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정음' 마치며] 남궁민·황정음도 안 통했다, 씁쓸한 퇴장
['훈남정음' 마치며] 남궁민·황정음도 안 통했다, 씁쓸한 퇴장
  • 노윤정 기자
  • 승인 2018.07.19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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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화면)
(사진=SBS 방송화면)

[뷰어스=노윤정 기자] "내 심장을 주겠다"

‘훈남정음’ 남궁민과 황정음이 유치하지만 달콤하게 결혼을 약속했다. 방영 내내 시청자들의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두 주인공의 미래만은 해피엔딩이다.

1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연출 김유진·극본 이재윤) 최종회에서 강훈남(남궁민)과 유정음(황정음)을 비롯한 모든 인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각자 행복을 찾아갔다.

유정음은 강훈남과 함께 오두리(정영주)와 김소울(김광규)의 결혼식을 준비했다. 최준수(최태준)와 수지(이주연), 양코치(오윤아)와 육룡(정문성)까지 들러리로 섭외하며 예식은 순조롭게 준비됐지만 김소울이 반지 사이즈를 잘못 준비하면서 오두리는 파혼을 선언한다.

유정음과 양코치, 수지가 나서 오두리의 마음을 풀어주려 애썼고, 강훈남에 최준수, 육룡, 유승렬(이문식)까지 나서 김소울을 어르고 달랜다. 그러던 중 오두리가 입덧을 하며 임신한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되고 오두리와 김소울은 언제 싸웠냐는 듯 다정한 커플로 돌아가 무사히 식을 마친다.

이들을 필두로 모두 각자의 행복을 찾아갔다. 고은님(심혜진)은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가 아니라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독립한다. 강훈남은 자신이 경매에 내놓은 장난감들을 낙찰 받은 사람이 아버지 강정도(남경읍)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에 대한 앙금을 풀고 마음의 문을 연다. 최준수는 해외 축구 구단에 재활닥터로 가게 되며 유정음의 집을 나간다. 최준수는 조금씩 유정음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수지는 최준수에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찰리(조달환)는 ‘훈남정음’을 폐지하고 진짜 자신의 글을 쓰기 시작한다.

유정음은 회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하고 강훈남의 도움으로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해간다. 강훈남에게 장난스러운 프러포즈도 건넨다. 그렇게 유정음과 강훈남은 당연한 듯 함께 하는 행복한 미래를 약속한다.

(사진=SBS 방송화면)
(사진=SBS 방송화면)

■ 배우가 아까운 스토리

방영 전 ‘훈남정음’은 분명 기대작이었다.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황정음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황정음은 앞서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운빨로맨스’ 등의 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출산 이후 2년 만에 복귀하는 황정음의 차기작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높았다.

상대 배우가 남궁민이라는 점 역시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남궁민은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남규만 역을 맡아 전성기의 문을 활짝 연 뒤 ‘김과장’ ‘조작’ 등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차였다. 더욱이 황정음과는 2011년 방영한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추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생 드라마를 남겼다. 그렇기에 더욱 두 사람의 조합은 '믿고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훈남정음’은 첫 회부터 혹평을 받더니 끝내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한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훈남정음’의 첫 회 시청률은 5.3%(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이하 동일 기준)다. 높은 수치는 아니나 도긴개긴이었던 수목극 대전에서 얼마든지 역전을 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종회 방영 직전까지 ‘훈남정음’이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은 바로 이 첫 회 시청률이다. 시청률은 회를 거듭할수록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종영이 가까워지면 결말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라도 시청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훈남정음’은 달랐다. 오히려 최종회 직전 방영한 29~30회가 2.1% 시청률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SBS 미니시리즈 중 역대 최저 시청률이기도 하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남궁민과 황정음이라는 배우를 기용한 결과가 참담하다.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일단 주인공인 황정음이 보여주는 로맨틱코미디 연기에 대한 대중의 피로도가 가장 먼저 언급된다. 황정음은 ‘끝없는 사랑’을 마지막으로 최근 몇 년간 어두운 작품보다 밝고 유쾌한 색채의 작품에 주로 출연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나는 사실 슬픈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을 정도. 그만큼 본인도 시청자들도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생긴 상황이다. 당연히 예전과 유사한 캐릭터, 비슷한 연기를 보여주는 황정음에 대한 평가는 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의 힘이 약했다는 것. 로맨틱코미디는 두 주인공의 어울림이 무엇보다 중요한 장르다. 그런데 극 중 강훈남과 유정음의 감정선을 받쳐줄 개연성이 부족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몰입도가 떨어졌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고 다퉈서 가슴 아파하고 애틋하게 사과를 주고받으며 화해하고 다정히 사랑을 속삭여도, 시청자들은 공감하지 못했다. 로맨스 장르에서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니 당연히 캐릭터의 매력도 살아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그전까지 연기력으로 칭찬을 받던 남궁민까지 이번 작품에서는 아쉬운 평가를 받는다.

‘훈남정음’은 로맨틱코미디의 흔한 결말처럼 두 주인공이 결혼을 약속하며 끝을 맺는다. 잔잔하지만 완벽한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과연 시청자들에게도 해피엔딩일까. 비록 마지막 회는 소소하게 미소 지으며 볼 수 있었지만 단 한 회만으로 작품 전반에 대한 평가를 돌리긴 부족해 보인다. ‘내 마음이 들리니’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팬들이나 황정음과 남궁민의 차기작을 기다려온 이들에겐 여러 모로 씁쓸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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