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세계를 사로잡을 한국형 좀비물, ‘킹덤’
[현장에서] 세계를 사로잡을 한국형 좀비물, ‘킹덤’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9.01.21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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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뷰어스=손예지 기자] ‘킹덤’이 가장 한국적인 좀비물의 탄생을 예고했다.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코엑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제작진과 배우 주지훈·배두나·류승룡이 참석해 작품과 캐릭터를 소개했다.

‘킹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수차례 전란으로 피폐해진 조선,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나라의 끝에서 백성을 괴물로 만든 역병의 실체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런 가운데 ‘킹덤’은 SBS ‘싸인’ ‘유령’ tvN ‘시그널’ 등을 성공시키며 추리물의 대가로 평가받는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고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등을 만든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양질의 장르물을 기대케 하는 상황.

평소 좀비물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는 김은희 작가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이름모를 괴질에 수천 수만 명의 백성이 숨졌다’는 내용을 발견하고 ‘킹덤’의 스토리를 떠올렸다고 한다. 김 작가는 “역병을 좀비라는 환상으로 대체하면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는 데 흥미로울 것 같았다”며 “좀비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대다수 욕심이 거세된 채 식욕만 남은 존재들이다. 그 배고픔이 슬퍼 보였다. 지금도 식량 문제가 있지만 특히 조선시대는 계급과 세금 등의 문제로 더 많이 배고팠던 시기다. 좀비의 슬픔을 조선시대로 가져온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김성훈 감독은 2016년 맥주 한 캔과 함께 ‘킹덤’ 연출을 제안받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그때 값싸게 넘어갔다”고 웃으면서도 “사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유는 새로움이었다. 두 시간 분량의 영화만 만들던 나에게 6부작은 큰 도전이었다. 이러한 장르도 처음이라 호기심이 있었다. 또 창작자에게 큰 자유를 주는 넷플릭스라는 매체, 190여개국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작가님과의 협업”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한편 색다른 시도로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그 과정도 고되었다는 설명이다. 왕세자 이창 역으로 극을 이끌게 된 주지훈은 ““배우와 스태프가 고생하면 작품이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며 “촬영하면서 좌측 발목 피로골절과 좌골신경통, 저온화상 등등”을 앓았다고 털어놓았다. “극 자체가 와일드하고 스펙터클하기 때문에 표현을 위해” 많은 고생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주지훈은 “많은 장비들을 지게에 짊어지고 한 시간 넘게 등산을 해 촬영하는가 하면, 말 타는 20분의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왕복 7시간의 거리를 달려가기도 했다. 감독님은 눈 오는 날 아름다운 설경을 찍으려다가 차가 폐차될 정도의 큰 사고도 당할 뻔했다. 그 정도 열정과 고생을 담아낸 작품이어서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선물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이창과 함께 역병의 근원을 쫓는 의녀 서비를 연기하는 배두나는 좀비 역, ‘킹덤’에서는 역병을 걸린 것으로 묘사되는 연기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킹덤’에서 좀비 가족들보다 더 고생한 배우들이 있을까 싶다”던 배두나는 “‘킹덤’이 만들어지는 데 있어 가장 큰 공을 세운 분들이 좀비 역의 40명이다. 나는 액션을 해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 어느 순간 관 같은 데 숨어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좀비 역 배우들은) 렌즈를 끼고 분장도 하고… 추운데 고생많이 하셨다. 엄청난 연기력과 신체조건을 필요로 하는 역할이었는데 (소화력이) 놀라울 정도였다. 실제로 너무 무서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좀비 분장을 한 배우들이 곳곳에 돌아다니며 취재진을 맞이했다.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분장과 카메라 밖에서도 빛나는 연기력 덕분에 깜짝 놀란 일부 기자의 비명이 들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킹덤’은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진과 처음 선보이는 오리지널 드라마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에 극 중 조선의 실질적 권력자 영의정 조학주 역으로 주지훈과 대립각을 세울 류승룡이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을 ‘킹덤’만의 매력을 꼽기도 했다. 그는 “‘킹덤’의 차별점은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과 서사에 서양의 소재를 접목시켜서 많은 분들이 열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것이긴 하지만 배고픔과 권력에 대한 탐욕은 시공간을 떠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다. 아직 (세계 시장에서는) 아시아 작품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킹덤’이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을 많이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작품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지훈도 “이것은 미드(미국 드라마)인가, 한드(한국 드라마)인가”라며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는 없었다”고 당당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킹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선보이는 첫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넷플릭스가 첫 발을 디뎌야하는 중요한 순간에 ‘킹덤’이 선택받은 것이죠. 가장 한국적인 사극에 서구에서 나온 좀비 장르의 외피를 입혔다는 점이 낯설면서도 익숙하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네요(김 감독)”

“처음 좀비가 나오는 사극을 떠올렸을 때 지상파 편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10시, 11시대에 방송을 해도 시청 연령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넷플릭스에서는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실제로 표현하는 것이 편했습니다(김 작가)”

“옳고 그름을 떠나 각 문화권에서 예민한 이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알기로는 미국에서는 강아지를 싫어한다고 얘기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다고 해요. 그러니 미국에서는 어떤 작품이 강아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이슈가 될 수 있죠. 그간 한국에서만 작품을 하다가 190개국의 서로 다른 문화권에 오픈되는 작품에 출연한다고 하니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겠다고 생각했어요(주지훈)”

한편, 총 6부작으로 만들어진 ‘킹덤’은 오는 25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전편이 공개된다. 가능하다면 앉은 자리에서 ‘킹덤’ 시즌1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시즌1이 6부작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클라이맥스, 시즌2를 기대할 수 있는 순간에 시즌1을 끊었다”고 귀띔해 기대치를 높였다. 
 

손예지 기자 yeyege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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