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뉴스] 송혜교·김선아가 개척한 女캐릭터의 新활로
[수다뉴스] 송혜교·김선아가 개척한 女캐릭터의 新활로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8.11.28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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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사진=tvN)

 

[뷰어스=손예지 기자] 송혜교와 김선아가 여성 캐릭터의 틀을 깼다.

안방극장에 반가운 언니들이 돌아왔다. 송혜교와 김선아가 그 주인공이다. 결혼 후 복귀한 송혜교는 이혼녀로 분해 새로운 로맨스물을 선보인다. 김선아는 전문직 종사자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캐릭터를 맡았다. 두 배우는 그간 드라마에서 정형화 됐던 캐릭터의 한계를 벗어나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다.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반갑다. 

먼저 송혜교가 2년 만에 출연하는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를 통해 멜로 연기에 나선다. 그가 맡은 여자 주인공은 업계 1위 호텔 대표인 차수현이다. 극 중 정치인 아버지를 둔 수현은 부모의 뜻에 따라 재벌가 자제와 결혼했다가 결국 이혼한 인물이다. 이로 인해 성격이 어두워진 수현은 연하남의 김진혁(박보검)을 만나면서 변화할 전망이다.

송혜교는 주로 로맨스물에서 두각을 나타낸 연기자다. 사랑스럽고 발랄하거나 청순하고 가련한 역할들을 그만의 매력으로 소화해왔다. 이렇듯 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거쳐 ‘믿고 보는 로코퀸’으로 거듭난 송혜교이지만 이혼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남자친구’가 처음이다. 하지만 송혜교는 최근 열린 ‘남자친구’ 제작발표회에서 수현에 대해 “전작들과 다른 점은 이혼했다는 설정뿐”이라며 “이전의 캐릭터들과 완전히 다르다고 말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송혜교의 소신과 차수현의 등장이 안방극장에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세대가 변화함에 따라 이혼을 불경시하거나 흠처럼 보는 경향은 많이 사라졌으나, 그렇다고 사회의 인식이 완전히 바뀐 것도 아니다. 이혼은 주로 막장극의 단골 소재가 됐다. 이혼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는 작품은 대개 중장년층 시청자를 겨냥한 주말극이나 일일극이었으며, 여기서 여성은 가정 불화로 이혼한 뒤 새 삶을 개척하거나 전 남편 혹은 시댁에 복수하는 인물로 소비됐다. ‘로코퀸’ 송혜교를 내세워 이혼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깊이있게 그린다는 ‘남자친구’가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다.

(사진=MBC)
(사진=MBC)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 속 김선아가 연기하는 차우경 캐릭터도 흥미롭다. 아동상담사인 우경은 안정적인 직장과 화목한 가정, 다정한 남편과 귀여운 딸, 뱃속의 아이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여기까지의 우경은 현모양처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극이 전개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우경이 극 중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어린 아이를 죽이고 그 충격에 유산까지 한 것. 게다가 남편의 불륜마저 알게 되면서 가정이 파탄났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가운데 우경에게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아이가 상담을 받으러 오면서 본격적인 미스터리 스릴러의 막이 올랐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사건들을 통해 아동 학대와 혐오 범죄 등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드라마다. 여기서 ‘붉은 달 푸른 해’가 극을 이끄는 주인공으로 ‘엄마’ 캐릭터를 내세웠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개 추적물이 형사나 검사 등을 주인공으로 두는 것과 대비된다. ‘붉은 달 푸른 해’에서도 우경과 자주 마주치는 형사 강지헌(이이경)이 등장하긴 하지만 아직 우경의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크다. 무엇보다 우경이 모성애라는 본능에만 충실한 엄마로 그려지지 않아서 반갑다. 우경은 아동 상담사라는 전문직 종사자로서 아이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능력을 갖췄다. 덕분에 시청자는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주체적인 캐릭터로서 우경을 신뢰하게 된다.

(사진=tvN)
(사진=tvN)

 

이전까지 미디어는 여자 캐릭터를 그릴 때 나이대별로 정형화된 모습을 요구했다. 이를 테면 3~40대 배우에게는 결혼했거나 아이가 있는 역할이 주어지는 경우가 부기지수였다. 그렇지 않으면 극 중 캐릭터가 ‘노처녀’ 소리를 들어야 했다. 반면 사랑 이야기는 20대 젊은 배우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이는 최근까지도 40대 남자 배우가 20대 여자 배우의 상대역으로 캐스팅되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나이 든 여성의 모습을 획일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물론, 나이가 들수록 그 역할이 극의 중심에서 빗겨가는 경향이 대중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남자친구’와 ‘붉은 달 푸른 해’의 출현이 반가운 배경이다. 특히 올해 드라마에서 이 같은 변화가 자주 포착됐다. 상반기 방송한 일드 리메이크작 tvN ‘마더’는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엄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꼬집었다. 또 미혼의 여자 주인공이 ‘타고난 모성애’가 아니라 ‘어른’으로서 아이를 보호하고자 엄마이기를 자처하는 내용으로 남다른 울림을 선사했다. 최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나 tvN ‘나인룸’도 마찬가지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현대사회에 점점 증가하는 ‘경단녀(경력단절녀의 줄임말,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며 경력이 끊긴 여성을 뜻하는 신조어)’를 국정원 첩보 작전에 투입시키는 전개로 비슷한 처지의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안겼다. ‘나인룸’ 역시 30대 여자 변호사와 60대 여자 사형수의 영혼 체인지를 다룬 워맨스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와 관련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남자 배우에 비해 여자 배우가 작품 선택에 있어 나이의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자 배우들 역시 나이와 상관 없이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 연기자들도, 시청자들도 만족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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