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블락비 피오의 길
팔방미인, 블락비 피오의 길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9.01.02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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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사진=tvN)

 

[뷰어스=손예지 기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특히 아이돌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인기의 정도를 막론하고 대다수 팀들이 연차가 높아질수록 개인활동의 비중을 늘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뭉쳐도 살고 흩어져도 살 수 있을 만큼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룹 블락비의 래퍼이자 배우 표지훈으로 활동하는 피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피오가 속한 블락비가 흩어지는 게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올해 데뷔 9년 차에 접어들면서 멤버들의 소속사가 나뉘게 됐다. 지난해 리더 지코가 세븐시즌스와 재계약하지 않은 것. 그런데다 1990년생인 맏형 재효가 군에 입대했으며, 동갑내기 멤버 태일과 비범도 연내 군 복무를 이행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블락비 완전체 활동을 보기 힘들게 됐다.

이에 피오 역시 ‘흩어져도 살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피오는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블락비의 리패키지 음반 ‘리몽타주(Re:MONTAGE)’로 2018년의 문을 연 그는 상반기 XtvN ‘커버 브라더스’ tvN ‘대탈출’ 웹예능 ‘찍히면 죽는다: 마트전쟁’에 연달아 출연하며 예능인으로 개인 활동을 펼쳤다. 하반기에도 피오를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우선 tvN 인기 예능 ‘신서유기’ 시즌5~6에 새 식구로 합류해 눈길을 끌었고, MBN ‘설렘주의보’와 tvN ‘남자친구’를 통해 연기자로도 나섰다. 그런가 하면 같은 시기 솔로 싱글 ‘소년처럼(Comme Des Garcons)’을 발표하며 래퍼로서의 본분도 다했다.

1년간 연예계 거의 모든 분야를 접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예능이면 예능, 연기면 연기, 어디서든 제 몫을 해냈다는 점에서 박수받아 마땅하다.

예능에서의 활약부터 언급하자면 ‘신서유기’ 시즌5~6에서의 피오는 새로 합류한 멤버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의 적응력을 보여줬다. 기존 출연진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은 물론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성격과 자유분방한 언행으로 ‘신서유기’ 시즌5~6의 명장면을 여럿 탄생시켰다. 그런 동시에 자유롭지만 선을 지키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피오가 만들어내는 웃음에는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오해를 남길만한 소지가 전혀 없었다. 이는 재미에 대한 과한 욕심 때문에 타인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수위를 넘는 예능인이 적잖은 가운데서 분명 칭찬할 만한 일이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연기자로서도 합격점을 얻은 모양새다. 피오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남자친구’에서 주인공 김진혁(박보검)의 동생 진명 역을 맡았는데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부수고 있다. 진명은 ‘남자친구’의 브로맨스를 담당하는 캐릭터다. 이에 따라 극 중 진명은 친형인 진혁은 물론, 동네 형 이대천(김주헌)의 뒤를 졸졸 쫓으며 귀여운 동생과 하극상 사이를 오간다. 이때 피오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지난달 종영한 ‘설렘주의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톱스타 누나 윤유정(윤은혜)을 살뜰히 챙기는 동생 유준으로 변신, 연예부 기자 주민아(이혜란)와 핑크빛 분위기를 형성하며 로맨스 연기까지 선보이며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음악 작업까지 병행했으니 ‘팔방미인’이라는 표현이 꼭 어울린다. 무엇보다 음악인으로서의 피오는 예능과 드라마 속의 모습과는 정 반대라 놀랍다. 블락비로 데뷔하기 전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탄탄히 쌓아올린 실력이 경험에서 비롯된 노련함과 만나 내놓는 음악마다 시너지를 발휘한다. 굵직한 목소리 톤과 묵직한 래핑은 피오의 시그니처다. 자칫 어두운 음악에만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피오는 또 다른 반전을 보여준다. 직접 작곡과 프로듀싱에도 나서며 한층 다채로운 분위기의 음악을 소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피오의 이 같은 재능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의미가 남다르다. 중학생 때부터 힙합에 관심을 갖고 연극배우의 꿈을 꿨다는 피오다. 이에 어린 나이에 믹스테이프로 힙합 신에 제 존재감을 알린 피오는 연기에 대한 열정도 포기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들과 극단소년을 설립, 최근까지 연극 무대에 여러 번 올랐다. ‘마니토즈’ ‘슈퍼맨닷컴’ 등 극단소년이 직접 만든 창작극에 출연하며 소극장부터 연기 경험을 다진 것이다.

여러 분야에 흥미를 느끼기는 쉽지만 이를 잘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한 가지 일을 할 때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피오도 마찬가지였다. ‘슈퍼맨닷컴’ 공연 당시 만난 피오는 “(연극 활동을) 하면서도 집에 가면 (드라마) 대본을 보고 컴퓨터 켜서 음악 작업도 하고 가사도 쓴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게다가 그 시기 피오는 ‘슈퍼맨닷컴’과 블락비 단독 콘서트 연습을 병행했는데, 어느 한쪽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해 “극단소년 친구들과 블락비 스태프들에게 미안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스케줄 때문에) 잠을 많이 못 자니 피곤하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한 일들이기 때문에 각 팀원들에게 더욱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덧붙이는 피오는 분명 프로였다. 그 어떤 일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 만능 엔터테이너 피오, 그가 앞으로 걸어갈 ‘마이웨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손예지 기자 yeyege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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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모모씨 2019-01-02 17:40:01
자유롭지만 선을 지키는 태도 이부분이 피오를 호감형으로 만드는 요소중에 하나같아요~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