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의 낭군님’ 마치며] 도경수♥남지현이 일궈낸 ‘반전’의 역사
[‘백일의 낭군님’ 마치며] 도경수♥남지현이 일궈낸 ‘반전’의 역사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8.10.30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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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연출 이종재, 극본 노지설)이 도경수와 남지현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30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이율(도경수)은 윤이서(남지현)를 만나 “더는 연홍심이라는 이름으로 살지 않아도 된다”며 “나와의 혼인 전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빠 무연(김재영)과 세자빈(한소희)의 관계를 알게 된 이서는 “저하를 불행하게 만든 것은 나와 내 오라비”라면서 “나를 용서하지 말라”고 이별을 선언했다.

같은 시각 왕(조한철)은 김차언이 역모죄로 처단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시에 김차언이 남긴 옥새 찍힌 백지도 돌려받았다. 백지에는 “김차언의 죄를 자식에게 연좌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혔다. 그러나 왕은 “죽은 자의 말을 들어줄 것 같냐”며 도망치려던 세자빈을 붙잡아 위협했다.

시간이 지나 구둘(김기두)은 끝녀(이민지)와 송주현 사람들을 모아놓고 율의 일화를 들려줬다. 율이 전쟁터에서 수천의 적과 싸워 백성들을 구했다면서 “세자빈은 자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세자빈은 홀로 아기를 낳아 기르며 무연을 그리워했다.

반면 복권된 이서는 여전히 연씨(정해균)과 함께였다. 현감이 된 박은복(이준혁)을 도와 겁탈범을 추포하는 등 마을의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원득’을 기다렸다. 대리청정에 나선 율도 “마음에 담은 연인이 있다”며 왕과 대신들의 혼인 독촉을 거부했다. 이에 중전(오연아)이 온종일 제윤과 붙어 다니는 율을 두고 “아무래도 남색인 게 틀림없다”며 의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왕은 율의 혼인을 성사키기 위해 선위를 선언, ‘원녀·광부는 혼인하라’는 왕명을 내렸다. “왕의 자리가 버거웠다”던 그는 “악한 자이긴 하나 때때로 좌상의 굳건한 의지가 부러웠다. 너 역시 마찬가지”라며 율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왕으로서의 고뇌와 아들에 대한 진심을 전한 그는 중전의 곁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제윤의 ‘질투 유발’ 작전에 넘어간 율은 송주현을 찾아가 이서에게 다시 청혼했다. 원득이었을 시절 써놓은 일기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이서에게 입맞추며 미래를 약속했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이렇듯 ‘백일의 낭군님’ 속 율과 이서는 역경을 딛고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백일의 낭군님’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였다. ‘월화극 왕좌’에 오르기까지 ‘반전’의 여정을 걸었다.

‘백일의 낭군님’의 편성이 확정됐을 당시, 이 드라마를 ‘약체’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올해 상반기 유독 지지부진했던 tvN 월화극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최고 시청률 1.4%)부터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최고 시청률 2.1%)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최고 시청률 3.2%)까지 전작들의 성적이 워낙 저조한 탓에 ‘백일의 낭군님’의 흥행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이하 동일)

첫 번째 반전은 시청률에서 나타났다. ‘백일의 낭군님’은 5.0%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이후 점차 상승하더니 방송 10회 만에 10%대 시청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4회 시청류은 12.7%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백일의 낭군님’을 향한 사랑이 전 세대에서 비롯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TNMS 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백일의 낭군님’ 14회는 10대부터 40대까지 시청률 1위를 싹쓸이했다. tvN 개국 12년, 그간 채널의 위상이 한층 성장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주요 시청자가 젊은층에 한정됐던 게 사실이다. 이에 tvN 역시 시청자의 폭을 넓히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온 바. ‘백일의 낭군님’으로 하여금 그 목표에 한발 다가서게 된 셈이다.

여기에는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PD와 극본의 노지설 작가 공이 크다. 이 PD와 노 작가가 보여준 환상의 호흡이 전 세대가 부담없이 즐길만한 미스터리 로맨스 사극을 완성시켰다는 평가다.

‘백일의 낭군님’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궁중 암투에 휩쓸린 왕족이 기억을 잃은 채로 궐 밖에 쫓겨나 평범한 백성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어질 때쯤 두 사람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게 되고 강제적인 이별을 맞는다. 그러나 우연인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인연이 실은 오래 전부터 이어졌음이 드러나며 결국 해피 엔딩에 이른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줄거리만 놓고 보면 ‘백일의 낭군님’의 발상은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 이야기의 기본 구조가 철저히 클리셰를 따르기 때문. 그러나 클리셰가 왜 클리셰인가. 어떤 소재나 이야기의 흐름이 흔히 쓰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만큼 오랜시간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는 뜻이다. 

‘백일의 낭군님’은 이 점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율과 이서의 러브 스토리를 큰 틀로 잡고 부가 요소들을 더했다. 먼저 율과 왕, 김차언의 갈등이 나타내는 정쟁(政爭)은 중장년층의 구미를 당겼다. 또 율이 기억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젊은 층의 흥미를 자극했다. 율과 이서가 각각 원득과 홍심으로 송주현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따뜻한 분위기로 그려내 전 세대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요소들이 따로 놀지 않고 율과 이서의 이야기와 잘 맞물렸다는 것. 그런가 하면 회차당 사건의 발생과 해결을 적절히 배치해 시청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 것도 ‘백일의 낭군님’의 강점 중 하나였다.

여기서 ‘백일의 낭군님’ 두 번째 반전이 빛난다. 주연배우 도경수와 남지현의 존재감이다. 로맨스와 정치적 요소, 미스터리 장르까지 한데 어우러진 ‘백일의 낭군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했던 두 배우다. 그 속에서 도경수는 ‘백일의 낭군님’이 미니시리즈 첫 주연작이었고, 남지현 역시 성인이 된 뒤 처음 출연하는 사극 드라마였던 터라 부담이 적잖았던 상황. 그러나 두 사람이 해냈다. 도경수는 왕세자의 위엄과 원득의 ‘찌질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를 보여줬다. 남지현도 사극에서 보기 드문 당찬 여자 캐릭터를 제 색깔로 소화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또 도경수와 남지현이 만들어낸 풋풋한 로맨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도경수와 남지현을 주축으로 조화를 이룬 신구 세대 배우들도 눈길을 끌었다. 김차언 역의 조성하부터 왕 역의 조한철, 연씨 역의 정해균까지 믿고 보는 베테랑들이 무게를 잡으면 정제윤 역의 김선호, 무연 역의 김재영, 세자빈 역의 한소희, 끝녀 역의 이민지, 동주 역의 도지한 등 신선한 얼굴들이 톡톡 튀는 연기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연출과 대본, 배우의 ‘삼합’이 제대로 이뤄진 덕분에 ‘백일의 낭군님’은 tvN 역대 월화극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편성 불문 tvN 드라마 시청률 TOP5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역사를 새로 썼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이에 ‘백일의 낭군님’이 최종회로 신기록을 추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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