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혐시대] ③ 뒤늦은 독서가의 책과 친해지는 단계
[책혐시대] ③ 뒤늦은 독서가의 책과 친해지는 단계
  • 남우정 기자
  • 승인 2018.10.08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실태조사 결과가 나올 때만 와닿았다. 독서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 하지만 최근 ‘책혐시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2018년은 정부가 지정한 ‘책의 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시선을 달리 보면 얼마나 책을 안 읽으면 정부가 책을 보라고 1년 프로젝트를 세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률을 계속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작은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2018년 독서생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편집자주-

책맥 (사진=뷰어스)
책맥 (사진=뷰어스)

[뷰어스=남우정 기자] 뒤늦은 독서가가 책과 더 친해질 수 있을까.

2018 책의해 조직위원회 연구팀은 매일~일주일에 한 번 책을 읽는 유형을 ‘애독자’, 한 달에 한 번~일 년에 한 번 책을 읽는 유형을 ‘간헐적 독자’, 연간 기준으로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유형을 ‘비독자’로 봤다. 이렇게 분류하자면 난 ‘애독자’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책 두 권은 읽는다. 하지만 읽고 쓰는 게 일인 직업인으론 한참 모자란 독서량이다. 심지어 독서 편식도 심하다. 문학, 시, 에세이 종류는 좋아하나 인문, 과학 도서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어린 시절 책과 담을 쌓았고 성인이 된 후에서야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으니 습관이 잘못 들었다. 요즘 독서모임, 북토크, 여러 종류의 독립서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 방법들로 책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 직접 체험해봤다.

파주북소리(사진=뷰어스)
파주북소리(사진=뷰어스)

■ 1 Step; 책축제 즐기기

때마침 독서의 계절에 걸맞게 대표적인 도서 축제인 2018 파주북소리가 개최됐다. 9월14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된 파주북소리는 책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작가와의 만남은 물론 공연 요소를 가미한 낭독공연, 북큐레이션 소셜테이블, 각종 포럼, 심야책방, 출판상담소 등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책축제답게 책을 구매할 수 있고 각 출판사들의 굿즈들도 접할 수 있다. 참여한 작가만 하더라도 김애란, 김중혁, 박준, 은희경, 천명관 등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수두룩했다. 지역 농산물 판매, 루프탑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구성이 돋보였다.

문제는 축제인데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 비가 내려 날씨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당황스러울 정도로 썰렁했다. 프로그램의 구성도 젊은 층부터 가족들까지 즐길 수 있게 다양했지만 오히려 관객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출판도시에 자리하고 있는 출판사들이 오픈하우스 행사로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만들었지만 주요 행사는 대부분 지혜의 숲에서 진행됐다. 동선을 생각했을 땐 장점이나 한 장소에 행사가 집중되면서 출판도시 전체의 축제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음에도 지혜의 숲 내에서 책을 읽는 이들이 많았다. 주말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은 지혜의 숲의 평소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쉬웠다.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부스도 출판사별로만 분리되어 있어 특별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직접 만드는 노트, 북마크, 책 향수 등 굿즈들이 구매욕구를 끌어올렸다. 결국 책 대신 굿즈만 손에 들고 나왔다.

북토크(사진=뷰어스)
북토크(사진=뷰어스)

■ 2 Step : 작가 가까이 만나기

서울 상암, 광화문, 경기 판교에 위치한 서점인 북바이북은 다양한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서점으로 유명하다. 북바이북 회원에 가입했더니 그 달의 행사를 문자로 안내해주기도 한다. 특히 북바이북 방문객이 책을 읽고 짧게나마 서평을 남겨 추천하는 책갈피가 북바이북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다. 특색 있는 서점은 방문욕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다.

그래서 광화문점에서 진행된 표창원 작가의 ‘셜록을 찾아서’ 북토크에 참가했다. 책값을 포함한 참가비를 내면 참여가 가능하다. 서점의 특성상 인원수 제한이 있다. 금새 서점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채웠지만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워 친밀감이 높아진다. 국회의원이기도 한 표창원 작가는 프로파일러를 그만둔 후 무작정 셜록의 자취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작가의 의도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게 북토크의 매력이자 장점이 아닐까 싶다. 강연이 끝나고 독자들이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프로파일러와 정치인 중 어떤 일이 더 힘드냐’ 등 범죄 프로파일러에서 정치인이 된 작가의 특성에 맞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강연이 끝난 이후엔 사인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런 소규모의 책 강연은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그 책에 관심이 생기게 만들었다. 사실 강연을 듣기 전까진 ‘셜록을 찾아서’라는 책을 몰랐었다. 강연 이후 책을 읽고 나서 셜록의 나라가 궁금해졌다. 이런 방식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도 흥미가 생겼다.

■ 3 Step: 나에게 맞는 책읽기

요즘엔 SNS만 뒤져봐도 쉽게 독서모임을 찾을 수 있고 작가와의 만남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주인장의 특색이 강한 서점들도 많아서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특히 최근엔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책맥’(책+맥주) 서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서울 합정에 위치한 한 북카페를 찾았다. 아담한 공간이지만 소설부터 만화책까지 주인의 취향이 담긴 책들이 가득했다. 또 단골이 추천하는 코너가 책장 한 부분을 차지한 점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책만큼 맥주도 다양하다. 각종 수입맥주부터 와인, 위스키도 마실 수 있다. 책이 술과 함께 술술 넘어간다. 북카페 특성상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용해 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 자리에서 한 권을 뚝딱 읽었다. 가장 독서 효율이 좋았다.

앞서 서점도 여러 군데 돌아다녀봤고 축제, 강연도 참여했지만 나에게 가장 잘 맞았던 것은 좋은 장소에서 혼자 읽는 것이었다. 책을 접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방법이 바로 독서와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간 책방에 끌려서 책을 구매하곤 읽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 독서 모임이나 북토크는 결국 사람들과의 만남이기 때문에 때에 따라선 부담이 되기도 했다. 결국은 자신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독서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다면 독서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