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이 조보아를 캐스팅한 이유
‘골목식당’이 조보아를 캐스팅한 이유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8.12.06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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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사진=SBS)

 

[뷰어스=손예지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조보아를 두고 “악바리”라고 표현했다. 조보아가 ‘골목식당’을 위해 다코야키 요리법을 익혀 왔을 때다. 당시 조보아는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 약 일주일의 연습으로 다코야키를 완벽히 만드는 수준에 이르렀던 바다. 웬만한 열정과 근성만으로는 이루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조보아를 바라보며 백종원은 “내가 원하는 모습”이라고 치켜세웠다. 

조보아의 일침도 기억에 남는다. “쉽게 (돈) 벌려고 하셨어요?” 1년이 넘게 다코야키를 만들고도 7일차 초보에게 참패한 사장에게 조보아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바꿔 생각하면 조보아는 돈 버는 일을 결코 쉽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프로의식이 오늘날의 조보아를 만들었다.

조보아는 올 한해만 6개 브랜드 광고 모델로 활약했다. 연예인에게 광고 모델로서의 인기도란 대중의 호감도를 판단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조보아는 ‘호감형 연예인’으로서 자리를 굳힌 모양새다.

데뷔 초 조보아의 이미지와 비교했을 때 의미가 남다르다. 조보아는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처음 안방극장을 찾았다. 데뷔작부터 여자 주인공을 꿰찬 신예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조보아의 인형같은 외모가 눈길을 끌었다. 다만 그의 연기력이 미모를 따라가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 첫 주연작에서 여실히 드러난 역량 부족은 대중을 실망케 했고, 쏟아지던 관심도 비난으로 바뀌었다. 한동안 포털사이트에 ‘조보아’를 검색하면 ‘발연기’라는 키워드가 자동으로 떠올랐던 배경이다.

조보아의 데뷔 첫 해는 가혹했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 이어 MBC ‘마의’까지 연달아 연기 혹평을 들은 탓이다. 결국 데뷔 후 2년을 쉬게 된 조보아다. 여기서 그의 ‘악바리 근성’이 빛을 발했다. 신인으로서 결코 짧지 않은 공백기를 보내며 연기 성장을 이뤄냈다. 조보아의 스크린 데뷔작이자 복귀작 ‘가시’(2014)에서의 그는 이전과 분명히 달랐다. 극 중 체육 교사에게 집착하는 고등학생 영은 역을 맡아 소름돋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출연한 tvN 드라마 ‘잉여공주’에서는 순수하고 당찬 인어공주로 변신, 비로소 연기라는 창구를 통해서 자신의 매력을 드러낼 줄 알게 됐다.

(사진=영화 '가시' 스틸컷)
(사진=영화 '가시' 스틸컷)

 

조보아는 이후 OCN ‘실종느와르 M’ KBS2 ‘부탁해요, 엄마’(2015) MBC ‘몬스터’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2016) KBS2 ‘드라마 스페셜-만나게 해, 주오’ SBS ‘사랑의 온도’(2017) 등에 출연하며 쉬지 않고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는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며 대선배인 채시라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극 중 미혼모 정효를 통해서 임신부터 출산까지 실제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들을 실감나게 소화한 덕분에 여성 시청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얻었다. 여기에 조보아는 오는 10일 시작하는 SBS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로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주연에 나설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렇게 자신을 향했던 차가운 시선을 기대와 칭찬으로 바꾸기까지 조보아 스스로 일군 결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동시에 이는 ‘골목식당’의 취지와도 꼭 들어맞는다. ‘골목식당’은 전국 곳곳의 죽어가는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의도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백종원은 실패한 음식점들을 찾아 모든 성공에는 노력이 수반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골목식당’이 제공하는 솔루션은 ‘레시피’라는 기술적인 정답이 아니다. 대신 가게 사장마다 메뉴와 재료에 대한 이해도, 음식을 대하는 자세 등을 점검하며 개인의 노력으로 인한 변화를 유도한다. 

조보아의 ‘골목식당’ 합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식당 운영의 경험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다고 소문난 연예인도 아닌 그가 과연 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송이 거듭될수록 조보아만큼 ‘골목식당’의 메시지와 잘 어울리는 인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골목식당’ 안에서 조보아가 하는 역할도 대단하다. 예능 면에서는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표정으로 웃음을 책임진다. 일부 ‘골목식당’ 사장이 상식과 거리가 먼 언행을 보인다거나 맛없는 음식을 시식할 때면 조보아의 표정은 사정없이 일그러진다. 반대로 베테랑 사장을 만나거나, 이런 경우는 흔치 않지만, 맛있는 음식을 시식하게 되면 환하게 미소 짓는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조보아의 얼굴은 시청자의 심경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SBS)
(사진=SBS)

 

그런가 하면 조보아의 존재 자체가 ‘골목식당’ 사장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한다. 요리 문외한을 자처하는 그가 다코야키 요리사로 거듭났던 에피소드는 한 예다. 이 외에도 지난달 28일 방송한 ‘골목식당’ 홍은동 포방터 시장 편에서 조보아의 남다른 열정과 센스가 감탄을 자아낸 바 있다.

당시 조보아는 SBS 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를 밤새워 촬영하고 녹화에 합류했다. 피곤했을 법도 한데 그는 내내 상큼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뿐인가. 지친 몸을 이끌고 ‘골목식당’의 ‘트러블 메이커’ 홍탁집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도 했다. 홍탁집은 모자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나이 든 어머니가 요리부터 계산까지 바쁘게 움직이는 반면 이를 돕지 않는 아들의 모습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아들에게 어머니 없이 하루동안 가게를 운영하라는 미션이 내려졌다. 조보아는 그런 아들을 돕기 위해 투입됐다.

이때 조보아의 배려심이 빛을 발했다. 홍탁집에 도착한 조보아는 우선 아들의 긴장을 풀어주고자 나섰다. 가게 운영에 관해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고 자책하는 아들을 위로했다. 그런가 하면 식당에 손님들이 들어서자 노련한 종업원으로 변신했다. 요리가 손에 익지 않은 홍탁집 아들이 음식을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자 테이블마다 일일이 사과하며 음료수를 서비스로 제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홍탁집의 실질적 소유주인 아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보아의 똑부러지는 면모는 이전까지 홍탁집 아들이 시청자들을 실망케 한 모습과 대비되며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물론 조보아가 ‘골목식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얻는 것도 있다. 그에게 ‘골목식당’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 그 이상의 의미다. “백종원이 상인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인생을 배우기도 하고, 여러 가게가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악바리 근성’으로 살아온 조보아와, 그런 그가 필요한 ‘골목식당’의 긍정적인 시너지가 앞으로도 계속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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