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노프, 믿음으로 순간을 엮어 나날을 만들다
지바노프, 믿음으로 순간을 엮어 나날을 만들다
  • 이소연 기자
  • 승인 2018.01.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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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이소연 기자] 금주의 가수는 지바노프(jeebanoff)입니다.

지바노프(사진=지바노프 SNS)
지바노프(사진=지바노프 SNS)

 

■ 100m 앞, 한국대중음악상과 ‘무한도전’ 수식어 얻은 가수

지바노프. 아직 대중과 미디어에 많이 노출된 가수는 아니지만 (늘 그렇듯)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알앤비 싱어송라이터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2017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그를 만났을 거다. 당시 지바노프는 딘, 박재범, 서사무엘 등을 제치고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최근 그에게 새로운 연관검색어 하나가 따라 붙었다. 바로 ‘지바노프 무한도전’이다. 최근 ‘무한도전’ 방송이 끝난 뒤 지바노프 ‘티미드(Timid)’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많은 이들이 흘러나오는 노래에 마음을 빼앗겨 검색을 해봤다는 말이다. 지식인 사이트에도 ‘무슨 노래냐’고 묻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그의 노래가 눈에 띈 건 비단 인기 프로그램의 후광 때문은 아니다. 소수만 알고 있던 빛이 이제야 새어 나가기 시작한 것뿐이다.

지바노프(사진=딩고 세로라이브 캡처)
지바노프(사진=딩고 세로라이브 캡처)

 

■ 70m 앞, 대표곡 ‘삼선동 사거리’ ‘Belief’

‘삼선동 사거리’는 지바노프가 2017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곡이다. 첫 번째 미니앨범 ‘소 페드 업(So fed up)’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한 곡으로, 지바노프가 삼선동 지하방에서 살던 시절을 담는다. 그곳은 지바노프가 본격적으로 업계 전선에 뛰어들었을 당시 품던 열정과 꿈, 그간의 시간이 가득한 공간이다. 여기서 그는 “난 믿어”라고 끊임없이 읊조린다. 

두 번째 미니앨범 ‘포 더 퓨.(For the few.)’ 타이틀곡 ‘빌리프(Belief)’는 앨범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고 있다. 노래는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죄책감 없는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한다. 두 곡은 비슷한 내용이지만 각자 풍기는 분위기는 다르다. ‘삼선동 사거리’가 아직 상상으로만 퍼져있는 미래를 어스름한 멜로디로 담았다면, ‘빌리프’는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와 확신에 찬 모습을 통통 튀는 사운드로 표현했다. 이 두 곡의 스타일은 지바노프의 노래의 큰 두 줄기가 된다.

지바노프(사진=소속사 제공)
지바노프(사진=소속사 제공)

 

■ 40m 앞, 하루하루가 만들어낸 지바노프의 나날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펼쳐내는 가수를 두고 우리는 ‘일기장 같은 음악’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바노프 역시 경험을 토대로 솔직한 음악을 풀어내는 가수다. 다만 지바노프의 일기는 좀 더 사실적이다. 그는 최근 아레나와 인터뷰에서 “날짜를 정하고 그때까지 느낀 것들을 담겠다는 주의여서 내 앨범을 들으면 당시 내가 겪은 일과 감정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발매시기를 놓친 곡은 아무리 좋아도 발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획은 세우지 않되 그날의 일기는 그때그때. 그로 인해 지바노프의 앨범은 서사적인 흐름이 강하다. 여기서 흐름이란 1번 트랙에서 잔잔한 시작을 알리고 점차 절정으로 치달았다가 마지막 트랙에서 마무리되는 멜로디의 과정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이 발단, 전개, 절정 등 정형화된 구조로 흘러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지바노프의 앨범은 각각의 하루가 모여 만들어내는 나날이다. 매일 기분이 다르듯 노래도 멜로디와 분위기가 달라지기에 들쭉날쭉해 보일 수도 있다. 그때의 자신을 담다보니 당시 집중하던 색채가 뚜렷하다. 첫 번째 미니앨범은 몽환적이었다면 두 번째는 리드미컬하고, 최근 나온 세 번째 앨범은 한결 차분해진 식이다. 결국엔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레 시간의 유기성으로 묶여 있다. 그의 앨범이 정규가 아닌 미니 형태여도 꽉 찬 느낌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바노프(사진=지바노프 SNS)
지바노프(사진=지바노프 SNS)

 

■ 10m 앞, ‘믿음’으로부터 나온 감정의 말들

지바노프의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감정의 흐름은 명확하다. 트랙 순으로 가사를 보며 노래를 들을 이유가 있다. 노래는 뜨겁게 불타올랐다가 균열이 생기고 아파하는 관계의 반복이다. 지바노프는 “늦은 아침부터 새벽밤까지 보통 네 생각을 해”(soft) “이미 선을 넘어선 순간엔/눈치와 이성은 필요가 없네”(How we love)라며 사랑을 속삭인다. 

하지만 “제발 내 옆에서 떨어져”(25)라는 모진 말에 관계에는 균열이 간다. 지바노프는 “너와 난 멀어지지 않아”(insane) “밤하늘에 저 별들이 우는 듯해”(into the polaroid) “오늘도 추억에 취해 잠에 들어 난”(polaroid) “우리는 아마 남보다 멀어졌고/우리는 이제 우리도 아니지 참”(Table)라며 힘겨워한다. 특히 최근 앨범 ‘카르마(KARMA)’에서는 이별에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추억, 밀려오는 배신감과 미움 등을 담아냈다.

‘삼선동 사거리’를 통해서는 반전을 준다. ‘파랗던 지하방 안쪽’ ‘난 지금도 이 거리에서/자꾸만 헷갈리고 있어’라고 불안해하지만 “다만 좀 더 확인하고 싶은 건/닿을 수 있는지 저 위 끝까지”라고 말한다. ‘빌리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상반된 입장 속에서 흔들리고 있어”라며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다가 결국엔 “어느 샌가부터 두 귀를 닫고 있게 돼”라며 자신을 기준으로 삼는다. 

결국 지바노프의 음악은 ‘믿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스스로뿐만 아니라. 사랑에 관한 자세한 묘사와 서술도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드디어 지바노프, 추천곡 ‘Right Here’

‘라잇 히어(Right Here)’: 노래는 세상 모든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랑에 빠졌던 당시를 회상한다. 열정적인 내용에 비해 멜로디는 다소 평범하게 흘러가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후렴구 ‘라잇 히어’라는 가사의 반복과 이를 표현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외치는 가성이 모든 것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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