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스타 전성시대] ②인기의 그늘… 동물학대부터 악질 사생팬까지
[펫스타 전성시대] ②인기의 그늘… 동물학대부터 악질 사생팬까지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8.09.2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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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펫스타 시대다. 요즘 SNS에서 인기인 반려동물 채널 구독자의 일상을 지켜보면, 아이돌 팬덤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 매일같이 SNS를 방문해 근황을 확인하고 댓글을 남긴다. 정성을 담은 선물을 집으로 보내는 것은 물론, 얼굴이 그려진 굿즈를 구매해 항상 소지하는 것도 필수다. 이처럼 요즘 웬만한 펫스타들은 온라인에서 아이돌 못잖은 인기를 구가한다. 하지만 인기의 빛에는 반드시 어두운 그림자가 따르기 마련이다. 펫스타 세계의 명과 암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MBC 뉴스화면)
(사진=MBC 뉴스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SNS에 올라온 강아지 사진 대부분이 작고 귀여운, 어린 시절 모습만 담고 있어요. 마치 성장이 멈춘 것처럼요” 20대 직장인 A씨의 호소다. 그가 2년째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 캔디는 전 주인 B씨로부터 파양 당한 아픔이 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캔디를 파양하고 새로운 강아지를 입양해 길렀다. 그러나 그 새로운 강아지를 계속 키우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B씨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강아지를 입양해놓고 예쁜 시기가 지나면 파양하거나 유기하는 것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2년 전, A씨는 지인을 통해 캔디를 데려오게 됐다. A씨 덕분에 캔디는 새 가족과 보금자리를 얻었으나 문제는 앞으로도 B씨에게 버림받게 될 강아지가 계속 나오리라는 것이다.

캔디의 사연은 펫스타가 반려동물 문화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의 단적인 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된 유기동물은 8만9700마리다. 이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5%의 동물들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죽거나 안락사 당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SNS를 통해 동물의 예쁜 모습만 접한 사람들이 쉽게 입양하고 파양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1박 2일 시즌1’에서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의 상근이라는 강아지가 마스코트 역할을 하자 국내에서 대형견에 대한 수요가 반짝 증가했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일반 가정에서 대형견을 기르기 힘들다는 이유로 유기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최근에는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 등장한 덕구(팽)나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개그맨 박성광의 반려견 광복이가 인기를 끌면서 애견 숍에서 장모 치와와나 말티즈 종을 찾는 소비자가 느는 추세다. 특정 종에 대한 입양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입양 증가율이 유기동물 증가율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입양을 앞두고 스스로의 책임감과 의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하나다. 반려동물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장신구 내지는 소모품으로 여기는 인간의 이기심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유튜브 채널 ‘공대생네 가족’은 아기 고양이의 아이스버킷챌린지 영상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영상에서 가족들은 아기 고양이에게 “아이스버킷챌린지를 하고 싶으면 야옹하라”고 한 뒤, 고양이가 울자 얼음물을 부었다. 이를 두고 동물학대라는 비난 여론이 형성되자 ‘공대생네 가족’은 영상을 삭제했다. 이후 사과 영상을 게재했으나 “고양이에게 얼음을 얹는 게 고양이가 그렇게 싫어하고 위험한 행동이란 걸 알지 못했다”는 변명을 더해 빈축을 샀다.

크리에이터 턱형은 아프리카TV에서 희귀동물 분양 업체의 광고 배너를 걸고 생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때 타조·사막여우·북극여우·사막거북 등을 출연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는 곧 논란으로 이어졌다. 방송 진행 공간이 협소해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턱형이 다소 거친 언행으로 동물들을 대하는 게 학대에 해당하는 주장이 두 번째 이유다. 지적이 계속되자 턱형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사막여우와 같은 멸종위기종의 경우 전시 목적 외에 일반 가정에서의 사육이 금지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턱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동물들을 데려온 게 맞는지에 대한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당시 이 같은 의혹은 시청자들에게 잠깐의 불편함만 안긴 채 잊혀졌다. 동물학대 관련 처벌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이와 같은 논란이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그러나 ‘펫스타’가 하나의 SNS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요즘, 인간이 이기적인 마음을 앞세워 동물을 주인공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경향이 심화되자 정부가 나섰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과도하게 반려동물을 사육해 동물에게 상해·질병을 유발하는 이른바 애니멀 호더를 처벌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며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시행규칙이 2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 등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해 질병·상해를 입히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길 수 있게 됐다. 

한편 ‘펫스타’ 유명세에 반려인이 상처받는 경우도 있다. 펫스타를 향한 팬심이 과열되며 ‘시어머니’가 되어가는 일부 랜선집사 때문이다. 이들은 SNS를 통해 공개되는 단면만 가지고 반려인을 동물학대범으로 몰거나 사실 무근의 루머를 아무렇지 않게 유포한다. 

고양이 7마리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크림히어로즈’ 집사는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크림히어로즈’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 속 집안에 가구가 적다는 이유로 “스튜디오를 빌려 방송용으로 고양이를 키운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크림히어로즈’ 집사는 “이사를 자주 해서 짐을 늘리지 않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품종묘 논란은 끝나지 않는 논쟁거리로 남았다. 품종묘는 인간이 임의로 교배시켜 만든 고양이로, 예쁜 외양을 갖고 태어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유전병으로 고통받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배우 윤균상이 직격타를 맞은 바 있다. SNS에 품종묘를 입양했다고 알렸다가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개량되는 품종묘는 사회 문제일뿐, 이미 그런 방식으로 탄생한 동물마저 외면해선 안 된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상태다.

반려인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심각성도 제고된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위주로 활동하는 ‘이웃집의 백호’ 견주 강승연 씨는 최근사생활 침해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강 씨에 따르면 일부 백호 팬들이 선물을 보내주고 싶다는 이유로 주소 등의 개인 정보를 묻고, 강 씨가 선물을 받지 않는다고 거절하자 백호가 다니는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강 씨는 “백호를 생각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백호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1년에 한 차례 이상 백호와 산책하는 기회를 마련하려고 한다. 부디 백호의 일상을 즐겁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위해 스타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나 팬심을 명목으로 자행되는 오지랖,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 등 펫스타 시장이 연예계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암적인 요소까지 닮아가는 모양새라 더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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