인권’ 문제를, 2019년 세상을 떠난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벌인 ‘투쟁’의 27년을 담아냈다.

다양한 시선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다큐 영화 3편을 살펴본다.

(사진=영화 '에움길' 스틸 컷)
(사진=영화 '에움길' 스틸 컷)

■ [에움길] = 할머니의 특별한 일상 통해 문제 접근에 부담 덜어

영화 ‘에움길’은 ‘귀향’의 착한 일본군 다나카 역을 맡은 이승현 배우가 ‘나눔의 집’에 보관된 기록 영상과 촬영을 더해 만든 할머니들의 일상을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의 과거와 현재의 일상을 이옥선 할머니의 ‘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공식적인 보상을 위해 노력하는 할머니들의 모습 역시 담담히 그려냈다.

“할머니들의 일상을 통해 친근함을 느끼고 우리 할머니가 됐을 때,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문제가 내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이승현 감독의 연출 의도는 정확했다. 개봉 후 ‘에움길’은 어렵고 불편하게 생각해오던 문제를 우리의 피부 가까이 받아들이게 만든다는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이해찬 당 대표 등 정치인과 여러 사회단체의 단체 관람이 이어지고 있어 조금씩 잊히고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에 관해 다시금 관심의 불을 지펴내는 데 성공했다.

(사진=영화 '주전장' 스틸컷)
(사진=영화 '주전장' 스틸컷)

■ [주전장] =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위한 韓-美-日 논쟁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문제를 다른 또 하나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바로 ‘주전장’이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스타일의 이야기 진행으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연출한 ‘주전장’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부정하고 있는 극우세력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끝나지 않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뤄져야 할 쟁점들에 대한 한국·미국·일본 논객들의 인터뷰와 논쟁 등을 담고 있다.

역사적 기록과 법률적 근거,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인 추적을 통해 미키 데자키 감독은 “애국주의 등 고정된 프레임 안에 갇혀서는 건설적인 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일본군 ‘위안부’ 이슈는 국가 대 국가의 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인권의 문제로 봐야한다”며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했고, 이는 일본 관객들에게도 설득력 있게 다가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일본 내에서 지난 4월 20일 도쿄 시부야에서 단관 공개됐던 ‘주전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전국 44개로 개봉관을 확장했다. 상영관 수 증가로 인해 이달 중순까지 독립 제작 다큐멘터리로 성공했다는 평가되는 3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쏠리자, 일본 극우세력들의 반발도 커지는 모양새다. ‘주전장’ 상영중지 요청을 시작으로 미키 데자키 감독에 대한 고소 협박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들이 ‘주전장’에 대한 한국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있다.

(사진=영화 '김복동' 스틸컷)
(사진=영화 '김복동' 스틸컷)

■ [김복동] = 일본의 사죄 받기 위한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의 투쟁기

8월 개봉을 앞둔 영화 ‘김복동’은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된 작품이다.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벌인 27년간의 투쟁 기록과 지난 1월28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김복동’은 MBC 시사 프로그램 ‘W’ 등을 연출했던 ‘뉴스타파’ 송원근 피디가 연출을 맡았다. 송원근 피디는 “2018년 말 김복동 할머니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후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정의기억연대(아래 정의연)의 자료를 받아 재구성하고 추가 취재한 결과물로 이 작품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작품은 단순히 김복동 할머니의 생활만을 조명하는 게 아닌 30년에 가까운 운동사를 녹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송 피디는 “김복동 할머니가 전쟁의 피해자로만 기억될 게 아니라 그런 아픔을 딛고 전 세계를 돌며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호소했던 모습을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여기에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터로 참여, 작품에 영향력을 키웠다. 한지민은 2017년 한일합병 조약이 체결된 곳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조성된 ‘기억의 터’ 1주년 행사 홍보대사를 맡으며, 김복동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민구 기자 mti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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