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준의 시선] 양현석 ‘경찰 소환기(記)’, 승리보다 못났다
[유명준의 시선] 양현석 ‘경찰 소환기(記)’, 승리보다 못났다
  • 유명준 기자
  • 승인 2019.06.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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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진=뷰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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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는 당당했다. YG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겠다고 말하면서도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태도를 보였다. 여러 매체에서 의혹들이 쏟아졌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증언만 있을 뿐 증거는 없다”며 YG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자는 주장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의혹이 너무 크고, 그에 대한 해명은 신뢰가 떨어진다.

그런 양 전 대표가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6일 오후 경찰에 소환돼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참고인 신분이다. 참고인은 범죄혐의는 없지만 혐의를 입증하는데 중요한 사람이다. 그러나 ‘피의자’는 아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 후 양 전 대표의 모습은 초라했다. ‘실망’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민망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취재진을 피해 지하로 이동해 도망치듯이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사진=뷰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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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 3대 기획사의 수장이자, 케이팝(K-POP)을 대표하는 인물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냥 범죄자의 모습이었다. 오히려 범죄 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난 승리나, 이미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정준영, 최종훈보다 ‘못난’ 모습이었다. 그들은 “죄송합니다”라는 뻔한 답변만 내놓더라도 카메라 앞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난 잘못이 없다”고 말했고, 참고인 신분일 뿐이었던 양 전 대표는 뭐가 그렇게 부끄러웠을까.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상황’에 대해 취재진 앞에서 한마디 던져도 될 법하지 않았을까.

해명은 당당했지만, 양 전 대표의 경찰 소환 첫 모습은 케이팝 역사의 한 축이었던 자신의 모습이 끝났다는 것을 스스로 선언하는 꼴이었다.

유명준 기자 neocross@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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