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기자의 작품 속 무기 이야기] ‘악인전’에서 그 칼의 사용은 적절할까?
[태기자의 작품 속 무기 이야기] ‘악인전’에서 그 칼의 사용은 적절할까?
  • 태상호 기자
  • 승인 2019.06.11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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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악인전' 스틸컷
사진='악인전' 스틸컷

‘악인전’은 전형적인 한국형 범죄액션 영화다. 게다가 이 영화에는 믿고 보는 액션배우라는 마동석이 선두에 섰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앞뒤 못 가리는 연쇄살인마가 건달두목인 마동석을 죽이려 하고 마동석은 이 공격에서 살아남지만 부상을 입는다. 건달인지 경찰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열혈 형사 역시 이 연쇄살인마를 쫓게 되면서 영화는 ‘악인’들의 잔치가 된다.

영화에서 3명의 악당(건달, 연쇄살인마, 경찰)은 거의 비슷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건달의 역할이 너무 커서 다른 역할들을 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연쇄살인마 역을 맡은 김성규의 연기는 좋았지만, 역할 시나리오의 치밀함이 떨어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될 수 있었던 그를 그저 그런 살인마로 만들었다.

이런 영화에서 옥에 티를 찾는 건 사실 쉽지 않다. 실제로 ‘악인전’은 충분히 재미있게 만들어진 범죄액션영화이다. 하지만 굳이 찾고자 하면 몇 가지 눈에 띄는 옥에 티가 있다. 그중 하나는 연쇄살인마의 행동이다.

연쇄살인마는 대부분 자신들보다 약한 존재를 대상으로 한다. 그들은 죽이는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지 ‘권선징악’이나 거대한 존재에 대한 도전을 즐겨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라면 마동석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 잠깐.. 이건 아닌데”하고 꼬리를 내리고 더 쉬운 타깃을 찾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럴 경우 영화가 진행되지 않으니 ‘악인전’에 연쇄살인마는 아주 정말 미친 쉽게 볼 수 없는 살인마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여전히 옥에 티를 발생시킨다.

마동석과 격투 중에 자신의 사시미칼을 빼앗겨 마동석에게 반격을 당한다. 그가 상처 입은 곳은 정확히 폐가 위치한 곳이다. 그리고 화면상에 보기에도 칼은 상당히 깊게 들어갔다. 폐에 구멍이 뚫리면 기흉이 발생한다. 공기가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폐의 상처에서 유출된 공기가 흉곽과 폐 사이 공간을 점유하게 되는데 이 공간이 폐를 압박하여 정상적인 폐의 움직임을 방해하며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호흡곤란은 신체 주요 장기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며 폐압박이 심한 경우 심장이 직접적인 압박을 받아 더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에선 그가 자동차에서 자가 치료를 한다. 폐에 구멍이 뚫리면 위치에 따라 출혈도 발생한다. 그리고 구멍은 빠르게 막아야 하고 상처가 아물 때까지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힘들다. 전문의들은 전문적인 의료시설에서 조차 기본적인 기흉이 치료되는 시간을 2-3주로 잡는다. 자가치료를 하면 그보다 더 시간이 걸리고 2차 감염 등에 대한 위험도 역시 커진다. 따라서 다행히 자가치료를 성공했다고 해도 그는 적어도 한 달을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 된다.

물론 영화 ‘악인전’이 옥에 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악인전은 매우 영리하게 만들어진 영화다. 시대를 2000년대 초 정도로 배경으로 하여 차량 추격전이나 차량을 이용한 충돌신에서 예산을 많이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상 역시 매우 준수하게 그때 당시의 복장을 부담 없이 꾸몄다.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무기는 사시미칼이다. 사시미칼은 건달의 맨주먹 시대가 끝난 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그들의 주요 무기다. 왜 사시미칼을 애용할까. 관계자들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특별한 소검소지증 없이 구할 수 있고 가격 역시 몇 만원이면 구매하는데 신분 검사를 하지 않는다. 강제(鋼製) 역시 일반 칼보다는 단단하고 칼날을 예리하게 갈수 있어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찌르는 공격에 유리하다. 또한 식칼이나 다른 칼보다 무게는 무겁지 않으며 얇아 은닉 소지가 가능하고 손잡이가 나무 소재가 많아 손잡이를 자신들에게 맞게 개조가 가능하다. 사시미칼이 널리 사용된 데는 사실 일본의 영향이 많았으며 일본 야쿠자들 역시 관동과 관서지역에서 사용하는 칼이 달랐다고 한다.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건달’의 증언에 따르면 서방파와 OB파가 한참 세력다툼을 할 때 그리고 그 이후에 잠시 사시미칼을 이용한 세력 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사시미칼을 잘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가지고 나가도 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누군가 크게 다치거나 죽으면 조직 자체가 경찰의 집중 추적을 받아 와해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칼은 쓴 칼잡이 자체가 찾아보기 힘들고 칼을 써도 3-5센치만 요령껏 찌르거나 빼어 겁만 주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옥의 티를 떠나 ‘악인전’은 상당히 잘 만들어진 액션범죄 영화이다. 상당히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기 때문에 일정 나이 이하 관객들에겐 권해주기 힘들지만 타격감 있는 액션범죄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상당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

 

태상호 기자 neocross@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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