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기] 장승조의 지금 이 순간
[마주보기] 장승조의 지금 이 순간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8.10.07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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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오스엔터테인먼트)
(사진=네오스엔터테인먼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지난달 종영한 tvN ‘아는 와이프’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1회에서는 주인공 차주혁(지성)과 서우진(한지민)을 통해 맞벌이 부부가 겪는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당시 주혁이 우진의 잔소리가 너무하다며 한탄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여기서 윤종후란 캐릭터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여자들이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애들 문화센터 데리고 다녀야지, 유치원에 대기 올려 놓으려 새벽부터 줄 서야지, 정보 얻으러 아줌마들 모임도 나가야지, 그 와중에 능력껏 돈도 벌어야 돼. 네 와이프도 피부샵에서 종일 서서 일할 것 아냐. 애들 둘 케어 혼자 다 하고. 꾸미고 밥하고 그럴 기력이 있겠냐?”

남편은 모르는 아내의 고충을 조목조목 짚어주던 종후. 그를 연기한 배우 장승조도 올해 결혼 4년 차다. 배우자는 걸그룹 천상지희 출신의 연기자 린아다. 역시 맞벌이 부부다. 여기에 얼마 전 첫째 아들을 품에 얻었다. 그 누구보다 ‘아는 와이프’ 속 주혁과 우진의 상황에 이입했으리라. 

“이입보다는 공감했어요. 주혁의 입장에 완전히 공감하면서 봤고, 한편으로 우진이의 입장도 잘 알 것 같았습니다. 우진이가 주혁이의 게임기를 욕조에 담근 거요? 그때는 우진이의 마음을 이해했어요. 내가 게임을 안 해서 그런 걸까요? 하하”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절실히 느끼는 건 육아의 고충이란다. “아기를 돌보느라 잠도 못 잔다”는 장승조는 “막연하게 듣기만 하던 일들을 직접 경험하니 부모가 되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는 와이프’에서처럼 아내가 혼자 아기를 키우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일 하고 싶어지면 무조건 하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는 와이프’에서 장승조가 연기한 건 유부남만이 아니다. 극 중 주혁이 과거로 돌아가 아내를 바꾸는 선택을 하면서 종후의 상황도 바뀌었다. 팔불출 가장에서 자유로운 삶을 즐기는 싱글남이 된 것. 이에 따라 역시 싱글이 된 우진과 핑크빛 분위기도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장승조의 연기에 설렘을 느낀 시청자들이 많다. 적당히 능청스러우면서도 박력있는 모습에 모두가 반한 것.

“종후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판타지스러운 인물이잖아요. 시청자들이 대리만족하기 좋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사랑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인기 실감이요? SNS 구독자 수가 늘기는 하는데… 하하. 그런 것보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다음 작품도 더 열심히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사진=네오스엔터테인먼트)
(사진=네오스엔터테인먼트)

 

로맨스 호흡을 맞춘 한지민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한지민은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게끔 연기를 해준다면서 그래서 더욱 편했다고 했다. 또 한지민의 개구진 성격이 귀엽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무엇보다 극 중 베스트프렌드를 연기하며 브로맨스를 선보인 지성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지성이 형이랑 같이 연기하면 짜릿한 순간들이 있어요. 한번은 형에게 ‘너무 재밌다’고 한 적이 있어요. 형도 재밌다더라고요. 그 힘으로 촬영한 것 같아요. 형이 나를 믿어주고 내가 형에게 의지하면서요.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장면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과정이 참 행복했습니다. 배울 점도 많았어요. 지성이 형이 대본 볼 때 슬쩍 보면요. 대본에 인물에 대한 분석이나 표현하는 방법, 상대 인물을 대하는 태도, 장면의 방향성 같은 게 적혀있거든요. 또 지성이라는 배우가 연기에 임하는 자세, 스태프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본받을 점이 많았습니다. 정말 멋진 선배예요”

지성과 함께 만들어낸 장면 중 기억에 남는 신도 꼽았다. 1회에서 주혁이 은행 옥상에 올라 “나도 폼나게 살고 싶다”고 외치는 장면이었다. 종후가 주혁에게 “화 풀렸냐”며 “이제 그만 내려가서 일하자”고 달래는 모습이 애드리브였다고. 장승조는 “실제로도 유쾌하거나 장난스러운 부분이 종후와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촬영장에서도 장난치고 싶은 마음이 꿈틀댔는데 PD님이 허락해주시는 정도 안에서 애드리브로 표현했다. 그러면 지성이 형도 잘 받아주셨다”고 떠올렸다.

