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의 B레코드] ADOY, 아른거리는 청춘을 손에 넣는 법
[이소희의 B레코드] ADOY, 아른거리는 청춘을 손에 넣는 법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8.05.04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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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이소희 기자] 금주의 가수는 아도이(ADOY)입니다.

 

■ 신인 아닌 신인이 만든 새로운 바람

아도이의 노래를 처음 듣는다면 ‘이게 신인의 음악이라고?’할 정도로 깜짝 놀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도이는 사실 신인인데 완전한 신인은 아니다. 아도이는 이스턴 사이드킥과 스몰오의 오주환, 이스턴 사이드킥의 박근창, 트램폴린의 정다영, 프럼 디 에어포트의 지(ZEE)가 뭉친 밴드다. 워터스포츠 소속인 조조는 최근 팀을 떠났다. 

이처럼 아도이는 이미 본인들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축한 멤버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첫 앨범을 낸 2017년에 이미 가장 핫 한 밴드로 떠올랐다. 물론 팀이 주목 받은 이유가 이미 팬을 확보한 ‘경력자’여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닮지 않은 듯 닮은 멤버들이 또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 청춘을 의심하라, 그리고 빠져들라

많은 밴드가 청춘을 노래한다. 현실에서 이미 사라진 청춘의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한 움직임일 것이라 여긴다. 아도이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사회인으로서 이리저리 치였던 나날들, 상처받고 상처주기를 반복하던 사람들의 관계, 암묵적으로 자연스럽게 여겨지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행위들은 단숨에 사라진다. 

아도이는 쉴 새 없이 빛을 발하며 발전기가 돌아가는 공간 속 스위치를 내린다. ‘청춘’이라는 단어만이 존재하는 환상 속으로 우리를 흡수시킨다. 어둠이 가라앉은 이곳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그저 그대로를 즐기고 표출하는 이들의 세상이다. 때로는 ‘그레이스(Grace)’처럼 감동스럽고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처럼 아름답다. 때로는 ‘돈트 스톱(Don’t stop)’처럼 해맑기도 하고 ‘아이 저스트 캔트 포겟 허(I just can’t forget her)’처럼 신비롭다.

첫 번째 미니앨범 ‘켓닢(CTTNIP)’의 타이틀곡은 ‘그레이스(Grace)’다. 이 곡은 신기하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 내가 서 있는 곳이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노래가 유난히 튀는 것은 아니다. 소리들은 편안하게, 마치 당연하게 존재하는 공기처럼 흘러간다.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그 누구도 따라하기 어렵다. 개성이나 색깔과 같은 상투적인 말로 수식할 필요도 없다. ‘그레이스’는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아도이만의 힘을 보여준다. 노래가 나오긴 하지만 한 편의 무성영화처럼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여주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듣기를 추천한다.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는 이런 어렴풋한 공간의 윤곽을 그린다. 일본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느낌이 확 풍기는 커버와 내부의 디자인은 아오키지가 작업했다. 어딘가 의심스러운, 조금은 불만이 섞인 듯 뒤돌아보는 표정은 강렬하다. “이게 네가 그리던 진짜 청춘이야?”라고 묻는 것처럼 말이다. 뮤직비디오는 따로따로 놓고 보면 형태를 알 수 없는 면들이 만나 또 하나의 모습을 만들어내는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 비현실적인 분위기가 극대화되는 순간이다.

그렇다. 청춘은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그 밖의 것이기도 하다. 아도이가 어려워 보이지만 막상 들으면 대중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뜻을 알 수 없어 신비로운 팀 이름은 멤버 오주환의 반려묘 이름인 요다(YODA)를 거꾸로 읽은 데서 착안했다. 첫 앨범 제목 ‘캣닢’도 고양이가 좋아하는 식물인 캣잎에서 따왔다. 아도이와 함께라면, 형태가 없는 청춘이 조금이라도 손에 잡힐 듯하다. 

(사진=네이버 온스테이지 제공)
(사진=네이버 온스테이지 제공)

■ 추천곡 ‘I just can’t forget her’

‘I just can’t forget her’: 타이틀곡 ‘그레이스’ 뮤직비디오와 어울리는 또 다른 곡을 꼽자면 바로 이 곡이다. 달리 말해 가장 신비로운 곡 중 하나라는 말이다. 도입부에서 몽환적으로 반복되는 신스 리프는 오래된 만화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 리프는 곡 내내 목소리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가, ‘아이 저스트 캔트 포겟 허’라고 읊조리는 부분에서만 한 발짝 뒤로 빠진다. 왔다갔다하며 소리의 선명도를 조절하는 밀당의 기술이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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