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의 B레코드] 공중그늘, 나도 모르게 따라간 그곳
[이소희의 B레코드] 공중그늘, 나도 모르게 따라간 그곳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8.11.2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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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이소희 기자] #57. 금주의 가수는 공중그늘입니다.

(사진=공중그늘 '선' 영상 캡처)
(사진=공중그늘 '선' 영상 캡처)

 

■ 공중그늘, 신선한 소리로 공감을 이끄는 팀

공중그늘은 이장오(보컬,기타), 이해인(드럼), 동수(신디사이저), 이철민(베이스), 성수경(기타)으로 이루어진 5인조 밴드다. 팀명은 이들이 자주 가는 공간 ‘공중캠프’와 ‘우리동네나무그늘’에서 따왔다. 2016년 결성한 공중그늘은 본격적인 데뷔에 앞서 지난해부터 꾸준한 공연과 데모 음원 업로드를 통해 팬층을 쌓았다. 

그러다가 공중그늘은 지난 3월 디지털 싱글 ‘파수꾼’, 5월 디지털 싱글 ‘선’을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의 끝자락에 다가서는 시기인 지난 11일 앞선 두 곡이 포함된 미니앨범 ‘공중그늘’을 발매했다. 오는 12월1일에는 2018 EBS 헬로루키‘ 최종 결선 무대를 치른다.

이들의 대표곡은 ‘파수꾼’으로 말할 수 있다. 공중그늘의 데뷔곡이자 미니앨범 ‘공중그늘’의 첫 번째 트랙이다. ‘파수꾼’은 공중그늘에 입문하게 되는 과정을 러닝타임에 담아낸 듯하다. 노래는 조금 독특하긴 하지만 튀지 않는 멜로디로 시작한다. 손에 잡히지 않는 안개를 헤매는 분위기이며 그리 요란하지 않다. 그런데 중간중간 들리는 또렷한 소리에 홀려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노래에 푹 빠져있다. 

가사 역시 자연스럽게 초연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줄 모르는 건 아니”라고 말하는 화자와 “한량 한량 하면서도 집채만 한 하루를 보내는 길 건너 미련한 파수꾼”은 대비된다. 그리고 노래는 ‘누군가 그저 고갤 끄덕여준다면’이라고 열린 사고로 끝난다. ‘파수꾼’의 러닝타임을 집중해서 따라간 이들이라면 이들의 고개가 어느 쪽을 향해 끄덕이고 있는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어떤 심정들을 겪었는지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을 터다.

(사진=공중그늘 미니 '공중그늘' 앨범 커버)
(사진=공중그늘 미니 '공중그늘' 앨범 커버)

■ 익숙하고도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

거의 다 지나간 올해를 제외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낼 루키를 선택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이 팀을 선택하겠다. 

공중그늘은 오묘한 세계와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팀이다. 이들의 음악은 사이키델릭, 드림팝, 슈게이징 등 장르를 띠고 있다. 날카로운 몽환이 돋보이는 색채들이다. 여기에 더해진 대중성은 상업성을 띤다는 게 아니라 음악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다. 마니아적인 가수로 다가올 수 있는 공중그늘이지만 막상 들어보면 또 신선한 매력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미묘함을 느낄 수 있다.

앨범 커버만 봐도 그렇다. ‘공중그늘’ 커버에는 여기저기 변형되고 왜곡된 선으로 이루어진 글자가 쓰여 있다. 그런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공중그늘’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즉 ‘공중그늘’의 커버는 꼬불꼬불한 문양은 해석할 수 없는 그림처럼 보이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개만 조금 돌리면 분명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공중그늘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적당히 비틀고 짜내어 익숙하고도 새로운 세계로 리스너들을 초대한다.

‘공중그늘’에는 이들에게 입문할 수 있는 ‘파수꾼’ ‘잠’부터 슬슬 밴드이기에 낼 수 있는 사운드의 조화를 드러내는 ‘선’, 본격적으로 전개의 왜곡이 더해지는 ‘농담’ ‘연애, 그리고 첫 트랙과 결을 같이 하는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산책‘까지 완벽한 짜임새가 들어가 있다. 유유히 유영하다가 뜻밖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주에 볼륨을 어느 정도 키워야 들릴 정도로 어렴풋한 보컬이 얹어진 조화도 탁월하다.

공중그늘 '산책' 뮤직비디오 캡처. 세로 영상으로 되어 있다(사진=뮤직비디오 캡처)
공중그늘 '산책' 뮤직비디오 캡처. 세로 영상으로 되어 있다(사진=뮤직비디오 캡처)

■ 공중그늘 미니 인터뷰

▲ 공중그늘을 소개해주세요

“공중그늘은 평소 친하게 지내지만 서로 다른 일을 해오던 친구들이 길지 않은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내고자 2016년 결성한 밴드입니다. 사이키델릭 팝/록, 드림팝, 신스팝, 슈게이징, 레게 등 다양한 음악을 신스 사운드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 보통 사이키델릭, 슈게이징과 같은 장르를 떠올리면 조금은 어둡고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공중그늘의 노래는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요소들 덕분일까요

“일반적으로 사이키델릭, 슈게이징 장르에서는 감정적 몰입도를 중요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반해 공중그늘의 음악은 감정에 함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신스가 중심이 되는 것 또한 사운드가 직관적이고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서 여쭤본 내용은 어떻게 말하면 서정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는 말이기도 해요. 어떨 때는 독특하고 괴기한데 어떨 때는 따뜻하게 들려요. 소리에 있어 어떤 것들을 가장 신경 쓰나요

“사운드에 있어 실험적인 요소들을 많이 활용하려 합니다. 노이즈나 다양한 이펙팅을 통해 새로운 사운드를 만드는 것에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 동시에 곡과의 개연성을 잃지 않기 위해 조율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곡의 큰 틀에서 납득 가능하면서 신선한 사운드를 만듭니다”

▲ 가사에 있어서도 ‘그냥’ ‘깨우지 말아줘’ ‘한량’ ‘찾으려 하지 않는다’ 등 가사의 표현들이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지니는 것 같아요. 조금은 무기력하면서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느낌도 있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느낌이요. 공중그늘은 소재나 주제를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나요

“주제나 감정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주장을 펼치거나 감정에 호소하지 않은 채 담담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려 합니다”

▲ 올해 막바지에 미니앨범을 내서 그런지 내년이면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내년에는 어떤 해를 보내고 싶나요

“활동기간이나 발표한 음원 등에 비해 큰 관심을 받아 매우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팬 분들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꾸준히 곡을 만들고 들려드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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