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의 B레코드] 안희수, 연필로 음악을 쓴다면
[이소희의 B레코드] 안희수, 연필로 음악을 쓴다면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8.11.0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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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이소희 기자] #54. 금주의 가수는 안희수입니다.

(사진=마들렌뮤직 제공)
(사진=마들렌뮤직 제공)

 

■ 안희수의 멜로디, 그리고 가사

마들렌뮤직에 소속된 안희수는 지난해 4월 싱글 ‘찾고파’로 데뷔했다. 이후 ‘재밌는 습관이 생겼어’ ‘내 맘을 안다면’을 발표하면서 기타소리와 목소리가 강조된 포크 스타일을 강조했다. 지난 1월에는 이 두 곡이 포함된 정규 1집 앨범 ‘너의 세계’를 내며 보다 다양한 색깔을 알렸다. 지난달 발표한 싱글 ‘연기자’ 역시 이전보다 더 깊어진 감수성과 피아노가 돋보이는 곡으로 ‘안희수’라는 가수를 드러냈다.

대표곡을 꼽자면 안희수의 데뷔곡인 '찾고파'다.대중에 처음 모습을 비추는 곡인만큼 다가가기 편안한 멜로디를 갖추고 있다. 안희수는 ‘본래의 내 모습을 찾고 싶다’는, 다소 철학적일 수도 있는 내용을 경쾌하고 단순한 리듬과 음으로 구성했다. 담백한 기타 리프와 깨끗한 피아노 소리의 조화가 참 자연스럽다. 포크의 성향도 짙다. 그래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으면서도 가사와 함께 감상을 한다면 자신만의 생각을 빠지게 하는 묘한 힘을 갖추고 있다.

 

■ 안희수가 '연필'을 쥐었다

안희수의 노래를 한 번 들었을 때는 기분 좋아지는 멜로디와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두 번 들으면 깊이가 있는 안희수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렇게 여러 번 듣고 나면 단순히 지나칠 수 없는 가사가 제대로 보인다.

안희수는 자신을 “연필로 쓴 편지처럼 자연스러운 노래를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연필’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안희수의 노래는 전반적으로 ‘나무의 색’을 띄고 있다. 우리가 새 연필을 쥐고 글씨를 써 나가는 과정과 닮았다.

정성들여 깎은 연필을 처음으로 종이에 긋는 순간 나는 사각사각한 소리는 안희수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과 같다. 차분하고 다정하게 흘러가는 멜로디는 왠지 더 또박또박 글씨가 써질 것 같은 뾰족한 심처럼 간결하고 바른 인상을 준다. 

그렇게 계속해서 연필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심은 뭉툭해진다. 굵은 선들은 희미해진 것 같지만 그 흔적은 분명히 있고 또 다른 깊이를 남긴다. 안희수의 목소리 역시 시간의 겹을 고스란히 쌓은 두께를 지니고 있다. 

곱씹을수록 내면이 도드라지는 안희수의 가사는 굵어진 연필심으로 인해 그대로 드러나는 종이의 질감이다. “내 모든 걸 이해할 거라고 하지만/남들처럼 너도 결국 날 겁낼 거면서”(괴물) “TV 속의 연예인들이 오히려 나를 위로하고/늘 공허함에 한숨이 나날이 깊어져만 간다”(재밌는 습관이 생겼어) “내일은 또 어떤 나를 연기해볼까/또 어떤 내가 버텨내려나”(연기자) 등 그의 가사는 남에게 내보이지 못하고 꽁꽁 숨겨왔던 진짜 내 모습을 조심스럽게 펼쳐낸다.

■ 추천곡 ‘마지막 선물’

‘마지막 선물’: 이별에 관한 곡이지만 슬픔을 드러내기보다 슬픔을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 미니멀한 구성을 추구하는 안희수이지만 이 트랙은 유난히도 그렇다. 가성이 돋보이는 안희수의 보컬과 아름다운 선율만이 곡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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