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앵무새] 아이가 본 어른의 세계, 뜨끔한 순간들
[책 읽는 앵무새] 아이가 본 어른의 세계, 뜨끔한 순간들
  • 문다영 기자
  • 승인 2018.09.10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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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문다영 기자] "내가 지도를 보는 데 좀 더 익숙해지면 여러분에게 보여줄 나라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그 나라는 정말 살기에 신나는 곳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에 복종해야 하며 자신들의 생일을 제외하고는 똑바로 앉아 저녁 식사하는 것이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p. 101)"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뜨끔할 발언이다. 생각해보면 그럴 때가 많다. 아이도 보던 프로그램이 있는데 밥을 먹자고, 목욕을 해야 한다고, 학교에 가야 한다고 아이의 시간을 잘라낸다. 뒤집어보면 어른이 그런 경우는 없다. 보던 프로그램을 마저 보고 밥을 먹거나 일과를 치른다. 물론 여기엔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한지 여부가 전제로 따라야 한다. 그러나 가끔 아이의 마음이 꾸깃꾸깃 접혀 부모의 포켓 속에 들어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올리버 트위스트'의 찰스 디킨스는 마지막 작품인 '홀리데이 로맨스'에서 6~9세 아이들을 화자로 내세우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시선과 아이들의 마음에 주목한다. 

(사진=B612북스)
(사진=B612북스)

본격 추리소설로 평가받는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여러 명의 작가가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합작 형식의 '바다에서 온 소식'을 비롯해 '홀리데이 로맨스' 역시 평범한 작품으론 분류할 수 없다.

막 결혼식을 올린 두 커플(6~9세) 윌리엄 팅클링과 네티 애시퍼드, 로빈 레드포스와 앨리스 레인버드는 고민에 빠진다. 용감하게 결혼식을 올렸지만 세상은 그들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어른들이 방해꾼으로 등장하기 때문. 아이들은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의 가면을 쓰고 어른들을 가르치기로 의기투합한다. 그들이 만든 이야기 속에서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자는 것. 4부로 구성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기발한 상상력으로 꾸려진 환상과 모험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 안에서 상대의 말을 자르고 이유만 추궁하는 왕, 육아와 가사에 무관심한 남편 등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는 아이들의 날카로운 비판이 어른들을 뜨끔하게 만든다. 특히 이 책에는 찰스 디킨스 특유의 독특한 해학과 휴머니즘, 희극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찰스 디킨스 지음 | B612북스

(사진=영상 캡처)
(사진=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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