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기] ‘맨 오브 라만차’ 김호영, 만능엔터테이너가 제일 쉬웠어요
[마주보기] ‘맨 오브 라만차’ 김호영, 만능엔터테이너가 제일 쉬웠어요
  • 김희윤 기자
  • 승인 2018.05.16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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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김호영(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배우 김호영(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뷰어스=김희윤 기자]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묻는다면 ‘빌딩을 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웃음)”

요즘 김호영만큼 바쁜 뮤지컬스타가 있을까. 3년 만에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무대에 오르면서도 활발한 예능 활동으로 유망주 소릴 듣고, 트로트 음반까지 냈다. 여기에 패션과 뷰티의 아이콘은 물론 홈쇼핑 완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막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 3년 만에 다시 오른 무대 ‘맨 오브 라만차’

“‘맨 오브 라만차’를 다시 하게 돼 너무 좋았어요. 3년 전에 이 공연을 하면서 정말 큰 위로를 받았죠. 한창 일 벌리고 사업하며 여러 가지를 했었을 때라 새로운 일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어요.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그러던 와중에 작중 세르반테스가 하는 대사들이 마치 내게 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때마침 작품도 하게 돼 좋은 타이밍이었죠”

그에게 있어 ‘맨 오브 라만차’는 특별한 작품이다. 전작인 ‘킹키부츠’와 마찬가지로 메시지가 있는 공연 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사실 20대 때 초연으로 이 작품을 봤을 땐 별로 와 닿지 않았어요. 그저 어둡다고만 느껴졌죠. 장르를 막론하고 아기한테나 여자한테 고통을 주는 장면이 있는 걸 잘 못 견디는 편이에요. 특히 알돈자에 대한 폭력적인 장면을 보고 너무 놀랐죠. 장면 자체가 임팩트가 컸어요. 그런데 서른이 넘어 다시 보니, 이런 내용이었나 싶을 정도로 작품 자체가 너무 좋았죠. 연륜이나 경력이 쌓이니까 더 와 닿는 것 같아요”

그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작품에서 산초 역을 맡았다. 워낙 좋은 기억을 가져다준 작품이기에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지만, 산초는 웃음을 유발하는 자라는 점에서 관객들이 더 보기 편하도록 친근하게 접근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작품은 다소 어둡지만 해학과 풍자가 있어요. 특히 산초가 그런 역할이라 더 풀어져야 했죠. 요즘 사람들한테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선뜻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잖아요. 그만큼 세상이 살기 힘들다는 건데 사람들이 이런 작품을 보고 즐거움을 느꼈으면 하죠. 개인적으로 ‘맨 오브 라만차’는 전에도 했으니까 새로운 도전의 의미도 있어요. 무엇보다 작품을 통해 내가 받았던 위로와 격려를 또 다른 누군가한테도 전해주고 싶은 전달자의 마음이 가장 컸죠”

그의 지인은 김호영의 산초를 보고 ‘돈키호테 덕후’라는 표현을 했다. 그만큼 작품에서 산초는 돈키호테를 따라다니는 해바라기 같은 인물이다. 산초는 그냥 좋으니까 따라다닌다. 김호영은 사람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사랑이 있는 산초를 포착해 표현한다.

“산초를 연기할 땐 말 그대로 돈키호테 덕후처럼 보여야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외형적인 부분에서 다른 점은 있지만 돈키호테를 너무 좋아해서, 그 마음을 잘 아는 돈키호테가 손자처럼 예뻐하는 감성적인 결로 다가가고 싶었죠”

■ 존재감이 탁월한 배우

“사람에게 마음을 많이 주는 편이에요. 한번 꽂히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 퍼주는 스타일이죠. 마음이 최대 10이라고 하면 상대방이 2 정도만 마음을 열어도 마치 나에겐 10 이상을 연 것 같은 느낌이라 8, 9, 10을 열어요. 사람한테 잘 빠지고 믿는 게 산초에 가깝죠. 그렇지만 스스로 리드하거나 뭔가를 앞장서서 하는 점에선 돈키호테의 성향에 가깝기도 해요”

산초와 돈키호테의 장점을 공유하는 그는 에너지가 넘치고 존재감이 탁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있기만 해도 크나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무대 위에선 존재감이란 측면에서 더 십분 발휘되지 않나 싶어요. 주인공을 할 때도 도움이 되지만 조연이나 잠깐 출연하는 작품에서도 어떻게든 내 몫을 해내는 게 장점이라 생각하죠. 노래나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사람 자체가 무대 위에 섰을 때 안정감 있어 보이고 눈에 띈다면 배우로선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그는 무대 위에서 존재감이 넘치는 배우인 만큼 관객들의 호응도 상당하다. 그는 커튼콜을 할 때를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꼽는다.

