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기] 김재영, 사랑이 고픈 남자
[마주보기] 김재영, 사랑이 고픈 남자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8.11.2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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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백일의 낭군님'에 이어 올리브 '은주의 방'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배우 김재영(사진=HB엔터테인먼트)
tvN '백일의 낭군님'에 이어 올리브 '은주의 방'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배우 김재영(사진=HB엔터테인먼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올리브 ‘은주의 방’ 1회에는 남자 주인공 민석이 컬러테라피 수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색깔로 채우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파란색 계열은 스트레스 해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분홍색은 공격성을 억제해준다. 그렇다면 민석을 연기한 배우 김재영이 끌림을 느끼는 색깔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초록색이요.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색이거든요” 김재영의 답이다. “‘백일의 낭군님’부터 ‘은주의 방’까지 방송할 때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시청률을 찾아보고 있거든요. ‘잘 나와야 하는데’ 걱정하면서요”

그는 올해 tvN 월화극의 새 역사를 쓴 ‘백일의 낭군님’에서 고독한 삶을 살았던 살수 무연 역으로 열연했다. 여자 주인공 홍심(남지현)의 오빠로, 부모를 죽음으로 내몬 원수 김차언(조성하)에게 목숨을 구걸한 대가로 비밀 살수가 됐다. 비중이 큰 캐릭터는 아니었으나 기구한 사연과 더불어 등장마다 발산하는 카리스마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실은 올해 초까지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연기를 더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문이 들었죠. 캐스팅 문제로 힘들기도 했고요. 특히 20대에는 제작진 미팅을 하면 ‘군대도 이미 다녀왔으니 앞으로 잘 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앞자리가 바뀌니까 ‘여태 뭐했니?’라는 말이 돌아오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백일의 낭군님’을 만나서 받아본 적 없는 사랑과 관심을 얻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것도 아니다. ‘백일의 낭군님’의 흥행과 별개로 감정을 절제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연이는 나를 다 빼고 연기해야 해서 긴장도 많이 했고 몸도 굳었다”고 떠올렸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사진=HB엔터테인먼트)

 

“동생을 위해 살았던 무연이었는데 (극중에서) 김차언에 대한 복수심이 잘 보이지 않아서 어렵기는 했어요. 그런데 ‘백일의 낭군님’은 무연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잖아요. 그런 부분까지 신경쓰면 여태 만들어 놓은 이야기들이 흐트러질 것 같았죠. 나는 무연이 절제된 인물로 보이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그가 감정을 표출한 건 죽기 직전이었어요. 그 때에는 PD님의 도움을 받아 연기했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일의 낭군님’ 방송 초반과 비교했을 때 후반부로 갈수록 무연을 향한 시청자 반응도 달라졌다. “초반에는 ‘멋있다’는 댓글이 많아서 정말 기뻤는데 중반부부터는 연기에 대한 질타도 받았다”며 멎쩍게 웃던 김재영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봤는데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보다 확실하게 될 수 있도록 내가 더 표현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김차언 역의 조성하 선배와는 소속사가 같습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만난 건 ‘백일의 낭군님’이 처음이었죠. 마냥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정반대였어요. 아버지 같으시더라고요. 촬영장에서 농담도 많이 하시고 항상 웃으셨어요. 아이스크림도 많이 사주셨고요(웃음) 항상 ‘무연이가 잘 되면 나를 잊지 말라’고 이야기하셨어요. 하하. 긴장 풀라고 그러셨던 것 같아요.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됐죠. 그러다 촬영이 시작되면 눈빛과 목소리가 바로 돌변하는 것도 감탄스러웠고요”

김재영의 캐스팅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애초 동주(극 중 세자의 호위무사, 도지한이 연기했다) 역을 얻기 위해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김재영 고유의 분위기에서 무연을 읽은 제작진이 역할 변경을 제안했다. “대사는 없었는데 시놉시스를 보니 임팩트가 큰 인물이라 욕심이 생겼다”는 김재영은 “제작진도 ‘무연 역으로 미팅한 친구가 너밖에 없다’면서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그런데 이렇게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한 게 처음이다. 웃음도 없고 감정도 티를 낼 수 없으니 조금 답답한 면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분장팀이나 스태프, 매니저를 붙잡고 아무 말이나 막 하면서 (답답함을) 풀었다”며 웃음 지었다.

“‘백일의 낭군님’을 촬영할 때는 혼자 있는 시간도 많고 장면들도 대개 어두워서 분위기가 무거웠어요. 극 중 송주현 사람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너무 부러울 만큼요. 나는 멀리서 지켜보는 것밖에 못했으니까요. 그때 스태프들이 ‘너는 밝고 장난기 있는 캐릭터가 어울린다’고 하셨는데 ‘은주의 방’으로 이루게 됐습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사진=HB엔터테인먼트)

 

그렇게 곧바로 ‘은주의 방’ 촬영에 돌입한 김재영이다. 직장인 여성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은주의 방’에서 김재영은 현실에 존재해줬으면 싶은 ‘남사친’ 민석을 맡았다. 무연으로 보여준 묵직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다정한 눈빛과 상냥한 말씨로 뭇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백일의 낭군님’ 무연이는 절제된 인물인 반면 ‘은주의 방’ 민석이는 장난기 넘쳐요. 민석이에는 내 실제 성격이 반영됐죠. 그래서인지 민석이를 연기할 때가 더 편해요”

“‘백일의 낭군님’은 여태 출연한 작품 중 시청률이 가장 높았어요. 그런데다 연이어 출연하게 된 ‘은주의 방’이 첫 주연작이다 보니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은주의 방’이 첫 방송한 날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오르고 입소문을 타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물론 수치에 너무 연연하면 안 되지만 다 같이 고생하면서 작업하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결과가 잘 나오기를 바라요”

극 중 민석은 19년지기 은주(류혜영)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김재영은 “짝사랑의 경험이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사랑에 빠지면 돌직구로 고백하는 유형이란다. “(고백을) 받아주지 않으면 아쉽지만 마음을 접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민석이가 은주를 좋아하면서도 고백하지 않고 친구로 지내는 상황이 낯설기도 해요(웃음)”

“실은 남자 중·고등학교를 나와서 여자들의 심리를 잘 몰라요. ‘여자 사람 친구’도 없죠. 이성과는 아무리 친해도 어느 정도의 선을 넘지 않아요. 그래서 극 중 고등학교 회상 장면을 촬영할 때 은주와 장난치는 설정이 어려웠어요. 혜영 씨한테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봤을 정도로요”

첫 주연인데다 짝사랑 경험도 없는 탓에 연기할 때 상대 배우 류혜영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혜영 씨가 배려심이 많다”고 운을 뗀 그는 “상대가 편할 수 있도록 노력해준다. ‘은주의 방’으로 만나기 전에는 인상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직접 만나니 다르다. 섬세한 면도 많고 솔직하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극 중에서 내가 혜영 씨를 짝사랑해야 하잖나. 좋은 모습만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촬영장에서도 매일 ‘예쁘다’고 말한다. 워낙 성격이 좋은 친구라서 (짝사랑에 대한) 감정 연기가 어렵지 않게 나오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기를 시작한지 5년이 됐는데 그동안 10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어요. 그중에서도 올해 ‘백일의 낭군님’부터 ‘은주의 방’까지 출연하게 돼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백일의 낭군님’이 잘된 만큼 ‘은주의 방’도 공감가고 따뜻한 드라마이니 더 큰 사랑받았으면 좋겠고요. 배우 김재영도 아직 미숙하지만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은 관심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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