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를 키우다] ③임광욱 프로듀서 "현재 육성의 과도기, 지속가능성 내다봐야”(인터뷰)
[작곡가를 키우다] ③임광욱 프로듀서 "현재 육성의 과도기, 지속가능성 내다봐야”(인터뷰)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8.10.2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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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모전부터 오디션까지, 신인 작곡가를 양성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나타나고 있다. 새롭게 생겨나는 시스템들은 작곡가의 꿈을 좇는 이들의 등용문이 되어주기를 자처한다. 하지만 작곡가 지망생과 신인 작곡가가 처한 현실은 여전히 암담한 상황. 치열한 경쟁 끝에 탄생한 공모전 출신 스타 작곡가도 아직은 거의 없다. 신인 작곡가를 발굴하겠다는 취지가 수많은 제약에 부딪혀 희미해지고 있다. 과연 역량 있는 인재들은 제대로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신인 작곡가 육성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디바인채널 제공)
(사진=디바인채널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신선한 신인 작곡가를 찾아내려는 움직임, 허나 의도대로 되지 않는 현실. 이제 막 활성화되려고 하는 작곡가 육성 시스템은 그 사이에 있다. 긍정적인 부분과 허점이 공존하는 과도기다. 이런 상황 속 작곡가 시장에 부는 새로운 활력을 어떻게 해야 안정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화려한 이력을 갖추고 있고, 작곡가 및 프로듀서들을 이끄는 입장에서 본 신인 작곡가 발굴 및 육성 환경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프로듀서 레이블 디바인 채널의 대표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임광욱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바인 채널은 신화, 보아, 태연, 비투비, 엑소, 빅스, 방탄소년단 등 수많은 톱가수의 명곡을 탄생시킨 레이블이자 프로듀싱 팀이다.

 

▲ 이제는 누구나 창작자인 시대가 됐다고 한다. 작곡가 시장에 오래 몸담은 인물로서 이전보다 업계에 입문하기 쉬워졌다고 보나

“작곡가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이전에 비하면 업계에 발을 딛기 조금이나마 수월해졌다고 본다. 요즘에는 작곡가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들도 있고, 내가 활동하던 당시에도 그런 것들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에 SNS나 사운드 클라우드, 유튜브 등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채널도 많이 생겼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곡가 시장에서는 쏠림 현상이 여전한 상황이다. 업계는 신선한 음악을 찾는다고는 하는데 막상 기용은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창구는 많아졌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다양한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온라인상에 올라온 노래만으로는 신뢰를 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작곡가 지원 시스템으로 뽑힌 이들 또한 마찬가지다. 게다가 곡 발매일부터 시작해서 작업 과정 등이 대외비인 것도 많고, 무작정 신인 작곡가를 기용하기는 힘들다. 새로운 사람을 찾더라도 주변 관계자들에게 추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도 이런 의미다”

▲ ‘다양한 검증’은 어떤 것들을 말하나. 작곡가의 노래만으로 가능성을 평가할 수 없다는 건가

“작곡가라고 해서 곡만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결과물로 나오기까지 과정을 잘 해내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디렉팅을 어떻게 보느냐, 믹싱을 어떻게 하느냐, 어떤 가수와 매칭하느냐 등 노래의 질과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니 커뮤니케이션적인 측면에서도 기존의 선후배 관계, 암묵적인 룰, 업계에서 통용되는 예의 등이 있다. 그렇다 보니 작곡 실력이라는 한 가지 측면만 보고 비즈니스적인 작업까지 택하기는 어렵다”

   

(사진=디바인채널 제공)
(사진=디바인채널 제공)

▲ 신인 작곡가 등용이 의무적인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고정화된 프로세스가 반복되다 보면 신인 작곡가들은 경력을 쌓기 점점 힘들어지지 않나

“물론 기존 업계 종사자들도 필드에 입문할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지는 변화에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창구를 통해 새로운 이들을 발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주변 제작자들을 보면 곡 잘 쓰는 친구들을 찾기 위해 여러 채널을 돌아다니는 이들도 꽤 있다. 우리부터도 디바인 채널 메일로도 데모를 보내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 중 우리와 계약을 한 이들도 있다. 계약 전, 노래를 듣고 실제로 여러 번 만나서 알아가는 과정을 가졌다. 그 친구들에게는 우리의 노하우도 알려주고 재밌게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키워주며 팀의 시너지도 알려주려고 한다”

▲ 종사자와 지망생 혹은 신인 작곡가들이 직접 일대일로 컨택하지 않는 구조인 작곡가 지원 프로그램은 이론적인 측면에 그친다는 한계점을 지닐 수도 있겠다. 신인 작곡가들이 실무능력을 쌓고 실질적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측면의 지원이 중요할까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노래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과정’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 동안 실제 현장을 지켜보게 하고 투입도 해보는 거다. 선발 작곡가의 곡이 발표됐다고 해도, 이후로도 다른 제작사나 소속사에 연결 혹은 추천을 해주는 등 일할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디바인 채널에서도 신인 작곡가들에게 일부러 더 많은 일을 주기도 한다. 새로운 작곡가를 진정성 있게 육성하고자 한다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일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길을 잡아줘야 한다”

▲ 방송을 통한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것들도 작곡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나

“우리 회사처럼 작곡가 필요로 하는 입장에서는 방송이든, 공모전이든 새로운 작곡가들이 많이 노출되면 될수록 좋다. 더 많은 인재를 발굴해낼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작곡이라는 게 평가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곡은 잘 만들었는데 가창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 감흥이 덜 올 수도 있고, 곡은 보통인데 가창이 좋아서 좋은 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 어떤 곡을 ‘좋은 곡’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처럼 작곡이라는 게 누군가와 힘을 합쳐 곡을 완성할 수밖에 없다. 방송이든 어떤 채널이든 이런 기준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필드에 있는 이들이 실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동시에 작곡가를 희망하는 이들이 지녀야 할 올바른 마인드도 동반되어야 할 것 같다

“신인 입장에서 역시 어떤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서든 많이 노출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경력이 쌓이다 보면 다른 이들이 주목할 수도 있고, 일이 또 다른 일감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망생이든 이제 막 업계에 들어온 이든 주변의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후 자신의 몫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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