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정의 마주보기] 한지민이 ‘미쓰백’으로 행복해지기까지
[남우정의 마주보기] 한지민이 ‘미쓰백’으로 행복해지기까지
  • 남우정 기자
  • 승인 2018.10.1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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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사진=BH엔터테인먼트)
한지민(사진=BH엔터테인먼트)

[뷰어스=남우정 기자] “모두가 정말 소중하게 만들었어요”

한지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를 마치자마자 ‘미쓰백’의 개봉 시기가 다가왔고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진행까지 맡았다. 쉬지 못한 탓에 목소리 상태까지 안 좋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한지민은 ‘미쓰백’ 덕분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미쓰백’은 세상으로부터 외면 받은 채 살아온 전과자 백상아가 아동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 지은(김시아)를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렸다. 뉴스에서 봐왔던 아동학대의 현실이 고스란히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한지민 역시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어디선가 일어난 일을 목격한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새벽 4시에 시나리오 읽었는데 그 시간대가 이성적이기 쉽지 않은 시간이에요(웃음) 필체도 섬세한 편이었고 감정선이 정교하게 적혀 있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어요. 캐릭터 감정이 깊게 오다 보니까 화가 나면서도 백상아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진하게 들었어요”

한지민이 연기한 백상아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을 받았고 자신을 지키려다가 전과자가 된 인물이다. 세상으로부터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마음의 벽을 쌓았다. 거친 모습이 오히려 안쓰러움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한지민도 그런 백상아에게 자연스레 끌릴 수밖에 없었다.

“상아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마 나란 배우가 ‘미쓰백’에 캐스팅 돼서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처음엔 날선 느낌을 애써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 얼굴의 특성상(웃음) 상아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잘 드러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머리 탈색도 하고 호피무늬 옷이나 진한 립스틱을 썼죠. 상아는 모든 사람에게 방어벽이 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건드리지마’라는 걸 표출하기 위해 세보이려고 했겠죠”

‘미쓰백’을 통해 한지민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화려한 의상에 담배를 물고 욕설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 한지민이 맞나 싶을 정도다. 거친 삶을 살아온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 피부도 일부러 건조하게 표현하고 잡티와 다크서클까지 만들어 넣었다.

“이런 이미지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고민을 했던 부분이긴 해요. 대중들이 각자 보고 싶은 내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흡하지 않게 보여주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백상아와 이질감이 없게 하고 싶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나와 닮은 모습은 많지 않지만 안아주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어요. 감정적으론 힘들었지만 배우로는 행복했어요”

아동학대를 당하는 아이인 지은 역의 김시아와의 호흡도 중요했다. 너무 닮았기 때문에 서로를 알아보는 백상아와 지은의 연대는 ‘미쓰백’의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미쓰백’은 학대 받는 연기를 해야하는 김시아를 고려해 꾸준히 상담을 진행하고 표현 수위를 조절하며 배려했다.

“걘 진짜 천재인 거 같아요. 나중에 세계로 나갈 것 같아요(웃음) 아이인데 눈에 수만 가지 감정이 있더라고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묵직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선 시아가 정신적으로 다치게 될까봐 ‘컷’을 하면 무조건 시아라고 불렀어요. 역할과 실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촬영 내내 엄마를 찾지도 않았고 NG를 낸 적도 없었어요. 백상아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 “‘밀정’ 이후로 성격 변했죠”

‘미쓰백’은 아동학대의 이야기가 주축이지만 한지민의 변신에 많은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유난히 사랑스럽고 밝은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던 한지민이다. ‘미쓰백’의 백상아는 그간 한지민이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결 자체가 다르다. 연기 변신에 대한 목마름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고민하고 고민했던 부분이다. 우연히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연기가 자신과 맞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한지민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생긴 경우라고 털어놨다.

“아마 지금 데뷔했으면 난 살아남지 못했을 거예요(웃음) 역량이 부족한데 드라마를 계속하면서 적응을 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 다 다른 작품인데 내가 연기를 똑같이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조선명탐정’ 제안을 받았어요. 감독님한테 ‘왜 나한테 이런 캐릭터 줬냐’고 물어봤어요. 그전엔 도전조차 생각을 못했거든요. 막상 해보니까 연구를 하고 연기를 해야 된다는 걸 뒤늦게 알았죠. 그때가 서른이었는데(웃음) 그전까진 집순이기도 했고 온실 속 화초처럼 지냈어요. 그 이후로 성격도 바뀌었어요”

특히 한지민은 2016년 개봉한 영화 ‘밀정’을 통해서 성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데에서 불편함이 줄어들었다. 한지민은 김지운 감독과 첫 미팅때 긴장을 했던 것과는 달리 영화를 끝내고 헤어질 땐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회상했다.

“‘밀정’의 촬영 기간이 워낙 길기도 했지만 김지운 감독 작품이라서 현장에 관계자 분들이 정말 많이 왔어요. 그동안 현장에서 함께 연기했어도 작품이 끝나고 나선 어울리는 걸 어덯게 할지 몰랐어요. 근데 ‘밀정’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많이 단단해졌어요”
한지민은 이미지 변신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온전히 변신을 위해 ‘미쓰백’을 선택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자신의 연기 변신 보다는 ‘미쓰백’에 담긴 이야기와 사회에 관심을 주길 희망했다.

“내가 연기 변신을 한 것에 포인트가 가기 보단 이 영화를 통해서 이런 문제가 이슈화 돼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정말 모든 스태프가 소중하게 만들었어요. 연기 변화를 시도했다는 말을 듣겠지만 온전히 이 이야기에 들어가서 봐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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