 

뮤지컬배우 김호영(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배우 김호영(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맨 오브 라만차’에서 산초로 커튼콜을 할 때가 참 기분이 좋아요. 커튼콜 음악도 작품의 메인 테마죠. 시작부터 그 음악을 들으면 무대 밖에 있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미칠 것 같죠. 나가서 인사하고 하는 타이밍에 희열을 느끼고, 관객 분들이 환호하는 소리 덕에 행복해요. 무대 위에서 살아있다고 느껴지게 만들죠”

워낙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좋아 배우로 하여금 삶의 원동력을 생기게 한다. 그는 배우로서 전해야 하는 메시지가 있고, 이를 통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뜨거워졌으면 한다.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건 미친 짓이다’라는 메시지가 확실한 작품이죠. 언젠가는 이룰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는 꿈과 희망이 있다면 ‘이 나이 먹어서 되겠어?’라거나 ‘그냥 이렇게 살자’하고 실의에 빠져도 언젠간 이뤄질 거라 믿으며 살아가는 일에 좀 더 힘을 얻을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이걸 보는 관객 분들도 꿈을 되새길 수 있도록 공연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죠. 뭔가 뜨거워지는 사람이 많을수록 성공한 회차의 공연이 아닌가 해요”

■ 김호영이 전하는 ‘말의 힘’

“어느덧 작품을 한지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됐어요. 10년 이상 하다 보니 생각도 많아졌죠. 나이는 서른 중후반이고 남자배우로서 16년차인데 스스로의 입장과 위치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점이 왔다고 봐요. 20대 중반을 돌이켜보면 그 시절 10년 뒤 내 모습은 지금보다 더 잘 된 모습이었죠. 금방 별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웃음) 그런데 생각만큼의 위치에 있지 않다 보니 거의 16년의 세월을 쳇바퀴 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경력이 길다고 다 잘되는 직업군은 아니기에 쿨하게 넘기려 했는데 어느 순간 갖가지 감정에 휩싸였죠”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김호영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그리고 갖가지 불협화음이 존재하는 감정의 와중에 찾아온 작품이 바로 ‘킹키부츠’다.

“사실 ‘킹키부츠’를 잘했는데도 러브콜이 안 들어왔어요. 그런 부분에 한 번 더 꺾였죠. 그때부터 ‘내가 배우로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걸 더해야 할까, 배우로서 더 길게 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그러던 중 M본부 예능프로그램으로 극복하게 된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진 거죠. 2017년에 슬럼프로 마음을 다쳤는데 그해 연말에 다시 한 번 끌어올려진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는 사실 인터뷰나 라디오 등을 통해 ‘라디오스타’, ‘복면가왕’에 나가야 한다는 말을 계속 하고 다녔다. 그랬더니 실제로 해당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인생술집’ 때도 그랬다. 방송 출연 전부터 그가 하고 다닌 말이 스스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싹트게 하는 씨앗이 됐다.

“인생이 참 재밌어요. 내가 어떻게 됐으면 한다는 말을 주문처럼 계속 되뇌고 생각했던 것이 곧 실현됐죠. 말을 계속 뱉어야 영향력이 있다는 걸 계속 느끼고 있어요. 다만 뭘 하고 싶다고 해서 혹은 그게 이뤄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에요. 이제 좀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는 상태죠. 스스로도 더 잘되면 내가 힘이 되는 선 안에서 절실한 다른 사람들도 많이 끌어주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뮤지컬배우 김호영(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배우 김호영(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다재다능한 만능엔터테이너의 면모

“예능원석이란 말을 참 좋아해요. 뮤지컬배우이기에 더 좋죠.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까불고 웃기고 했을 때 뮤지컬배우로서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면 더 시너지가 나는 듯해요. 뮤지컬이란 장르 자체가 갖고 있는 힘을 뒤에 얹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죠. 나중에 뮤지컬을 하는데 있어서도 인지도가 높으면 티켓파워도 생기고 배우로서 윈윈할 수 있어 더 많이 방송에 비쳐지고 싶어요”

그는 예능만 한 것이 아니다. 매체연기를 통해 시청자들 앞에 보이기도 했다. 결코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기에 때론 조급해 보이기도 한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다보니 남들 눈엔 조급하게 비쳐지고 있죠. 사실 내 조급함은 30~4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저 뮤지컬부터 사업, 뷰티, 예능, 트로트, 홈쇼핑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더 그렇게 비치죠. 마치 성공하려 발버둥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급함이란 게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청춘페스티벌에 가서 강연을 할 때도 조급함이 힘을 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려 하죠. 누구나 조급함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어야 더욱 생산적인 일을 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돼요”

그럼에도 그는 어떻게 하면 조급함의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뮤지컬배우로서도 그렇고 다른 분야에서 활동을 펼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타이밍에 어떤 방법을 이용하는지는 한 개인의 결정이고 선택이에요. 결국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열심히 달려야 하지만 또 조절해야 돼요. 나만의 방법들을 찾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죠. 개인적으로는 김호영이란 사람으로 인해 풀 수 있는 다양한 장르가 있어, 그 채널들을 전부 열어놓고 전부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나중에는 별명인 ‘호이’가 하나의 브랜드이자 아이콘으로까지 만들어졌으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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