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마치며] 풍상씨와 동생들 웃었지만…문영남표 ‘해피엔딩’이 남긴 숙제
[‘왜그래 풍상씨’ 마치며] 풍상씨와 동생들 웃었지만…문영남표 ‘해피엔딩’이 남긴 숙제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9.03.14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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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화면 캡처)
(사진=KBS 화면 캡처)

[뷰어스=이소희 기자] 동생들 때문에 언제나 고생했던 유준상이 동생들 덕에 건강을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깨달은 풍상이네 형제들은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14일 오후 방송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에서는 간암에 걸렸던 풍상(유준상)이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면서 화목한 다섯 식구가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날 방송에서 정상(전혜빈)과 화상(이시영)의 간이식을 받은 풍상은 건강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내 막내 외상(이창엽)이 의식불명 상태임을 눈치채고 오열했다. 아울러 외상이 자신을 위해 몸값 3억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고 슬퍼했다.

슬픔도 잠시, 막내 외상은 기적적으로 깨어났고 풍상과 외상은 무사히 퇴원했다. 다만 문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제비 노릇을 하는 진상(오지호) 때문이었다. 풍상은 병세가 나은 후에도 도박장 등에 진상을 찾아다니며 여전히 동생 뒤치닥거리에 속을 끓였다.

그런 진상에게도 미안한 마음은 있었다. 그는 가족들의 애정 어린 메시지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 또 풍상이 자신을 찾아내자 “미안해서 그랬다”면서 멋쩍어했다. 이에 풍상은 진상을 안아주며 “간 안준다고 형제 아니냐”면서 웃어 보였다.

한편 강열한(최성재)은 정상에 혼인신고서를 내밀어 감동을 안겼다. 화상은 칠복(최대철)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결혼을 하기로 했다. 또 외상의 아이를 낳은 한심란(천이슬)은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고 아이를 외상이 키우도록 했다. 외상은 조영필(기은세)을 다시 찾아가 여전한 사랑을 고백했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왜그래 풍상씨’는 문영남 작가가 2005년 ‘장밋빛 인생’ 이후 약 14년 만에 내놓은 미니시리즈다. 앞서 SBS에서는 문영남 작가와 투톱으로 꼽히는 김순옥 작가의 작품 ‘황후의 품격’을 수목극으로 편성해 인기를 모았다.

이 같은 경쟁에서의 화두는 근래 볼 수 없던 시청률의 등장이었다. ‘왜그래 풍상씨’는 10%대를 유지 중이던 ‘황후의 품격’을 맹추격했고, 6%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출발했던 작품은 지난 1월 17일 방송한 8회에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황후의 품격’이 막판에 갖은 논란으로 고전하며 퇴장한 뒤에는 더욱 날개를 달았다. 이후 ‘왜그래 풍상씨’는 자체 최고 시청률 20.4%를 찍었다. 이는 올해 상반기 방송한 지상파 수목극 성적 중 가장 높은 숫자에 해당한다.

“10%대를 넘으면 대박”이라는 말이 날 정도로 치열한 미니시리즈 시장에서 20%대의 시청률은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여기에는 믿고 보는 ‘문영남 파워’가 작용했다. 문영남 작가는 다소 확실한 캐릭터와 강렬한 전개를 그리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처럼 따뜻한 정과 뭉클한 눈물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왜그래 풍상씨’에서 역시 사고뭉치인 동생들을 끝까지 아우르고 이들을 이해하려 했던 풍상의 모습은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곁에는 미우나 고우나 풍상의 편이 되어주는 아내 간분실은 애틋함을 자아냈다. 동생들 또한 납득이 가는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있어 행동의 정당성을 부여 받았다. 극 후반부 쉴 틈 없이 흘린 눈물은 시청자들마저 울렸고, 여기에 진짜 가족 같은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니 금상첨화였다.

작품의 핵심 사건인 풍상의 간암 투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동생들이 풍상에게 받았던 상처를 하나둘씩 고백하며 간 이식을 거부하는 상황은 이해가 가서 더 씁쓸한 심정을 선사했다. 또 자꾸만 간 이식 수술이 틀어지는 사이 상태가 악화되어가는 풍상의 모습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은 현실로 다가온다. 그래서 풍상이 그 누구도 아닌 동생들로부터 간 이식을 받아 건강을 되찾은 것도 의미가 있었다.

다만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자꾸만 보게 되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오묘한 상황은 이번에도 연출됐다. 작품은 종영 2회를 남겨 두고서야 동생들의 변화와 풍상의 병세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풍상의 간 찾기’가 오랜 기간 지지부진하게 전개되다 보니 극 전체가 이 설정 하나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렇게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폭풍이 휘몰아치는 구조를 택하는 문영남 작가다. 주말극 혹은 일일극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어떤 편성을 받든 본인만의 색깔을 확실히 지키고자 하는 작가에 대한 방송사의 믿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빠르고 다이내믹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젊은 층을 노리기엔 역부족인 짜임새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작품은 젊은 시청층이 비지상파로 옮겨가고 지상파 드라마들이 부진한 성적을 겪고 있는 현실 속, 방송사의 고민이 깊어지게 만들었다. 막장과 고착화된 형태의 작품을 편성해 안정적으로 시청률을 올릴 것이냐,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냐는 ‘왜그래 풍상씨’를 떠나보낸 KBS의 숙제로 남았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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