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기] ‘고등래퍼2’ 빈첸, 예술가의 순수성
[마주보기] ‘고등래퍼2’ 빈첸, 예술가의 순수성
  • 한수진 기자
  • 승인 2018.09.29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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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첸(사진=로맨틱팩토리)
빈첸(사진=로맨틱팩토리)

 

[뷰어스=한수진 기자] “그대는 나의 어둠 속에 별 같애. 내 우주를 악마들이 침범할 때 그댄 별이 되어. 악마를 물리치네”-빈첸 ‘별’ 가사 중

래퍼 빈첸(이병재)이 한편의 시 같은 노래로 돌아왔다. 절망하며 자책하던 전작과는 결이 아예 다르다. 사랑에 빠진 소년 같달까. 

“나라고 그런 감정이 없을까요(웃음). 대중들한테 노출된 모습 중 99%가 어두운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다들 그런 식으로 날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날 잘 아는 팬들은 원래 내가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란 걸 알아요. 그런데 대중에게 발표한 곡으로는 사랑노래가 ‘별’이 처음이니 의외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빈첸(이병재)은 엠넷 ‘고등래퍼2’ 준우승자다. 방송 당시 ‘제2의 우원재’라 불렸던 그. 밝고 명량한 또래들과 달리 음울한 분위기를 지닌 탓이었다. 빈첸은 ‘고등래퍼2’ 첫 장면에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의 절반을 가린 채 등장했다. 이후 그의 입을 통해 나온 랩들은 충격에 가까웠다. 스스로를 ‘탓’하고 자신에게 ‘바코드’처럼 일련번호를 붙였다. 방송을 통해 드러난 그의 자아는 잔뜩 위축됐고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그의 강점이자 무기가 됐다. 솔직함이 대중의 마음을 울렸다. 방송 종영 직후 낸 앨범도 흐름을 같이 했다. 그런데 최근 발매한 싱글앨범 ‘별’(feat.넬 김종완)에서 그에게 밝은 변화가 보였다. 평소 팬이라 자청했던 넬 김종완과의 협업도 이뤄냈다.

“원래 넬 김종완의 엄청난 팬이었거든요. 라디오에 출연해서 넬 노래를 불렀을 정도에요. 원래 ‘별’ 훅을 내가 부르려고 했었는데 소속사 대표님이 '김종완이 부르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라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는 생각했죠. 그래서 김종완 형의 작업실에 찾아가서 곡을 들려드렸는데 좋다고 하시면서 흔쾌히 허락해주시더라고요. 당연히 까일 줄 알았는데 어안이 벙벙했죠”

빈첸(사진=로맨틱팩토리)
빈첸(사진=로맨틱팩토리)

 

■ “‘고등래퍼2’ 출연 당시 중도하차 고민해”

“‘고등래퍼2’에서 음악적으로 평가 받을 때 중도하차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돈 벌려고 참았죠(웃음)”

돈을 벌기 위해 하차하지 않았다는 솔직한 답변을 내놓는 빈첸. 하지만 그에게 돈의 의미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 꿈은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면서 지하 방에서 음악 작업하는 거였거든요. 작업실 잡아서 근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게 최종 목표였는데 직접 하다 보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결국 돈이 문제구나 싶었어요. 내 꿈처럼 마냥 느긋하게 음악만 하면서 살 순 없다는 걸 현실로 느낀 것 같아요. 지금도 음악이 우선순위긴 한데 그걸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음악보다 돈이 커지면 돈 이야기를 음악으로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유명세로 인한 상처도 따랐다. 이는 ‘별’과 함께 수록된 ‘유재석’이라는 노래 가사에서도 드러난다. 

“길을 걷던 중 팬이라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찍어줬는데 나중에 보니까 SNS로 내 욕을 하더라고요. 그런 경우를 몇 번이나 겪었어요. 그 뒤로는 절대 사진 안 찍어요. 그 사람이 진짜 내 팬인지 모르잖아요. 그런 일을 겪고 나선 더 심해졌죠. 그래서 날 뭐라고 생각하든 부탁 받아도 안 찍게 됐어요”

빈첸(사진=로맨틱팩토리)
빈첸(사진=로맨틱팩토리)

 

■ 본인 이야기를 하는 빈첸 “아직 아티스트는 아니다”

빈첸은 자신의 이야기만 랩으로 뱉는다. 그렇기에 공감성이 짙고, 와 닿는 부분이 크다.

“‘고등래퍼2’에서 했던 랩은 다 옛날에 써놓은 것들이었어요. 힘들어도 털어놓을 곳이 없었거든요. 이야기할 사람도 없었고. 그냥 곡에다가 투정 부리는 게 편했어요. 지금도 음악에 이런 응어리들을 풀어놔요. 당시엔 곡을 쓰면서 누가 들어줬으면 하는 생각은 없었고 그냥 자기 해소였죠. 그렇게 써놓은 랩들을 방송에서 했는데 이렇게까지 파급이 클 줄 몰랐어요. 하지만 타인의 평가에 대해 별로 인식을 안 하는 편이에요. 듣는 이가 있든 없든 내 이야기들을 곡으로 쓰고 있죠”

자작곡을 쓰면서도 아직 아티스트로 불리는 게 어색하다는 빈첸. 묵직한 말투로 거친 래핑을 내뱉는 그이지만 기자의 눈 한번 마주치지 못하던 그의 모습은 예술가의 순수성이 엿보였다.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그냥 빈첸이 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해요. 그 이유가 뭐냐면 래퍼라기엔 애매하고 그렇게 불리는 것도 싫어요. 그렇다고 노래만 하는 사람도 아니잖아요. 그냥 아직 날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냥 빈첸이라는 장르를 가지고 싶어요. 아직은 제대로 잡힌 게 없어요. 그냥 다방면에서 랩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하고 싶어요. 기타도 치고 있거든요. 랩, 노래, 기타 모두 실력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아티스트는 아닌 것 같아요. 함부로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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