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파프리카의 ‘같은 시간, 다른 밤’ 이야기
블루파프리카의 ‘같은 시간, 다른 밤’ 이야기
  • 이소연 기자
  • 승인 2017.11.01 0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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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이소연 기자] 밤과 새벽 사이의 텅 빈 공기. 많은 이들이 이 틈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또 다른 나를 만난다. 혹은 다른 이를 떠올리며 그를 마주하는 나까지 생각한다. 밤은 오로지 나만의 시간이며, 그래서 모두가 다를 수밖에 없는 시간인 셈이다.

밴드 블루파프리카의 새 앨범 ‘같은 시간, 다른 밤’은 말 그대로 모두에게 평등하게 흐르는 시간 속 시계바늘이 미묘하게 다른 밤을 담아낸 앨범이다. 트랙은 밤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채로운 주제들로 담아냈다. 

어느새 어른이 된 자신을 돌아보며 느끼는 쓸쓸함과 희망(‘어른’), 고백하기 전 설레는 심정(‘그댄 내맘 몰라’)과 고백 후 연애를 시작하며 알게 된 행복의 감정(‘연애를 시작한다는 건 말이야’), 그리고 이어지는 그리움들(‘청소’ ‘파란달’)까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기 다른 이야기 같지만 서사적인 흐름을 취하고 있다.

블루파프리카는 센치한 밤을 다뤘다. 더군다나 데뷔 후 처음으로 가을에 앨범을 발매했다. 그런데 ‘같은 시간, 다른 밤’에서 블루파프리카는 여전히 밝은 밴드 사운드로 감정을 노래한다. 가을과 밤의 만남에서 흔히 떠올리는 공식은 없다. ‘길 없는 길’ ‘날개’처럼 소프트하면서 블루지한 곡들을 기대한 팬들이라면 조금 의아할 수도 있다. 짙은 감성도 잘 표현하는 블루파프리카이기에 바삭거리는 낙엽소리나 찬바람에 몸 시린 감각을 담아도 참 듣기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조금 아쉽기도 하다. 

다만 앨범 트랙 배치와 타이틀곡을 보면 블루파프리카가 ‘밤’이라는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을 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드럼의 소리를 이전보다 뒤에 배치해 곡의 화려함을 다소 누른 것도 마찬가지다.

잔잔한 기타연주로 시작돼 점차 채워지는 멜로디의 어른’은 첫 번째 순서에 수록돼 서서히 고조되는 감정을 보여준다. 유일하게 사랑을 다루지 않은 ‘어른’이 다섯 트랙에 끼어 있는 이유도 이 쓰임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파란달’은 타이틀곡임에도 마지막에 수록됐다. 앨범 중 가장 잔잔하고 심플한 이 곡은 앨범의 주제이자 감정을 갈무리 지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같은 시간, 다른 밤’은 제목처럼 모두에게 다른 밤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소연 기자 so-hee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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