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의 12년, '김비서' 김미소의 9년
박민영의 12년, '김비서' 김미소의 9년
  • 노윤정 기자
  • 승인 2018.07.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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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사진=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뷰어스=노윤정 기자]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극본 백선우 최보림)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안에서 데뷔 12주년을 맞은 배우 박민영의 존재감이 빛을 발한다. 극 중 김미소는 9년 간 부회장 이영준(박서준)을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다. 물론 ‘비서계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김미소도 처음에는 모든 게 서툴렀다. 하지만 잠을 줄여가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일정치 않은 퇴근 시간에도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하며 이영준의 호출에는 자다가도 뛰쳐나갈 정도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김미소는 회사에서나 이영준의 인생에서나 대체 불가한 존재가 된다. 이런 김미소의 9년에서 언뜻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민영의 지난 12년이 보인다.

박민영의 데뷔작은 지난 2006년 방영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극 중 박민영은 민호(김혜성)의 여자친구 강유미로 분한다. 앳되면서도 도도한 매력이 느껴지는 비주얼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트콤의 통통 튀는 맛을 살렸다. 이처럼 박민영은 당차면서도 허당기 가득한 강유미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데뷔와 동시에 곧바로 스타덤에 오른다.

(사진=KBS, ㈜김종학프로덕션, SBS)
(사진=KBS, ㈜김종학프로덕션, SBS)

이후 박민영은 다수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나간다. 박민영은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다양한 장르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갔다.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데뷔작이 큰 인기를 얻으며 단숨에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지만 이후 도전한 정극에서 연기력 논란을 겪은 것이다. 특히 ‘전설의 고향-구미호’(2008) ‘자명고’(2009) 등 베테랑 배우들에게도 어려운 사극에 출연하면서는 호평보다 비판을 더 많이 받아야 했다.

하지만 박민영은 꾸준함과 노력으로 대중의 인식을 바꾸었다. 연기력 논란을 겪고 나면 위축될 수도 있겠으나 박민영은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사극에 도전한다. 그렇게 작품을 거듭하면서 처음엔 어색했던 사극 연기도 안정적으로 변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성균관 스캔들’(2010)은 박민영 특유의 건강하고 당찬 에너지와 단아한 미모가 빛을 발한 작품으로 박민영의 ‘인생작’ 중 하나로 회자된다. 지난해 출연한 ‘7일의 왕비’에서는 고혹적인 미모는 물론 안정된 사극 발성, 한층 풍부해진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현대극에서도 마찬가지다. 박민영은 ‘시티헌터’(2011) ‘영광의 재인’(2011) ‘개과천선’(2014) ‘힐러’(2014~2015)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2016) 등에서 각각 청와대 경호원, 간호조무사, 로펌 인턴, 인터넷 신문사 기자, 검사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열심히 도전했고 열심히 일했다. 어떤 역이 주어져도 제 몫을 다해냈다. 그 가운데 박민영의 당당하고 밝은 모습이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만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깊어지는 감정 연기가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거침없이 하이킥’ 속 강유미, ‘성균관 스캔들’ 속 김윤희 외에는 시청자들에게 캐릭터가 각인된 작품이 별로 없다는 점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다. 때문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 김미소 역에 박민영이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동명의 웹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웹툰이 원작이다. 캐릭터들이 현실적이라기 보단 어느 정도 과장돼 있다. 그 과장된 캐릭터를 자연스러우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도록 표현하는 게 바로 배우들의 몫이다.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낮아 보이는 박민영이 과연 그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원작팬들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박민영은 첫 방송만으로 그런 걱정을 호평으로 바꾸어 놓았다. 망가져야 할 땐 철저하게 망가지며 코믹 요소를 살리고 박서준과 로맨스 연기를 펼칠 땐 연인을 향한 다정한 눈빛과 미소를 장착하고 설레는 분위기를 만든다. 그 안에서 박민영은 풍부한 표정과 대사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딕션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극을 만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느끼며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섬세한 감정 연기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사연을 공감도 높게 전달한다. 극이 후반부를 향해가는 현재, 박민영이 아닌 김미소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극 중 김미소는 ‘비서계의 레전드’라고 불릴 정도로 일적으로 인정 받는다. 그 이유는 묵묵히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박민영 역시 마찬가지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라는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에 대한 극찬을 받고 있으나 이는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박민영은 지난 12년 간 묵묵히 연기라는 한 우물을 파며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왔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성공은 박민영에게 요행이 아니다. 박민영에게 지금 쏟아지는 호평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룬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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