그런가 하면 ‘아는 와이프’를 촬영하며 장승조가 이해하게 된 것이 또 있다. 바로 직장인의 삶이다. 

“촬영 일정이 은행 하루 일정과 비슷했어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고요. 아침 7시 반쯤 다 모이면 8시 반, 은행 업무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서 촬영이 들어갔죠. 점심시간에는 밥 먹고 여섯 시에는 또 저녁 먹고… 회식 장면은 정말 퇴근시간 후에 촬영했어요(웃음)  그렇게 3개월간 은행에서 지내니까 나중에는 떠나기 아쉬울 정도로 그 공간이 익숙해졌어요. 그런 편안함이 드라마에도 잘 녹아든 것 같고요”

장승조는 “직장인들은 굉장히 힘들 것 같다”면서도 “반면에 직장 생활에서 오는 안정감이 부럽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는 프리랜서다. 언제든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백기면 초조해지는 게 당연하다. 더구나 장승조는 2005년 뮤지컬 ‘청혼’으로 데뷔한 바. 드라마판으로 넘어와 지난해 MBC ‘돈꽃’으로 주목받기까지 10년 넘는 시간이 걸린 터다.

“공연만 할 때에도 공백기를 가진 때가 있고요. 그러다 드라마로 넘어오면서는 작은 역할부터 시작했죠. 그때에는 지금의 상황을 상상조차 못했어요. 물론 바람은 가졌어요. 드라마 연기를 시작하고서 ‘언제쯤 주말극에 출연할 수 있을까?’ 했는데 ‘돈꽃’을 하게 됐고, 미니시리즈를 하고 싶다고 바랐는데 ‘아는 와이프’에 캐스팅된 것처럼요. 다음 작품은 또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내 역량이 되고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하고 싶어요”

약 13년간 배우의 길을 걸으며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물론 있었다. 그때마다 장승조는 이렇게 다짐했다.

“연기를 하면서 힘들 때마다 20대 후반에 ‘30살까지만 해보자’고 했었어요. 30살에는 ‘35살까지만’, 얼마 전까지는 ‘40살까지만 해보자’고 했죠. 그렇게 나를 다독인 거예요. 지금의 바람은 이거예요. 장승조라는 배우가 더 오래 연기할 수 있도록 40살이 되기 전에 그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고 싶습니다. 또 다른 바람이 있다면 영화도 경험해보고 싶네요(웃음)”

(사진=네오스엔터테인먼트)
(사진=네오스엔터테인먼트)

 

이미 13년이나 무대와 TV를 종횡무진 활약한 그인데도 더 오래 연기하기 위해서는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단다. 그러면서 “나는 말끝마다 ‘잘해야 되니까’라고 한다. 이게 현주소”라고 했다. “물론 당연히 잘 해야하지만 ‘조금 못하면 어때’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오히려 살짝 내려놓는 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데 스스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그래서 고민도 많다.

“‘아는 와이프’ 시작할 때도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드라마 끝나서 좋은 것보다 ‘앞으로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크거든요. 특히 요즘에는 아이 얼굴만 봐도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당연히 겪어야 하고 이겨내야 하는 고민이니까요.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장승조에게 무대 복귀 계획을 물었다. “하고 싶지만 쉽게 돌아갈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공연을 하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두렵다. 노래부른 지 몇 년이 됐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며 “물론 기회가 생긴다면 죽어라 연습할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끝으로 장승조에게 ‘아는 와이프’에서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동전이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건지 물었다.

“제작발표회 때도 같은 질문을 받고 궁금해졌었어요. 언제로 돌아가야 할까. 20대? 아니면 군대 다녀온 뒤? 지금은 그런 생각조차 안 들어요. 지금의 나로 살아가고 싶거든요. 언제든 똑같이 실수하고 반복하고… 그렇지 않을까요? 그럴 바엔 이미 실수와 후회를 경험한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는 와이프’를 촬영하는 동안 아이가 생겼잖아요. 지금의 내 가정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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