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god의 20년, 다시 펼쳐질 마법
[객석에서] god의 20년, 다시 펼쳐질 마법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8.12.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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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싸이더스HQ 제공)
(사진=싸이더스HQ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그룹 지오디(god)에게는 신비한 마법을 펼쳐내는 능력이 있다. 이들의 노래만 들리면, 이들이 무대 위에만 오르면 그곳은 단숨에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다. 현실은 2020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때도, 지금도 지오디가 존재하기에 가능한 마법. 묘한 간극에서 오는 짜릿함은 때로는 아련함을, 때로는 흐뭇한 미소를, 때로는 감동의 눈물을 선사한다.

지오디의 마법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단독 콘서트 ‘그레이티스트(gratest)’를 통해 이뤄졌다.

이날 공연장에는 남녀노소 불구하고 수많은 팬들이 자리했다. 남성 팬들 또한 야광봉을 흔들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지오디가 여전한 ‘국민그룹’이라는 걸 공연 전부터 증명한 순간이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공연 오프닝 영상이 흘러나오자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지오디는 ‘길’을 부르며 등장했다. 함성소리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어 지오디는 ‘보통날’ ‘다시’ ‘편지’ ‘애수’ 등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명곡 무대를 펼쳤다.

무대를 마친 후 변함없는 위트를 뽐내며 팬들과 인사를 나눈 지오디는 ‘프라이데이 나잇(Friday night)’ ‘관찰’ 등으로 본격적인 흥을 돋우기 시작했다. ‘웃픈 하루’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투러브(2♡)’ ‘미운 오리 새끼’ 등 서정적인 노래들은 공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사진=싸이더스HQ 제공)

노래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곡들인 만큼 팬들의 우렁찬 떼창과 응원법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오디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거짓말’ 무대에서는 분위기가 정점에 달했다. 멤버들은 이 무대에서 공중 이동차를 타고 2, 3층 관객과도 가까이 호흡하기도 했다.

‘투러브’ 무대는 또 다른 의미의 감동이었다. 이 곡을 냈을 당시 지오디를 탈퇴한 상태였던 윤계상이 목소리를 얹었기 때문. 윤계상은 노래 중반부부터 무대에 합류해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했다. 팬들은 그의 목소리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덧입히며 괜찮다는 듯 토닥였다. ‘투러브’ 다음 곡은 지오디가 다시 5명이 돼 불렀던 ‘미운 오리 새끼’. 이들은 그렇게 긴 공백을 단숨에 넘었다.

  ‘니가 필요해’ ‘니가 있어야 할 곳’으로 모두를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 ‘니가 있어야 할 곳’은 또 다른 클라이맥스였다. 폭죽은 쉴 새 없이 터지고 멤버들은 무대 위를 날아다녔으며 팬들은 있는 힘껏 뛰었다. 이후 이어진 ‘0%’의 아련함은 ‘하늘색 약속’ ‘촛불하나’ ‘하늘색 풍선’으로 이어졌다. 팬들을 향한 고백과도 같았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사진=싸이더스HQ 제공)

이번 공연은 지오디가 데뷔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무대는 세 곡 빼고 모두 지오디가 1위를 차지했던 곡들로만 꾸려졌다.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끌어당기고 매끄럽게 흘러가는 히트곡들은 지오디의 위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멤버들은 지금까지의 시간 중 가장 ‘그레이티스트’했던 순간들을 되짚었다. 모두의 추억이기도 했던 이 이야기들은 뭉클한 감동을 줬다. 

다만 지오디는 단순히 20년 동안의 활동을 기리는 의미에 그치지 않았다. 더 나아가 ‘20년’이라는 위대한 길을 걸어온 팬들과 함께 추억을 회상하고 현재를 즐기고 앞으로를 기대하는 뜻이 더 컸다. 지오디가 수많은 명곡 중 첫 번째 곡으로 선택한 ‘길’부터 시작해 손호영이 맡은 총 연출까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전체적인 세트리스트도 마찬가지다. 공연은 현재의 지오디를 만들어준 히트곡으로 시작해 지금의 지오디가 부른 곡들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간 함께해 온 시간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곡들로 마무리됐다. 순식간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갔다가 다시 지금을 되새길 수 있는 흐름은 공연의 감동을 극대화했다. 스크린에서 활동하던 멤버도, 예능으로 웃음을 선사하던 멤버도, 솔로가수로 활동하던 멤버도 이곳에서만큼은 그저 ‘지오디’였다.

20여 개의 노래들로 지오디의 20년을 대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변함없는 사랑을 뛰어넘어 더욱 끈끈해진 이들의 관계는 충분히 보여줬다. 지오디와 팬들이 보낸 ‘우리’의 시간은 휘발되지 않고 여전히 이곳에 머물러 ‘그레이티스트’한 순간으로 남았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들의 시간이 지닌 위대함은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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