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뉴스] '강원도 산불' 국가 재난에 본분 잊은 지상파 '직무유기'
[수다뉴스] '강원도 산불' 국가 재난에 본분 잊은 지상파 '직무유기'
  • 장수정 기자
  • 승인 2019.04.05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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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사진=KBS)

[뷰어스=장수정 기자] 국가 재난급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예능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뉴스를 방송한 지상파 방송국은 MBC뿐이다. 산불 발생 4시간 여가 지나서야 재난 방송을 시작한 방송사들의 안일한 태도가 비난을 부르고 있다.

4일 저녁 강원 동해안 일대에 국가 재난급 산불이 발생했으나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해야 할 지상파 방송국은 한가롭게 드라마와 예능을 방영해 시청자들의 비난을 불렀다.

이날 저녁 강원도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고성군 토성면의 한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불이 산으로 옮겨 붙었고, 대규모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투입됐지만, 강풍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불은 속초 시내까지 번졌고, 이에 인근 주민들은 산불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저녁 7시쯤 시작된 불은 밤 9시경이 되자 속초 시내로까지 번졌고, 그때까지도 강풍이 계속돼 상황이 언제 급변할지 알 수 없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 지상파는 밤 11시를 훌쩍 넘길 때까지 당초 편성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들을 그대로 방영하는 황당한 여유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방송 중간 자막으로 속보를 전달하기는 했으나 짧은 자막으로만 심각성을 전달하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가장 빠른 MBC가 저녁 11시 10분쯤 특보를 시작했으며 공영방송 KBS가 11시 30분경 특보를 전달했다. SBS는 12시경 상황을 짧게 전달하는 속보성 뉴스만 보도했을 뿐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제대로 된 보도를 시작했다. 상황을 주시하던 시청자들은 드라마, 예능이 연이어 방송되자 황당하다는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방송사들은 재난이 일어났을 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은 태풍, 지진 등의 각종 재난상황 발생 시 의무적으로 재난방송을 실시해야 하는 방송사업자로 등록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의해 긴급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방송사들은 즉시 상황을 전달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사진=KBS)
(사진=KBS)

그렇기에 이번 늑장 대응은 방송사들의 명백한 잘못으로 지적받을 만하다. 이번의 경우 여론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혹은 지상파보다 앞서 밤 10시 경 속보를 시작한 YTN과 연합뉴스 등 보도 전문 채널 등에만 기대야 했다. 이로 인해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온라인상의 정보로 객관적인 판단이 힘든 상황이 이어졌고, 보도 전문 채널 접근이 취약한 중장년층 세대는 정보에서 배제되는 상황에 처했다.

KBS1의 경우는 그 책임의 무게가 더욱 크다. KBS1은 재난 방송 주관 기관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 그럼에도 KBS1은 밤 11시가 넘도록 특보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다. ‘오늘밤 김제동’을 정상 방송하던 중 11시 25분이 되어서야 특보로 전환했고, 방송 도중 김제동이 지금 속초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어서 오늘 우리 방송은 여기서 마치겠다”고 상황을 설명했으나 시간은 한참 지난 뒤였다.

더욱이 늦게 시작한 지상파들의 보도들은 내용 면에서도 빈약하다는 평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MBC는 강원의 가스 충전소가 폭발을 했다는 오보를 내 혼란과 공포를 가중시켰다. 또한 단순히 상황 전달만 있었을 뿐 대피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빠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불어 장애인들을 위한 수어 통역을 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지상파들의 안일한 태도가 화를 부른 셈이다. 국가 재난보다 중요한 정규 방송은 없다. 이번 화재는 5일 오전 9시 정부가 강원 지역 대형 산불과 관련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할 만큼 사안이 중대했다. 지상파들의 이번 늑장 대응은 비난받아 마땅한 직무유기다.

장수정 기자 wapo13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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