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준의 시선] ‘15세 관객’은 ‘기생충’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유명준의 시선] ‘15세 관객’은 ‘기생충’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 유명준 기자
  • 승인 2019.06.04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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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자녀와 함께 보지 마세요.”

‘만 15세 관람가’ 영화인 ‘기생충’을 자녀들과 함께 본 관객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들이 지적하는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박사장(이선균 분)과 부인(조여정 분)의 애정신이다. 노출이 있지는 않지만, 애정 행위가 자세하게 표현되는 장면이 불편하다는 이들이 있다. 둘째, 육체적 폭력이다. 중반부 이후 빈번하게 등장하는 폭력 장면과 후반 반전 장면을 지적했다.

세 번째는 주제다. 영화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회 계급 관계의 상황은 관객들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만 15세이상 관람가’를 가장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다.

첫째와 둘째 상황은 판단이 나눠진다. 노출은 물론 직접적 성행위가 없는 상황에서 애정 행위의 표현만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줄 수 없다는 반박이 있다. 폭력성 역시 기존에 ‘만 15세 관람가’였던 영화들과 비교해 크게 과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세 번째 부분인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한쪽으로 쏠린다. 성인 관객들조차 사회 계급 관계를 직설적으로 그린 영화에 불편해 하고, 때로는 짓눌렸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그것을 중학생 기준의 나이를 가진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아무리 최근 10대들의 정보 습득이나 세상에 대한 판단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수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기생충’은 사회를 바라보는 사고 수준이 정립되는 과정에 놓여있는 나이대가 감정 이입해서 볼 수준이 아니다.

일부 지역 10대들 사이에서나 돌던 ‘휴거(휴먼시아 거지)’, ‘주거(주공아파트 거지)’ ‘빌거(빌라 거지)’ 등의 말이 대중매체 등을 통해 여과 없이 퍼져, 습득력 빠른 다른 10대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일부 철없는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이 주입된 것이다. 사고의 수준이 정상적으로 정립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말들이다.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이해하는 ‘지하철 냄새’ ‘반지하 냄새’ 등의 영화 속 표현들을, 어른들조차 불편해 하는 그 표현들을 과연 ‘만 15세’ 중학교 3학년들은 ‘단지 영화일 뿐’이라며 받아들일 수 있을까. 관객들이 등급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유명준 기자 neocross@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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