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코리아] ① 톱스타가 광고하는 마스크…핵심 키워드는 ‘안티더스트’  
[스모그 코리아] ① 톱스타가 광고하는 마스크…핵심 키워드는 ‘안티더스트’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9.03.22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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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공기도 사 마시겠다”던 우스갯소리에 더는 웃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AirVisual)이 발표한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에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높은 100개 도시를 조사한 결과, 무려 44곳이 우리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해결책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부와 환경 전문가들이 미세먼지의 원인과 대책 등을 놓고 의견 충돌을 벌이는 동안, 시민들에게 미세먼지는 일상이 됐으며 사회 곳곳에 변화가 시작됐다. -편집자주

(사진=에티카)
(사진=에티카)

[뷰어스=손예지 기자] “미세먼지 많은 날 내 몸에 대한 에티켓, 그리고 스타일에 대한 에티켓”

미세먼지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ETIQA) 광고의 메인 카피다. 에티카는 식약처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KF94 인증 마스크를 여러 색깔로 만드는 브랜드다. 이에 지난달부터 배우 신민아가 출연하는 CF를 온에어하고 있다. 신민아가 도시의 뿌연 전경을 바라보며 시작되는 광고 영상에는 색색의 마스크를 착용한 채 포즈를 취하는 여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광고 송출 이후 ‘신민아가 선전하는 미세먼지 마스크’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대중 사이에 “광고 덕분에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는 옹호론과 “‘스타 마케팅’ 때문에 생존을 위해 착용하는 마스크의 가격이 오르면 어떡하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극명히 엇갈린 것이다. 그런가 하면 “마스크 CF가 만들어질 만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는 직장인 이선아(26) 씨의 말처럼 논란의 광고가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심을 지나치게 높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에티카는 최근 신민아에 이어 신인배우 김다미를 모델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대중의 갑론을박을 야기한 신민아의 마스크 CF 이후로도 화보 등 다양한 콘텐츠로 스타 마케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이뿐만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 중심으로 형성됐던 유통 채널을 드럭스토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장키도 했다. 이에 따라 드럭스토어 롭스 125개점과 대형마트 홈플러스 99개점, 기업형 슈퍼마켓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350개점에 각각 입점하게 됐다. 또한 이달 안까지 드럭스토어 신세계 시코르 20개점, 올리브영 4개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이에 관해 에티카 관계자는 “이를 시작으로 향후 입점 매장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면세점·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티카의 공격적 마케팅은 미세먼지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되는 ‘안티더스트(Anti-dust)’ 혹은 ‘안티폴루션(Aniti-pollution)’ 제품이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현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넘어 ‘최악’에 이르는 날도 적잖아지면서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 마스크만? 재킷부터 니트까지 기성복도 점령한 ‘스모그 꾸뛰르’

미세먼지에 일찌감치 유연하게 대처한 분야는 패션계다. 이른바 ‘스모그 꾸뛰르(Smog couture)’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9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소개된 김인태·김인규 디자이너의 브랜드 이세(IISE) 컬렉션도 각양각색 페이스 마스크를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기 정화 시스템을 탑재한 o2o2 사와 협업한 결과다.

이전에는 중국 디자이너 왕지준(Zhijun Wang)가 독특한 감성의 페이스 마스크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대표 운동화를 활용,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중국에서 개최된 ‘메르세데스-벤츠 패션위크’에서도 현지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이색 마스크 스타일링을 선보였던 바다.

(사진=이새 공식 SNS)
(사진=이새 공식 SNS)

 

이 같은 ‘스모그 꾸뛰르’는 기성복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오롱스포츠의 인기 품목 중 하나인 ‘웨더코트(weather coat)’은 옷의 목 부분이 코를 감쌀 수 있도록 높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호흡 중 흡입되는 미세먼지에 방어하기 위해서다. 그런가 하면 미세먼지로 인한 잦은 세탁에 옷감이 손상되는 것을 막고자 개발된 ‘에어 니트(air knit)’, 먼지 흡착력을 낮췄다는 ‘안티더스트 재킷(anti-dust jacket)’도 인기다.

특히 SPA 브랜드 스파오에서는 최근 ‘안티더스트 시리즈’를 출시했다. 셔츠·슬랙스·레인코트·트렌치 코트 4가지 아이템 총 26가지 스타일이 포함됐다. 스파오에서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을 섬유에 형성해 물이나 기타 오염에 강하고 먼지가 달라붙는 것을 최소화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 ‘미세먼지’ 특수와 위기 사이… 극명한 희비 교차

쇼핑몰 업계도 ‘미세먼지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약 3달간 구매 고객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가전·식품·뷰티 등 전 카테고리에 걸쳐 미세먼지 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제품은 역시 공기청정기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달 22일을 기점으로 공기청정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난 것. 또 이 외에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셀프 뷰티 기기나 건강 관리 제품이 인기라는 설명이다. 

특히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는 데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더욱 강력한 효과의 제품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일회용 마스크보다 방독·방진 마스크나 코 전용 마스크 등 특정 기능을 강조한 제품의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중소기업·스타트업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이색 제품을 쏟아낸다. 유모차용 공기청정기, 목걸이 모양의 휴대용 공기청정기, 방충망에 부착할 수 있는 먼지 필터 등이다. 심지어는 진짜 ‘공기를 사 마시는’ 이들도 있다. 캔산소 판매업체가 입점된 쇼핑몰 옥션은 “캔산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9%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에는 공기청정기 관련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인기 공기청정기 브랜드인 위닉스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83% 오른 2만8천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장중 한때는 3만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뛰어 넘었다. 

단 빛이 들면 그늘도 지는 법, 미세먼지 때문에 위기를 맞은 업계도 분명 있다. 외식업계가 대표적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외출이 자제시되는 분위기 탓이다. 야외활동이 줄어드니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식당은 물론, 도시락이나 노점상 등도 매출에 직격타를 맞았다. 

궁여지책으로 ‘배달 서비스’를 내놓는 브랜드가 많아지는 배경이다. 특히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1월 배달 애플리키에션 ‘요기요’와 업무협약을 맺고 조만간 서울 일부 지역에서 CU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 관계자 A씨는 “‘안티더스트 마케팅’은 현재 피할 수 없는 트렌드”라며 “이미 업계에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기후의 패턴을 분석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을 예측하여 마케팅에 반영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은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미세먼지 자체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이로 인한 시장경제의 변화도 한동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손예지 기자 yeyege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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