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의 B레코드] 고요한가을이 부르는 사랑, 그 출발점
[이소희의 B레코드] 고요한가을이 부르는 사랑, 그 출발점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8.09.27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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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이소희 기자] #49. 금주의 가수는 고요한가을입니다.

(사진=고요한가을 제공)
(사진=고요한가을 제공)

 

■ 고요한 사람과 가을로 불리는 사람이 만나 '고요한가을'

고요한가을은 김건주, 송가을로 구성된 남성듀오다. 팀명은 멤버들의 성향과 이름에서 따왔다. 김건주는 진지하고 차분한 성격이고 송가을은 반대로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지녔다고. 팀명의 이미지 때문에 가을과 맞닿아 있는 노래들만 발표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2014년 12월 싱글 ‘시계초침’으로 데뷔한 고요한가을은 이후 싱글 ‘고백소년’ ‘연애듣기평가’ ‘사랑은, 꽃’ ‘우리는 외롭다’, 미니앨범 ‘고백’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내놨다. 최근에는 ‘밤밤’을 발표했다.

그 중 대표곡으로 꼽을 수 있는 '고백소년'은 고요한가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곡이다. 앞서 고요한가을은 ‘시계초침’으로 데뷔를 알렸지만 이후 약 1년 6개월간의 공백을 가졌고, 2016년 6월 싱글 ‘고백소년’을 냈다. 

‘고백소년’은 말 그대로 고백을 하는 소년의 모습을 담은 곡이다. 노래는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로 시작돼 펑키한 분위기를 이끈다. 가사 역시 이런 무드를 따라간다. 고요한가을은 진지하고 달콤한 고백대신 “아니 집중해봐 내가 널 좋아한다고 이 여자야”라면서 조금은 발칙한 호흡을 전한다. 그러다가 후렴구에서는 한결 부드럽고 경쾌해진 변주로 미처 못 전한 설렘을 발산한다.

송가을(사진=고요한가을 제공)
송가을(사진=고요한가을 제공)

■ '사랑'을 뛰어 넘은 그곳에 있는 것들

‘어쿠스틱팝’ ‘달달함’ ‘사랑노래’. 이 세 가지 요소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은 아기자기한 멜로디와 가슴이 두근거리는 가사를 떠올린다. 어쿠스틱한 사랑노래는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설렘 유발 곡’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서다.

하지만 고요한가을은 정해진 틀을 넘어 사고를 확장한다. 이들은 어떤 상황이나 감정을 겉핥기식으로 다루지 않는다. 본질을 꿰뚫는 시선으로 차별화를 둔다. 모두와 똑같이 주제를 노래하지만 다른 깊이를 지니는 이유다. 

지난해 발표한 ‘우리는 외롭다’는 이런 고요한가을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노래는 ‘나’라는 존재는 ‘우리’로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독립적인 객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외로움을 품고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모두 외롭다’라는 미묘한 동질감에 기대 서로 사랑을 하며 ‘우리’로 살아간다는 것. 미니앨범 ‘고백’ 수록곡 ‘다른, 둘’ 역시 나와 내가 아닌 존재, 즉 맞닿을 수 없는 두 존재가 만나 ‘사랑’이라는 울타리로 엮어진다는 내용을 담는다.

이처럼 고요한가을은 단순히 밝고 가벼운 사랑만 추구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또 사랑과 이별이 피어오르기 전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근원적인 감정들까지 파고들고자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멜로디와 보컬, 표현법 또한 폭이 넓어진다. 고요한가을은 ‘연애듣기평가’에서 사랑을 ‘시험’에 빗대고 청명한 하늘과 닮아 있는 깨끗한 소리로 나타낸다. ‘사랑은 소소한 편지 같아라’에서는 한 통의 편지를 읽는 결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뷰티풀 데이(Beautiful Day)’와 같이 부담 없이 흘러가는 곡들도 있다. 이 다양한 노래 속 보컬은 창법과 목소리의 톤, 떨림까지 달리하며 각각의 옷을 입는다.

김건주(사진=고요한가을 제공)
김건주(사진=고요한가을 제공)

■ 고요한가을 미니 인터뷰

▲ 이름이 팀의 첫인상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한 편이라서, 고요한가을이 떠올리는 가을은 차분한 이미지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실제 두 분이 생각하는 가을은 어떤 모습인가요?

“내가 생각하는 가을은 ‘저의 계절’이라 생각해요(웃음). 사실 계절마다 느끼는 감정이나 향수가 다르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가을은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설레는 계절입니다. 대하 최고!(송가을)”

“연극에 비유하자면, 내게 있어 가을은 클라이맥스를 암시하는 굵고 짧은 막, 가령 제3막 같은 순간 같아요. 늘 예고 없이 나타나서 금세 사라지고... 온기와 냉기가 공존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김건주)”

▲ 여느 가수들처럼 사랑을 다루지만 같은 소재로도 다양한 비유를 하고 있어요. 그만큼 만은 생각과 고민의 과정을 거칠 것 같은데, 가사표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어느 각도에서 사물 혹은 세계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나타나는 모습은 모두 제각각이에요. 그래서 무언가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은 내게 있어 폭풍우 치는 태평양의 한 가운데에서 노 없이 항해를 하는 것처럼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노래의 주제나 비유 등을 표현할 때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그저 ’나의 각도’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때로는 청자가 받아들인 의미가 나의 의도와 다르다고 해도 그건 그 나름대로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요(김건주)“

▲ 노래들을 자세히 들어보면 사람의 근원적인 감정과 관계까지 파고들어요. ‘우리는 외롭다’처럼요. 고요한가을이 생각하는, 다루고자 하는 '사랑'은 어떤 존재인가요?

“모든 노래들을 다 좋아하지만, ‘우리는 외롭다’는 고요한가을이 특히 아끼는 곡입니다. 이 곡을 통해 ‘우리의 본질성과 관계성’을 이야기하려고 했고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또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자고 정해놓기보다, 그저 순간순간 느껴지는 대로 보여주려고 해요. 사실 요즘은 그런 게 사랑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김건주)”

▲ 한 사람이 노래를 만들거나 악기를 다루고, 또 다른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보통의 듀오와 달리 많은 부분을 함께 작업하는 것 같아요. 두 분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과 방식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실제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요. 보통 김건주가 전반적인 음악의 스케치를 잡아오면 그 틀을 기반으로 함께 멜로디와 가사를 그려 넣어요. 각자 써온 곡들 위에 함께 파트를 만들 때도 있고요. 같이 작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메신저로 서로 가사를 주로 받으면서 노래를 만든 적도 있어요(송가을)”

▲ 노래를 받아들이는 건 대중의 몫이지만, 그래도 고요한가을의 노래가 어떤 존재로 힘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요? 혹은 고요한가을은 어떤 팀으로 남고 싶나요?

“고요한가을의 음악이 키다리아저씨 같으면 좋겠어요. 힘들고 지칠 때 잠시 기댈 수 있는, 편안하고 따뜻한 존재가 됐으면 해요. 잠시나마 위로를 드리고 싶어요(송가을)

“올해가 가기 전에 디지털 싱글도 내고 단독 공연도 기획하고 있어요. 넓게 보자면 ‘고요한가을’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면 해요. 마치 헤쳐모일 수 있는 집처럼요. 이 개념을 기반 삼아 각자 솔로 활동도 하고, 다양한 모습을 동시다발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립니다!(김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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